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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정일훈

비투비 정일훈의 넘치는 재능과 끼를 아직 모르는 사람은 그의 솔로 활동을 지켜보길 바란다. 진짜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했으니까, 보면 알 거다.

UpdatedOn April 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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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재킷은 요지 야마모토, 스카이 블루 셔츠는 아크네, 비즈 장식 남색 니트 베스트는 포츠 1961,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검은색 재킷은 요지 야마모토, 스카이 블루 셔츠는 아크네, 비즈 장식 남색 니트 베스트는 포츠 1961,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우리는 운이 좋게도 꾸준히 성장해서 매년 다른 공연장, 다른 무대에 섰다. 공연을 보러 와주는 팬들도 점점 많아지고. 그런 걸 보면서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느낀다. 이 시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콘서트 때마다 우리의 지난 시간들이 보이는 것 같다.”

비투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 건 지난해, 멤버들이 각자 솔로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부터다. 그저 인기 좋은 아이돌 그룹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각기 다른 재능과 음악적 역량을 갖췄음을 새롭게 알게 됐다. 그중에서도 수트를 쫙 빼입고 온몸으로 멋을 풍기며 노래하고 랩 하는 정일훈이 눈에 띄었다. ‘멋진 구두가 나는 좋아. 그게 얼마든 안 아까워’라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Fancy Shoes’를 라이브로 부르는 모습이 꽤나 기억에 남았다. 아이돌은 다 각 잡힌 군무를 하는 줄 알았는데 뭔가 여유 있는 ‘스웨그’로 팬시한 슈즈를 노래하다니. 그렇게 ‘까리’하게 기억된 정일훈이 솔로 프로젝트를 힘차게 시작했다. 미니 앨범의 타이틀은 <Big Wave>. 바쁜 스케줄을 쪼개 여행을 즐기는 그가 하와이에서 떠올린 영감을 담았다고. 짧은 머리 때문인지 장난기 많은 소년 같아 보이지만 벌써 아이돌 7년 차, 베테랑 음악인이다. 느릿느릿한 말투로 천천히 앨범을 설명하는 정일훈은 2년 가까이 걸려 완성한 이 프로젝트에 기대와 자신감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모습이 솔직히 귀여웠는데, 본인은 이번 활동에서 카리스마를 잔뜩 보여줄 거라고 했다. 일단 지켜봐야 알겠지만, 정일훈이라는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만큼은 진짜다.

검은색 집업 니트 베스트는 메종 마르지엘라, 검은색 재킷은 아크네, 실버 링은 아르테미노,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검은색 집업 니트 베스트는 메종 마르지엘라, 검은색 재킷은 아크네, 실버 링은 아르테미노,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검은색 집업 니트 베스트는 메종 마르지엘라, 검은색 재킷은 아크네, 실버 링은 아르테미노,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요즘 음악 뭐 듣나? 들을 노래가 없어서…, 왠지 트렌디한 음악을 추천해줄 것 같다. 정일훈 노래 빼고 답해달라.
하하. 한 장르에 꽂히는 시기가 있다. 요즘은 아비치같이 유명한 디제이가 프로듀싱한 음악을 많이 찾아 듣고 있다. 그게 요즘 트렌드이기도 하고. 앨런 워커, 카이고, 체인스모커스 등. 엄청 새로운 대답은 아니지?


아무래도 지금 듣는 음악들이 곡 작업에 영향을 미치겠지?
그렇지. 음악에 대한 영감은 확실히 음악에서 얻는 것 같다. 어쩔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언제부터 솔로 앨범 준비를 했나?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2년? 그런데 그 기간 동안 솔로 앨범에만 몰두한 건 아니고, 그냥 한 곡 한 곡 만들다 보니까 꽤 많이 쌓였다. 이 곡들을 다 합치면 한 장의 앨범으로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난해 발표한 ‘Fancy Shoes’를 ‘멋진 구두’라는 한국어 제목으로 바꾸고 리마스터링해서 수록했다. 그 밖에도 공연에서 팬들에게만 공개한 곡들과 어디서도 발표하지 않은 곡들을 고르게 실었다. 


