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노우 +
문재인‘시즌 7’ 가장 깊숙이 숨어 있던 비밀은 존 스노우가 스타크 가의 서자가 아니라, 라에가르 타르가르옌과 리아나 스타크의 아들이자 왕좌를 이을 적통 ‘아에곤 타르가르옌’이란 사실이다. 부산 출신 인권 변호사로 친구를 돕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파란 집 생활을 해야 했던 천생 ‘비서실장’인 줄 알았는데, 고(故) 김영삼 대통령에게 정치인으로 먼저 ‘찜’당했다는 문재인 대통령 이야기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존 스노우는 장벽을 넘어오는 생명의 반존재 세력 ‘화이트 워커’와 싸우고, 문 대통령은 한반도 생존의 위협인 수소 폭탄과 싸우고 있다는 점도 상통.
서세이 라니스터 +
홍준표극 중 서세이는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여자’다. 반대로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이려던 여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모든 위협을 이기고 결국 칠왕국의 여왕으로 철왕좌에 앉아 있다. 자신과 라니스터 가문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초록색 화염으로 대신전을 폭파하는 대량 살상도 주저하지 않고, 가장 비열한 유론 그레이조이를 품에 안을 줄도 안다. 민병두, 하태경, 심상정 등 수많은 정치인이 ‘홍준표의 저격수’를 자처했지만, 홍준표는 그 모든 위협을 이겨내며 잔존 친박을 가슴에 박힌 총탄처럼 감싸 안고 제1 야당의 대표로 앉아 있다.
로드 바리스 +
안철수바리스가 권력의 정점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스파이망’으로 정보력을 휘어잡았기 때문이다. 언뜻 악하게 그리고 간사하게 보이지만 시즌을 거치며 확실하게 드러난 건 바리스가 절대 개인의 이득만을 좇는 인물은 아니라는 사실. 그러나 아직 속을 알 수 없는, 어쩌면 이 시리즈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물이다. IT 업계의 맹주로 정계에 입김 한 번 분 것만으로 순식간에 ‘안풍’을 일으킨 안철수는 정치 입문 이후 거의 모든 사안에 양시적 혹은 양비적인 입장을 취하며 안개 속에 장막까지 쳤다. 각기 한국과 칠왕국에서 가장 비밀이 많은 두 남자다.
올레나 타이렐 +
추미애차분한 목소리로 잔인한 말을 내뱉는 올레나 타이렐은 팬들 사이에서 ‘드랍 더 마이크’로 불린다. 래퍼였으면 디스 배틀의 최강자였을 그녀는 독약을 먹고 죽어가면서도 “조프리를 죽인 건 나니까 서세이에게 가서 전해”라며 살을 날렸다. 조용한 듯 강하게 몇 번이나 왕좌를 무너뜨린 ‘탄핵의 여왕’ 추미애 역시 디스 배틀이라면 지지 않는다. 송민순 회고록을 잡고 늘어지는 새누리당에겐 “날아가는 방귀를 잡고 시비하느냐”고, 증거 조작 파문으로 궁쥐에 몰렸던 국민의당에겐 “목을 내놓을 게 아니라 진실을 내놓으라”고 말했다. 라임이 딱딱 맞는다.
조프리 바라테온 +
김정은수많은 매체들이 현실 정치와 연관 지어 언급한 캐릭터 한 쌍이 바로 ‘조프리-정은’의 조합이다. 아버지의 왕국에서 거칠 것 없이 자란 후 왕권을 물려받자 할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굴종을 강요하고 가신들을 하인 취급하며 ‘스포일드 차일드’의 전형을 보여준 조프리. 북한 권력 3세로 태어나 피의 숙청으로 권력을 공고히 하고, 체제 유지를 위해 핵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거칠 것 없이 질주하는 김정은과 이토록 닮은 캐릭터는 찾기 힘들 것이다. 심지어 조프리가 왕권을 잡았을 때 몇몇 팬들 사이에선 김정은을 형상화했다는 의혹이 있었을 정도.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
앙겔라 메르켈‘용 엄마’의 가장 큰 특징은 가끔 지나치게 잔인하지만, 그 잔인성을 이상주의적인 목표를 위해 발동한다는 점. 당장 함락할 수 있는 킹스 랜딩을 불바다로 만들지 않기 위해 우회적인 전략을 펴는 수고를 감수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무릎 꿇지 않는 적대 가문의 부자(父子)를 용의 불로 태우는 식이다. 그리스 경제 위기 때는 치프라스 정권을 강하게 압박했고,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하자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부각하며 다른 나라 단속에 나섰던 메르켈의 독일은 시리아 난민 사태 때 가장 강하게 난민을 향한 개호를 주장했다.
유론 그레이조이 +
도널드 트럼프도널드 트럼프가 지배하는 나라의 크기는 웨스테로스 전체 급이지만, 성품을 따지면 유론 그레이조이와 가장 비슷하다. 친동생의 아내를 강간해 강철군도에서 쫓겨났고, 돌아와 친형을 죽였으며, 조카를 적의 손에 넘긴 유론 그레이조이의 언행은 광기에 휩싸여 있다. 멕시코에 장벽을 세우겠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더니, 차량 테러로 사망자가 난 상황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두둔하고, 허리케인 ‘하비’에 대해 ‘와우! 5백 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홍수’라고 감탄하는 미국 대통령에게 많은 전문가들이 진지하게 정신 감정을 요구하고 있다.
타이윈 라니스터 +
블라디미르 푸틴웨스테로스의 재상 격인 핸드의 자리에 앉아 자신의 손주들이 왕좌에 앉을 때까지 사실상 섭정한 늙은 사자. 자신의 가문이 영원히 ‘강하고 아름답기’를 바란 가문 순혈주의자. 1999년부터 18년 동안 총리를 했지만, 가장 선호한 직업은 대통령. 사실상 러시아 공국의 ‘차르’로 살아온 푸틴과 타이윈 역의 배우 찰스 댄스는 생김새마저 비슷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라면 국제 사회가 존중하는 경계선을 깨버리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비슷하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을 하나로 묶는 단어는 ‘마키아벨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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