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김민정
나는 편식은 안 하지만 분위기에 대한 편애가 있다. 그래서 가는 곳에만 가는 편이다. ‘바르고 얌전하게 살고 있는 자신이 용서되지 않으면 카페로 가자. 사람을 경멸하지만 사람이 없으면 견디지 못한다면 카페로 가자’ 알텐베르크의 그 말처럼 오늘도 찾게 되는 홍대 앞 카페들.
1 ‘까페 팩토리’ 줄지어 벽에 걸린 아이팟만 해도 10개가량 된다. 그리고 여기저기 쌓여 있는 잡지만 해도 수십 권이다. 음악도 있고, 책도 있고, 그 유명한 가토 쇼콜라가 있는 진정 쉼표 같은 곳이다.
문의 02-324-6834
2 ‘cafe KOD’ 서로 다른 인더스트리풍의 의자들이 긴 테이블 옆으로 줄지어 있다. 테이블 위에도 똑같은 물 컵이나 접시는 하나도 없다. 이곳은 눈길 닿는 곳마다 정성을 다한 주인의 취향이 엿보인다. 그 취향이 퍽 맘에 드는 곳이다. 문의 02-334-0875
3 ‘커피 잔 속 에테르’는 낡았다. 새것이 하나도 없는 곳이다. 화장실에는 둥글고 깊은 우물이 세면대를 대신하고 테이블은 긁힌 자국이 가득하다. 겨울이면 난방도 제대로 안되는 이곳에서 내가 느끼고 싶은 것은 ‘도피감’이다. 낡은 곳에는 낡은 것이 어울린다. 내가 새것이 아닌, 낡고 평범한 인간이어서일까. 이곳에서의 안식은 달콤하기만 하다.
문의 02-336-9929
4 ‘이리까페’ 혁명과 자유를 속삭이던 파리의 되 마고와 플로르가 한국에 있다면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지금 보이는 그들이 한국의 사르트르일지 보부아르일지 모를 일이다. 낮은 의자의 불편함이 정신을 더 바짝 차리게 만든다. 문의 02-323-7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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