‘Fancy Shoes’ 되게 좋아한다. 베테랑 아이돌의 여유와 멋이 느껴진달까. 이번 앨범도 그 느낌의 연장선일 거 같은데, 어떤가?
작업을 할 때 다양한 장르를 구사하는 편이다. 록도 있고, 힙합도 있고, ‘Fancy Shoes’처럼 업템포 느낌도 있다. 이번 앨범은 조금 더 에너지가 강렬할 것 같다. 듣는 분들이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지금은 내 이름 걸고 내는 첫 앨범이니까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준비 많이 했다. 하하. 


이미지로 설명하면 더 쉽다. 무대에서 수트를 입을 건가? 지난번 ‘Fancy Shoes’ 활동 영상에서는 수트를 쫙 빼입었던데.
아마 의상 스타일은 다를 거다. 그때는 내가 안무 연습을 굉장히 열심히 했다. 하하. 팬들도 원하고 대중 또한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근데 이번엔 좀 더 자유분방한 느낌이다. 타이틀 곡인 ‘She’s Gone’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굉장히 직관적인 내용의 사랑 노래다. 사실 작년 활동과 비교하자면 귀엽고, 카리스마 있고. 이 차이인 거 같다.(웃음)


비투비 그룹을 좀 더 들여다보면 지난해 멤버들이 솔로 프로젝트를 각자 해냈고, 스스로 프로듀싱할 수 있는 실력도 갖추고 있더라. 이번 앨범 <Big Wave>를 통해 그런 면모를 대중에게 적극 알리고 싶을 것 같은데?
이번 활동은 계속해서 내가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프로젝트라 생각한다. ‘정일훈 솔로’라는 콘텐츠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 자체가 큰 목표다. 정일훈이 솔로 뮤지션으로서 누군가에게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 되게 진지하다.(웃음) 솔로 활동의 목표는 1차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거고, 2차적으로는 나 자신의 가능성을 점검해보는 거다. 기대를 거는 부분도 있고 걱정하는 부분도 있지만, 아직 첫 앨범이니까 결과가 어찌 됐건 100% 다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뷔 7년 차 중견 아이돌이 됐다. 시간 참 빠르지?
비투비는 주기적으로 국내에서 콘서트를 크게 연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꾸준히 성장해서 매년 다른 공연장, 다른 무대에 섰다. 공연을 보러 와주는 팬들도 점점 많아지고. 그런 걸 보면서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느낀다. 이 시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콘서트 때마다 우리의 지난 시간들이 보이는 것 같다. 


7년이면 꽤 긴 시간이다. 비투비로서 가장 벅찼던 순간은 언제였나? 가요 프로그램에서 1등 했을 때?
1위를 한 순간도 좋았고 콘서트 한 시간도 좋았다. 많은 팬들을 직접 만난 팬미팅 순간도 좋았다. 그런데 제일 아련하고 그리워지는 순간은 데뷔 초 우리가 고생했던 시간들이다. 당시에는 스케줄이 워낙 많았다. 거의 매일 신문사 인터뷰를 했고, 공개 방송도 많았다. 우리를 찾는 곳에 빠짐없이 다녔다. 한 분이라도 더 비투비를 알았으면 해서. 그 모든 시간을 멤버들이랑 함께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가장 재미있고 벅찬 순간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올해 비투비 앨범을 낼 계획이 있나?
올해 안에 내겠지? 내긴 내야 하는데.(웃음) 지금 알려줄 수 있는 건 비투비 앨범 발매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정도다. 사실 지금 내 솔로 프로젝트 때문에 회사가 많이 바쁘다. 철저하게 나 위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하하. 아직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선 세밀하게 잡히지 않았다.


솔로 활동 일정을 직접 구성했다고?
이미 정해진 다른 일정 때문에 오래 활동하진 못할 거다. 그래도 그 안에서 꽉 차게 활동 계획을 짜봤다. 직접 우리 회사 기획팀, 언론팀과 상의해서 만든 일정이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참 알차다’ 싶다. 


