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oouk + <부엌> 신유미 편집장
매거진에 부제를 달았다. ‘Raw life begins in the kitchen.’
‘날것 그대로의 삶은 부엌에서 시작한다’라는 의미다.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삶을 담아내겠다는 <부엌> 매거진의 의지를 담은 문장이다. 우리는 부엌을 통해 사람을 다룬다. 부엌은 단순히 요리하는 공간이 아니다. 삶을 반영하는 요소들로 충만한 장소다. 무수히 많은 사람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숨어 있다. 우리는 부엌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들여다보고 싶었다.
<부엌> 매거진이 겨냥하는 독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현재 우리가 어떤 삶을 원하고,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나가며, 무엇이 건강한 삶을 위한 것인지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
1호의 주제는 제주, 2호는 미니멀, 3호는 슬로 브레드였다. 주제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부엌> 매거진의 주제는 요즘 트렌드와는 상관없이 흘러간다. 매우 개인적이고도 주관적인 기억 어느 한편에서 불현듯 올라와 불시에 자리 잡는 것을 주제로 삼는다.
<부엌>다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선별할 때, 회의 테이블에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나 문장이 있나?
진정성. 우리는 꾸밈없고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수많은 매거진이 새로 탄생하고 또 사라진다. <부엌>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역시 진정성. 책을 만드는 이들과 또 그 책에 담긴 세상과 그리고 읽는 독자 간의 소통 과정에서 진정성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또한 책은 쓸모가 있어야 하고 좋은 영향을 끼쳐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콘텐츠를 담으려 노력한다.
바로 지금, <부엌>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지켜내는 일 그리고 앞으로 지켜나가야 할 현재의 것들.
2 Dor + <도어> 김혜원 에디터
<도어>가 겨냥하는 독자는 누구인가?
자신만의 여행법을 찾는, 취향이 분명한 사람.
<도어>는 시티 큐레이션 매거진이다. 큐레이션할 도시를 선정하는 <도어>만의 기준이 있다면?
출판물로 많이 다루지 않은 도시이며 우리에게 흥미로운 도시일 것.
어떤 도시를 다르게 바라보고 그것을 독자에게 전하는 방식에 관해서도 심사숙고했을 것 같다.
우리는 한 도시를 3가지 키워드로 소개한다. 한정된 키워드로 도시를 바라보고, 그 키워드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담는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함께할 포토그래퍼를 정할 때도 숙고한다. 한 장의 사진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감상을 불러일으키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다.
<도어>는 ‘갖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하는 책이다. <도어>의 편집 디자인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여행 책은 가벼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도어>는 여행에 휴대할 가이드북이라기보다 도시 자체를 다룬다. 내년에 사라질지도 모를 숍 말고, 도시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과 장소를 이야기한다. 무게감을 부여하고 싶었다.
수많은 매거진이 창간되고 또 사라진다. <도어>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생존전략은 우리도 좀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만들어진 콘텐츠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취재하고 촬영하다 보니, 콘텐츠 생산에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요즘 출판 시장을 보면 한 권씩, 어떻게든 사라지지 않고 만들어내는 것이 곧 생존법인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도어>의 흥미를 끌고 있는 것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 남북을 연결하는 철도는 언제쯤 생길까. 우리는 앞으로 여행을 어떻게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3 Nau Magazine + <나우 매거진> 이누리 대표
<나우 매거진>은 로컬 다큐멘터리 매거진을 표방한다. 기존의 여행, 라이프스타일 매거진과 어떤 점을 달리하고자 ‘로컬 다큐멘터리’라는 갈래를 내세우나?
<나우 매거진>은 자신이 머무는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저 있는 그대로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 그들이 자신의 도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풍경을 전달한다. 철저히 객관적인 태도로. 이 점이 기존의 여행 매거진과는 다르다.
한 호에서 1개의 도시를 다룬다. 1호는 포틀랜드였다.
포틀랜드는 자유로운 도시다. 우리는 이를 ‘지속 가능한 도시’라 이르며, 자유와 타인에 대한 존중, 평등, 친환경 등의 이야기를 풀었다. 앞으로도 이런 이야기가 있는 도시라면 어디든 갈 것이다.
‘The weird’라는 이름 아래, 도시에서 ‘좀 이상한 사람들을 다룬다. 취재 대상인 ‘The Weird’란 어떤 사람들을 뜻하나?
<나우 매거진>은 포틀랜드의 서스테이너블 패션 브랜드 ‘나우(nau)’와 로우프레스가 함께 만든다. 브랜드 나우의 탄생지인 포틀랜드, 어느 골목길 벽면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Keep Portland Weird.’ ‘weird’란 포틀랜드가 지닌 자유롭고 독특한 삶의 태도를 말한다. 우리가 말하는 ‘The weird’란 결국 타인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주관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나우 매거진>은 1년에 단 2회만 발행된다.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이는데, 맞는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도시를 취재하는 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나우 매거진>의 수익은 모두 환경 영화 단체에 기부한다. 수익을 내지 않는 것에 반해, 제작비는 기존의 잡지보다 적지 않게 들어, 1년에 2회라는 발행 횟수가 사실 우리로서는 최대한이다. 하하.
