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EGER-LECOULTRE 마스터 캘린더
수십억 년을 우주에서 떠돌다 지구에 불시착한 운석. 이를 손에 넣는다는 건 물질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진귀한 경험이다. 마스터 캘린더는 약 80만 년 전 스웨덴 부근에 떨어진 운석을 세공해 다이얼로 삼았다.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을 견뎌낸 운석으로 완성한 다이얼이니 겪어온 세월만큼이나 모습도 각기 다를 터. 지구의 자전과 공전 주기를 담은 캘린더 기능 역시 놓치지 않았다. 요일과 월은 두 개의 표시창을 통해, 문페이즈는 6시 방향의 인디케이터를 통해 표시한다. 날짜를 가리키는 파란 초승달 모양 핸즈는 특유의 빛깔 덕분에 다이얼이 간직한 매력을 배가한다. 1천5백만원대.
BREITLING 엑소스페이스 B55
흔히 커넥티드 워치와 스마트 워치를 동일 개념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둘의 시작은 엄연히 다르다.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기기가 스마트 워치라면 커넥티드 워치는 반대로 시계 조작의 편의성을 위한 용도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크로노그래프를 탑재한 최초의 커넥티드 워치 엑소스페이스 B55는 시계 본연의 기능에 온전히 초점을 맞췄다. 크로노그래프가 갖춘 랩 타임, 스플릿 타임 기능 등을 측정하면 결과 값을 LCD(액정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폰에 저장하거나 공유할 수 있다. 또 이 시계는 일반 쿼츠보다 10배 더 정확한 슈퍼 쿼츠 무브먼트를 택했다. 1천만원대.
MONTBLANC 오마주 투 니콜라스 뤼섹 레드 골드
1821년에 탄생한 뤼섹의 ‘잉크 크로노그래프’를 재해석했다. 일반적인 크로노그래프와 달리 초와 분을 표시하는 핸즈는 고정된 채 두 개의 디스크 판이 회전하는 형태다. 당시에는 버튼을 누르면 핸즈에서 잉크가 떨어져 측정값을 남겼지만 후에는 디스크 판이 멈추는 형태로 바뀌었다. 오마주 투 니콜라스 뤼섹은 고유 형태를 유지하며 시대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소재와 기술을 추가했다. 볼록하게 올라온 다이얼은 양면 반사 방지 처리된 사파이어 크리스털이 감싸고 그 위에는 슈퍼 루미노바 염료가 배어 있어 빛이 없는 공간에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4천만원대.
LOUIS VUITTON 에스칼 타임존
여행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에 뿌리를 둔 루이 비통. 그들의 고집스러운 철학을 반영한 역작이 에스칼 타임존이다. 여행자를 위한 시계로 독자적 기술로 제작해 24개 도시의 시간을 이 작은 손목시계 안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지역 시간은 흰색 삼각형이 가리키는 숫자를 시로, 긴 핸즈가 가리키는 눈금을 분으로 읽을 수 있다. 타 도시 시간 역시 해당 도시가 자리한 위치의 숫자를 시로 읽는 원리다. 핸드 페인팅으로 완성한 수려한 색상의 그림과 수심 50m 방수, 42시간 파워 리저브 기능을 지닌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있다. 1천만원대.
TISSOT 티-터치 엑스퍼트 쏠라
터치스크린 워치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티쏘. 그들의 또 하나의 걸작으로 유명한 티-터치 엑스퍼트 쏠라는 태양열 쿼츠 무브먼트로 전원을 공급받는 독특한 생명력을 지녔다. 햇빛이나 실내 조명 등 일상적인 광원 노출을 통해 수명이 연장될 만큼 충전 방식도 합리적이다. 고상한 탄생에 가린 기본기 역시 탄탄하다. 상대 압력을 통한 기상 예측, 고도계, 나침반, 방위계, 백라이트, 슈퍼 루미노바 인덱스와 핸즈 등 충전된 에너지로 구현 가능한 기능이 무궁무진하다. 다양한 기능을 시험해보고 싶어 자꾸만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1백30만원대.
RADO 하이퍼크롬 울트라 라이트
무게가 56g인 사물이 뭐가 있을까? 질소로 가득 찬 과자 한 봉지 무게는 평균 60g이며, CD가 포함된 얇은 플라스틱 케이스 역시 60g을 살짝 넘는다. 이에 라도는 무게가 56g인 손목시계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실리콘 나이트라이드 세라믹과 양극 산화 알루미늄, 거기에 경화 티타늄을 조합한 궁극의 소재 덕에 도달 가능했던 수치. 가벼운 무게만큼이나 디자인도 깔끔한데 인덱스가 없는 다이얼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동심원 패턴은 간결한 디자인의 정석과도 같다. 채움보다 값진 덜어냄의 미학이랄까. 가격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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