굉장한 의욕이 느껴진다.
잘돼야지. 

파란색 셔링 포인트 오버사이즈 셔츠·베이지 오버핏 재킷·짙은 녹색 팬츠는 모두 오디너리 피플, 흰색 운동화는 아디다스, 실버 펜던트 체크 네크리스와 실버 링은 모두 아르테미노,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오른쪽 페이지) 흰색 레터링 티셔츠는 메종 마르지엘라, 모자·갈색 재킷·갈색 조거 팬츠는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실버 링은 아르테미노,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파란색 셔링 포인트 오버사이즈 셔츠·베이지 오버핏 재킷·짙은 녹색 팬츠는 모두 오디너리 피플, 흰색 운동화는 아디다스, 실버 펜던트 체크 네크리스와 실버 링은 모두 아르테미노,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오른쪽 페이지) 흰색 레터링 티셔츠는 메종 마르지엘라, 모자·갈색 재킷·갈색 조거 팬츠는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실버 링은 아르테미노,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파란색 셔링 포인트 오버사이즈 셔츠·베이지 오버핏 재킷·짙은 녹색 팬츠는 모두 오디너리 피플, 흰색 운동화는 아디다스, 실버 펜던트 체크 네크리스와 실버 링은 모두 아르테미노,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인스타그램 보니까 여행을 되게 좋아하는 거 같더라. 흔히 여행지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하던데, 어떤가?
영국을 다녀왔을 때 수트에 꽂혀 있었다. 그 감성으로 탄생한 곡이 ‘멋진 구두’다. 당시 <킹스맨>이 유행을 하기도 했지만, 왜 여행지에서 기분을 내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 수트와 신사, 영국은 그런 나라 같아서 챙겨 간 옷들로 기분을 내봤다. 그런데 길거리에서 포토그래퍼가 “스타일 좋은데 사진 한 번 찍어도 되냐”고 묻더라. “어디 올리시게요?” 물어봤더니, SNS에 사람들 사진을 찍어 올린다고 하더라고. 나는 사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편이 아니라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는데, 사진과 패션으로 교감할 수 있음을 느꼈다.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아, 그리고 하와이에서 서핑을 하다 쓴 곡이 있다. 서핑을 하루 배우고, 강사님들이 도와주니까 쉽다고 생각해서 다음 날 보드 하나 빌려서 바다에 나갔다가 죽을 뻔한 적이 있다. 하하. 그날의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파도에 관한 노래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온 노래가 ‘Big Wave’다.


여행지에서 겁먹지 않고 능숙한 편인가?
요즘엔 뭐 스마트폰 하나면 다 되니까. 그래서 사실 돌아다니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다. 만약에 스마트폰이 작동되지 않는 오지를 간다거나 교외로 간다거나 하면 살짝 불편할 것도 같다. 그런데 비투비가 해외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현지인과 소통한 경험이 많으니까 새로운 문화가 낯설지는 않다. 


아참, 이번 앨범 활동하면서 춤출 건가? 가만히 서서 노래만 부르는 거 아니지?
물론이다. 나는 춤을 되게 좋아한다. 일단 에너지가 있잖아. 그리고 또 춤을 추면서 노래하면 음악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음악에 재미있는 요소들이 더 많이 생긴다. 


지금처럼 자유분방하게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다.
그럼.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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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레터링 티셔츠는 메종 마르지엘라, 모자·갈색 재킷·갈색 조거 팬츠는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실버 링은 아르테미노, 실버 이어링은 무궁화랑 제품.


“제일 아련하고 그리워지는 순간은 데뷔 초 우리가 고생했던 시간들이다. 그 모든 시간을 멤버들이랑 함께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가장 재미있고 벅찬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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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서동현
PHOTOGRAPHY 박정민
STYLIST 구동현
HAIR 민경(요닝)
MAKR-UP 마음(요닝)

2018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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