<나우 매거진>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역시 행복. 각자가 행복의 기준을 찾는 법, 그리고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행복을 함께 영위하는 방법에 주목한다.
4 Magazine Brique + <매거진 브리크> 정지연 발행인
<매거진 브리크>를 창간한 이유는 무엇인가?
집(주거 건축물)에 관한 관심은 크게 늘고 있는데 이들의 정보 욕구를 해결해줄, 알기 쉬우면서도 믿을 만한 매체가 없다. 그간의 건축 및 인테리어 관련 미디어는 너무 전문적이거나, 너무 가벼운 형태로 양극화돼 있어 독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외면당했다.
기존의 건축, 공간 매거진과 <매거진 브리크>의 차별점은 무엇으로 잡았나?
공급자 중심, 속보 위주의 콘텐츠 생산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증가하는 집에 관한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여기에 감성적 측면을 가미하려 했다. 우리는 매체의 역할이 ‘에디팅’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나의 콘텐츠라도 매체마다 특성에 맞게 재가공하는 편집 기준을 세우는 데 집중했다. <브리크 매거진>은 종이 잡지, 웹진, 영상, 공간 등 다양한 형태로 발행된다.
오프라인으로 발행되는 종이 잡지 <매거진 브리크>는 표지와 뒷면의 구분이 없는 듀얼 디자인, 큰 판형 등이 돋보인다. 이러한 디자인 기준은 어떻게 정립했나?
건축 업계 바깥의, 보통 독자들에게 정보를 알기 쉽고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했다. 후발 매체인 만큼 눈에 띌 수 있고 사진과 도면 등 시각적인 콘텐츠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큰 판형을 선택했다. 집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면을 상당히 많이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듀얼 표지를 채택하고 한 호에 2개의 프로젝트만 소개한다.
수많은 주거 공간 중 <매거진 브리크>는 어떠한 공간을 선별해 다루는가?
노후에 퇴직한 뒤 살 만한 전원 별장 말고, 도시 생활자의 일상적인 주거 공간. 우리는 다양한 관점에서 집에 접근하기 위해 건축가, 건물주, 세입자의 인터뷰를 함께 싣는다. 오래된 집의 사용 소감도 담는다.
지금 <브리크 매거진>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인테리어 공유 또는 집 꾸미기 애플리케이션에 관심 있는 젊은 사용자들을 <매거진 브리크> 독자로 끌어오는 것. 그래야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비즈니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5 Wee + <위> 김이경 편집장
<위>가 겨냥하는 독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처음에는 신혼부부부터 아이가 있는 부모, 노부부까지 볼 수 있는 가족 잡지이고 싶었다. 하지만 타깃이 좀 더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갖길 원하지 않는 부부와 아이를 더욱 잘 키우고 싶은 부부를 하나의 책에 담자니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지금은 상상력 가득한 아이들과 부모를 위한 콘텐츠에 집중한다.
<위>에는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가득하다. <위>가 ‘가족’에 관해 견지하는 태도를 한마디로 정의해본다면?
‘함께.’ 각자의 존재를 존중하는 함께.
<위>가 지향하는 것은?
우리는 조급하게 말하고 싶지 않다. 지금 당장 일을 그만두고 아이와 있어야 한다거나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지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을 주기보다는 지금 당신도 아이도 가족 모두 그대로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위>를 펴내는 과정에서 정립한, 편집 디자인의 미학적인 기준이 궁금하다.
서정적이기보다는 팝한 느낌의 경쾌함. 아이들 관련 잡지를 보면 어른이 보기 좋게 만든 책이 대부분인데, 아이들이 봐도 재미난 요소를 많이 도입하려 했다.
수많은 매거진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시대다. <위>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잡지 판매로만 수익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 책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바로 지금, <위>의 흥미를 끌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가장 큰 관심거리는?
동시. 많이 잊고 있는데, 어른도 아이만큼 동시가 필요하다.
6 Ordinary + <오디너리> 이경섭 대표
‘당신의 비범한 경험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다.’ <오디너리> 인스타그램 계정에 소개말로 쓴 비범한 문장이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오디너리>의 지향점이 궁금하다.
‘오디너리’라는 단어를 우리는 역설적으로 쓰고자 했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란 ‘<오디너리> 매거진 독자의 일상’을 뜻한다. 누군가 꿈꾸는 경험이 <오디너리> 독자에게는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의미다. 위화감을 줄 수 있는 선언임을 안다. 하지만 분명코 돈으로 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우리가 <오디너리>를 취향과 안목에 관한 잡지라고 말하는 이유다.
