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 ROVER Range Rover Sport HSE
레인지로버 스포츠라면 동산 위에 오르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 등산을 하기에 앞서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 조절 버튼을 눌러 차체를 높였다. 그리고 고해상도 10.2인치 터치스크린 인컨트롤 터치프로에서 오프로드 주행을 누르고 360도 서라운드 카메라를 작동시켰다. 운전석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크고 작은, 또 뾰족한 암석들을 피해 스티어링 휠을 천천히 돌렸다. 더 간편한 방법도 있다. 기어 다이얼 아래 위치한 6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하는 것이다. 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물론 섀시 시스템까지 지형 조건에 맞춰 변한다. 어렵지 않게 오프로드 언덕을 올랐다. 차는 노면의 굴곡을 따라 충격을 받지만 승차감은 여전히 부드럽고 충격도 완만한 수준이다. 정상에 오르자 석양이 지고 있었다. 강 건너 병풍처럼 펼쳐진 산등선 위 하늘은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완전히 어두워지고 나서야 다시 언덕을 내려왔다. 내리막길 주행 제어 장치인 HDC를 켜고 일관되게 느린 속도로 가파른 경사를 내려왔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시 아스팔트에 올라섰을 때는 주행 모드를 바꿨다.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출력 71.4kg·m의 힘을 가진 2,993㏄ V6 터보 디젤 엔진이 힘차게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거대한 차체를 이끌었다. 차량 밖은 완전한 어둠에 잠겨 있었고, 차 안은 산보다 고요했다. 가격 1억2천7백80만원.
VOLVO Cross Country D5 AWD
크로스 컨트리는 모든 도로에서 편안한 주행을 지향한다. 온로드의 고속 주행과 오프로드의 거친 환경 모두 일관되게 안락하다. 겉모습은 지상고를 높여 오프로드 주행 가능한 왜건처럼 보이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매력은 승차감이다. 조향은 부드럽고 파워 트레인은 여유로우며 오프로드에 맞춰 세팅된 서스펜션은 푹신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실내에서는 기품도 느껴진다. 보석처럼 가공한 엔진 스타터와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손이 닿는 곳마다 고급스럽다. 여기에 560리터의 넉넉한 트렁크 용량과 쾌적한 뒷좌석 등 왜건의 요소도 충족한다. 최대출력 235마력과 최대토크 48.9kg·m를 발휘하는 4기통 디젤 엔진, 8단 변속기가 조화를 이뤄 거침 없는 주행 성능도 선보인다. 안전 기술도 든든하다. 인텔리세이프 기술은 달려야 할 때와 멈춰야 할 때를 안다. 가격 6천9백90만원.
JEEP Renegade 2.0AWD
지프는 오프로드의 또 다른 이름이다. 올-뉴 레니게이드는 지프 최초의 사륜구동 모델 윌리스MB와 오프로더의 상징 랭글러의 전통을 이어받은 뼈대 있는 가문의 막내이다. 지프는 레니게이드를 정통과 유행을 고루 섞어 젊은 감각으로 빚었다. 막내 특유의 귀여운 인상과는 달리 안정적인 오프로드 주행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2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했고, 차체는 유니보디 구조를 채택해 탄탄하다. 유럽식으로 세팅한 서스펜션은 민첩하고 정교한 핸들링을 책임진다. 오프로드에서 차체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최첨단 지능형 4×4 시스템인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로 시스템을 탑재했다. 높은 험로 주파력의 비결은 로-레인지 기능을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와 지형 설정 시스템까지 더하니 오프로드를 위해 태어난 차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가격 4천1백90만원.
MINI Cooper SD Countryman ALL4
2세대 뉴 미니 컨트리맨을 타고 서해로 갔다. 새로운 컨트리맨은 전작보다 20cm 길어지고, 트렁크 용량도 늘어났다. 성장했다는 인상이 강했다. 주행 성능 또한 전과 달랐다. 미니 트윈파워 터보 기술을 적용한 4기통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과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해 날렵하게 달린다. 사륜구동 시스템 ALL4 또한 변화가 있었다. 기존의 전기기계식 방식을 전기유압식 사륜구동 클러치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차이는 반응 속도가 더 민첩해졌다는 것. 해안 도로의 굽이진 업힐과 다운힐에서 정확하고 빠른 주행 성능을 보였다. 안전 및 편의 장치도 강화했다. 전방 추돌 경고 장치 액티브 가드가 충돌 위험을 알리고, 60km/h 이하에서 충돌을 감지하면 차량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킨다. 안전하게 달려 해변에 도착했을 때 파도는 서서히 멀어져갔다. 밀물이 들었던 자리의 모래는 단단히 응집되어 있었고, 컨트리맨으로 다시 그 우직한 해변을 달렸다. 가격 5천5백40만원.
MERCEDES-BENZ GLS 500 4MATIC
깊은 밤 고속도로였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스티어링 휠만 잡은 채로 한참 달렸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제한 속도에 맞춰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속도를 줄였다 높이기를 반복했다.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는 차선을 이탈하면 다소곳이 차를 차선 안으로 밀어넣어주었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헤드램프에도 적용됐다. LED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은 최적의 가시거리를 확보해주었고, 가로등이 없거나 맞은편 차량이 상향등을 켜도 불쾌하지 않았다. 그렇게 달려 도착한 곳은 해가 진 강변이었다. 다이내믹 셀렉트로 오프로드를 선택하자 에어 서스펜션이 차체를 높이고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한때는 물이 가득했던 마른 강바닥을 이동했다. 헤드라이트 불빛에 모여든 날벌레들의 날개짓이 반짝였고, 고개를 드니 선루프 너머로 별들이 GLS 500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가격 1억5천1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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