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캘빈클라인
라프 시몬스가 브랜드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가 된 이후 첫 번째 시즌.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난 2월 10일 뉴욕 패션위크에서 첫선을 보인 라프 시몬스의 캘빈클라인 컬렉션은 누가 뭐래도 이번 시즌 뉴욕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컬렉션 직후 패션 관련 SNS 계정은 이 컬렉션에 대한 소식을 전하기 바빴으니까.
그보다 먼저 캘빈클라인 2017 봄 광고가 공개되었다. 캘빈클라인의 시그너처 아이템인 셀비지 데님 팬츠, 새 하얀 맨즈 브리프를 입은 모델들은 앤디 워홀, 스털링 루비, 리처드 프린스, 댄 플래빈 등의 작품 앞에 섰다. 라프 시몬스는 ‘아메리칸 클래식’을 콘셉트로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캘빈클라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앞으로 자신이 이끌어갈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광고는 캘빈클라인의 상징, 속옷과 청바지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며, 동시에 미국을 대표하는 미술 작품들과 함께 캘빈클라인이 대중문화로서 갖는 지위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는 게 라프 시몬스의 설명. 의미를 떠나, 이 단순한 사진 한 장으로 고릿적 셀비지 데님 팬츠와 새하얀 속옷을 이토록 쿨해 보이게 하다니. 이 모든 게 라프 시몬스의 힘이다.
2 펜디
펜디의 괴짜스러움이 폭발했다. 그들은 밀레니엄 세대를 위해 ‘F is for’라는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었고, 그간 감춰두었던 끼와 열정을 이 채널을 통해 세상에 내지르기로 했다. ’F is for’는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에 둔 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다. 직접 ‘www.fisfor.fendi.com’에 접속해보면 펜디가 말하고자 하는 패션과 새로운 예술, 문화, 음악, 갈망하는 젊음의 이야기 등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펜디는 이 가상 공간에서 그들만의 엉뚱함과 상상력을 독특한 비주얼로 표현하고, 영감의 원천이 된 ‘괴짜’들의 인터뷰를 담고, 또 그들의 공연과 음악을 선보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토록 완벽하게 쿨한 날것의 펜디라니. 놀라울 만큼 새롭고 파격적이다.
3 구찌
구찌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커다란 사자를 순한 강아지 대하듯 쓰다듬고, 호랑이는 귀엽게 혀를 날름거리며 발밑에 얌전히 엎드렸다. 포토그래퍼 글렌 러치퍼드와 초현실적 무드로 촬영한 구찌의 2017 S/S 시즌 광고 캠페인. 구찌가 탄생한 로마를 배경으로 예술가, 지식인,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들, 그리고 작가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야생 동물들과 여유롭게 거리를 거닐며 함께 휴식을 취하는 일상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시선으로 아주 뻔뻔하고 태연하게 표현했다.
이번 캠페인은 로마와 관련이 깊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추상주의 화가 사이 톰블리, 포스트모던 화가 마리오 시파노와 여배우 로라 베티 같은 인물들에 대한 오마주가 그 내용이다.
4 프라다
프라다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패션 캠페인을 재창조한다는 개념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단편적인 아이디어와 이미지로 시즌 전체를 표현하는 방식을 벗어났다. 이름하여 프라다 365 프로젝트. 말 그대로 1년 동안 프라다 컬렉션을 다양한 스토리와 방식으로 표현한 이미지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자연스럽고 즉각적인 프라다의 패션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 첫 시즌인 2017 S/S 캠페인은 5가지 콘셉트로 구성되었다. 프라다를 상징하는 여정, 선구자, 정거장, 출구, 지대라는 5개 키워드를 바탕으로 같은 주제 안에서 대비되는 서로 다른 장면을 연출했다. 사무실과 해변가, 실내와 실외, 흑백과 컬러, 새로운 얼굴과 유명 배우의 대비를 통해 프라다의 비전을 제시하며, 이번 시즌 내내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5 에르메네질도 제냐
마치 남성미 넘치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미지. 실제 영상에서 전설적인 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예 매카울 롬바르디는 배우로서의 삶, 도전 정신, 그들의 도시에 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다. 저물녘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제작한 감각적인 영상, 부드럽고 진중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두 남자의 모습을 담은 1분 남짓한 영상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2017 S/S 캠페인 ‘결정적 순간(Defining Moments)’이다.
특히 그간 패션 브랜드의 광고에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로버트 드 니로의 등장은 영상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영상에서 전해지는 농익은 분위기와 품격 있는 남성미는 에르메네질도 제냐를 완벽하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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