<오디너리>가 겨냥하는 독자는 어떤 사람인가?
‘시간’이라는 최고의 럭셔리를 지닌 사람, 취향에 집중하는 소수의 안목 있는 사람.
<오디너리>와 어울리지 않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최신 유행에 관한 것, 실용에 관한 깨알 같은 팁.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이야기. 우리는 매 호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해 콘텐츠를 만든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슈보다 다루는 방식이다. 고급스럽고 품격 있게 접근하려고 한다. 유통기한, 즉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것. <오디너리>의 원칙이다.
<오디너리>의 각 호를 관통하는 고유의 미학적 감성이 있다. 정제된 디자인, 감촉이 느껴지는 이미지 같은 것들. 편집 기조는 어떻게 정립했나?
굳이 말하자면 <오디너리>의 감성은 아날로그다. 아날로그의 정체성은 가상이 아닌 실체에 있다. 종이 잡지 형태로 만났을 때 시각과 촉각, 심지어 후각으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깊이 있는 글과 아름다운 사진, 그리고 이를 완성하는 레이아웃, 실제 책을 손으로 만지고 넘길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적인 경험을 총체적으로, 최대한 정제하는 것이 <오디너리>의 목표다.
수많은 매거진이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오디너리>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기를 원하지 않는 것. 판매 부수와 광고 수주에 목매지 않는 것. 시간이 지나도 다시 읽을 수 있는 매거진을 지향하는 것(그래서 <오디너리>는 몇 년 몇 월호가 아니라 몇 호라는 넘버링을 적용한다).
<오디너리>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사람’ 이야기. 사람 이야기는 결국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일 테니. 다만 그것을 어떤 시각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겠지만.
7 Pinzle + <핀즐> 진준화 대표
<핀즐>을 창간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림이 아트 프린트라는 복제된 형태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왜 여전히 그림은 소장품으로만 여길까? 그림을 문화 콘텐츠의 영역으로 가져오고 싶었다.
<핀즐>은 그림을 책처럼, 혹은 매거진처럼 즐길 수 있는 그림 정기구독 매거진이다. 매월 한 명의 젊은 아티스트를 소개한다. 각 호에 다룰 아티스트를 선별하는 기준은?
정성적 기준은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작품’이다. 바쁘고 힘든 현대인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을 고른다. 정량적 기준은 작품에 대한 실제 호응도다. 아티스트 플랫폼 ‘비핸스’나 ‘인스타그램’에서 작가를 선정하고 섭외한다. 작가들의 팔로어, 좋아요 수 등을 통해 인기나 호응을 수치화하여 판단한다.
독자가 아트워크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A1 사이즈의 아트 프린트를 지관통에 제공한다.
기존의 매체에서 예술을 다루고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방식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이 점을 달리하고 싶었다. 좋은 예술적 경험을 직접 전하고자 그림 자체를 제공하게 됐다.
창간을 준비하며 매체로서 가장 고민한 지점은?
그림을 문화 콘텐츠로 풀어내고 설득하는 방식. 새로운 그림을 그저 발행하는 건 ‘소장품’을 쉽게 제공하는 일에 지나지 않으니까. 작품 이면엔 아티스트라는 훌륭한 콘텐츠가 있다. 우리가 그림과 아티스트를 함께 전달하기 위한 다중적인 매체를 구체화한 이유다. 하나의 <핀즐>은 그림 작품, 아티스트를 직접 만나고 인터뷰하여 만든 핀즐 노트, 다큐멘터리 영상인 핀즐 필름으로 구성된다.
보통 매거진이 한 칼럼에 담아내던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매체, 플랫폼으로 분산해 전하는 점이 독특하다.
기존 매체는 작품과 아티스트에 대한 정의를 먼저 내려버리곤 했다. 그런 방식에 반기를 들고 싶었다. 핀즐 노트를 통해서는 <핀즐> 편집팀이 보고 느낀 그의 삶을 사진과 글로 담백하게 옮긴다. 제3자의 눈으로 본 아티스트를 전하는 거다. 다큐멘터리 영상인 핀즐 필름에서는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는다. 그가 전하는 의도와 생각, 영감을 영상으로 풀어낸다.
<핀즐>이 꿈꾸는 미래는?
발행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방식이 독특했는지 해외 아티스트 사이에서 조금씩 이슈가 되고 있다. 자신을 다뤄달라는 작가의 요청이 먼저 오기도 하고, 한국에서 에이전트 역할을 부탁하기도 한다. 계속해서 좋은 아티스트와 작품을 발굴하여 전하고 싶다.
지금 <핀즐>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 지난 2월엔 에스토니아 사진작가 안드레스 가야르도를 한국으로 초청하여 전시회와 촬영 수업, 아티스트와 식사 등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단순히 매체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와 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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