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그 순간 임슬옹

스물아홉의 임슬옹은 말했었다. “일도 노는 것도 지겹게 해봤다”고. 서른을 앞둔 청년은 이미 초연했다. 서른이었던 지난 1년 동안 임슬옹은 새 싱글을 하나 준비했다. 1년 2개월 만에 발표한 그의 신곡 ‘그 순간’에는 어느 무던한 서른이 담겼다.

UpdatedOn February 09, 2017

 

검은색 터틀넥 풀오버는 오프화이트, 남색 팬츠는 톰 브라운 제품.

 

꽃무늬 파자마 셔츠·밀리터리 셔츠·남색 코트·검은색 데님 팬츠 모두 버버리 프로섬 제품.

꽃무늬 파자마 셔츠·밀리터리 셔츠·남색 코트·검은색 데님 팬츠 모두 버버리 프로섬 제품.

꽃무늬 파자마 셔츠·밀리터리 셔츠·남색 코트·검은색 데님 팬츠 모두 버버리 프로섬 제품.

검은색 터틀넥 니트는 오프화이트, 금색 단추가 달린 남색 코트와 남색 팬츠는 모두 톰 브라운 제품.

검은색 터틀넥 니트는 오프화이트, 금색 단추가 달린 남색 코트와 남색 팬츠는 모두 톰 브라운 제품.

검은색 터틀넥 니트는 오프화이트, 금색 단추가 달린 남색 코트와 남색 팬츠는 모두 톰 브라운 제품.

크림 컬러 실크 셔츠와 카키 줄무늬 팬츠는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크림 컬러 실크 셔츠와 카키 줄무늬 팬츠는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크림 컬러 실크 셔츠와 카키 줄무늬 팬츠는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청록색 터틀넥 니트·회색 재킷·팬츠 모두 프라다 제품.

청록색 터틀넥 니트·회색 재킷·팬츠 모두 프라다 제품.

청록색 터틀넥 니트·회색 재킷·팬츠 모두 프라다 제품.

지 난 1년간 가장 잘했다 싶은 일이 있나?
콘서트다. 솔로 콘서트는 처음이었거든. 또 뭐가 있을까. 여행도 안 해서… 아, 가게 연 거.

‘너드 바’ 말이지? 연예계 젊은이들이 자주 출몰한다는.

하하. 맞다. 옥탑방도 있는데 작업실로 꾸몄다. 사실 처음부터 바를 만들려던 건 아니었다. 그냥 작업실로 쓸 공간을 찾고 있었는데, 음악 하는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미니 바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부동산 문제로 어쩌다 2개 층을 쓰게 됐고, 규모가 커졌다.

공공연한 임슬옹의 공간이다. 본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았나?

그렇다. 음악 바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유명한 ‘밤과 음악 사이’를 비롯해 음악 바는 이미 많지만 내 나이대의 친구들, 음악 하는 친구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놀 수 있는 공간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바의 음악은 그때그때 내가 듣는 것으로 선곡한다. 음악 취향이 확실한 사람들이 오면 좋아할 거다. 술은 맥주, 위스키, 칵테일, 보드카 등 많다. 소주는 안 판다. 내가 소주를 안 마셔서. 술 잘 못하거든.

그렇다면 이름은 왜 ‘너드 온 얼스(Nerd on Earth)’라 했나? 거칠게 해석하면 ‘지구상의 지질이’라는 뜻인데. 스스로 ‘너드’라고 여기나?

‘오타쿠’처럼 보이는 이름을 짓고 싶었다. 하하. 너무 멋있는 이름을 붙이면 오히려 구릴 것 같았다.

잘한 건 콘서트와 바 오픈이고, 아쉬웠던 건 없나?
음. 없는 것 같다. 하나도 없다.

스물아홉에 한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일도 노는 것도 지겹도록 해봐서 아쉬운 게 없다고.
맞다. 원래 돌이켜보거나 후회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성격이 아니다.

늘 그렇게 덤덤한가?

좀 그렇다. 이렇게 멋 부리고 화보 찍는 일도 그냥 덤덤한 마음으로 한다. 많이 해봤으니까. 이제는 그냥 ‘잘 나오면 좋고’라는 마음이다. 20대 때와 지금의 나는 정말 다르다. 뭔가 많이 바뀌었다.

이제 서른하나가 됐다. 1년 새 무엇이 그리 많이 바뀌었나?

일단 예전에는 매일 밤새워 방송하며 살았다. 이젠 그렇게 못한다. 꼬박꼬박 잘 자야 한다. 점점 내 몸에 맞는 패턴을 찾는다. 일에도 패턴을 만들고. 이게 맞는 수순인 것 같다. 언제까지 불규칙하게 살 순 없으니까.

데뷔한 지 10년 차다. 생각해보면 임슬옹에게는 딱히 스캔들이란 게 없었다. 큰 과오 없이 지금껏 왔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했다는 뜻 아닐까?
문제될 일을 억지로 안 했다기보다, 성격상 그럴 일이 없었다. 그럴 수 없는 유형이랄까. 그렇다고 내가 무척 긍정적이고 건강하고 바른 이미지를 갖고 싶어 한 건 아니고. 중도에 변덕이 나서 뒤엎을 만한 일이면 애초에 싫다고 한다. 참고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냥 하고.

일상이 건강하고 탄탄할 것 같다.

노력하는 중이다. 나는 호오가 분명하다. 놀 때도 그렇다. 어설프게 불편한 자리라 나가기 싫으면 핑계 안 대고 그냥 얘기한다. “미안해, 나는 안 갈게. 좀 불편할 것 같다.” 친구들이 클럽 가자고 해도 귀찮으면 딱 자르는 편인데… 가끔 홀린 듯 설득당해서 나갈 때도 있다. 이번 신정 때에도 그랬다. 친구들이 꼬드겨서 IAB 애들이랑 몇몇이 재미있게 놀았다. 술을 못 마시니 술자리에서 놀아도 매니저가 걱정을 안 한다.

뭔가에 꽂혀 극단적으로 휘말릴 땐 없나?
노래 만들 때? 튜닝부터 엄청 심하게 한다. 다들 손사래 칠 정도로. 이번에 발표한 곡은 사실 굉장히 일찍 만들었다. 여유롭게 발표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결국 마지막까지 계속 작업했다. 시간이 주어진 만큼 더 수정하는 거다.

그렇게 물고 늘어지는 부분이 곧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영역’인 걸까?

맞다. 그 영역에 음악이 있는 거다. 소속사를 싸이더스HQ로 옮기고 나서는 모든 프로듀싱을 내 손으로 한다. 뮤직비디오, 앨범 재킷, 수록곡까지 다 내가 한다. 바빠 죽겠다. 하하.

JYP에서와는 너무 환경이 다르다.

처음 혼자 할 때는 ‘여태껏 내가 뭐했지?’ 싶었다. 이전에는 그냥 노래만 부르는 보컬리스트였던 것 같고. 혼자 하기 시작하면서 이제야 정말 음악을 공부하는 것 같다.

보컬리스트 이상의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나?

궁극적인 모습은 없다. 때마다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요즘은 잘 팔릴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잘 팔려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 뭐가 달라지던가?
일단은 대중적인 멜로디를 조금이라도 더 쓰게 된다. 이게 정말 중요하다. 잘 팔린다는 건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듣는다는 이야기니까.

대중적으로 먹히는 멜로디를 분명히 아나?

딱 들으면 안다. 그런 멜로디가 체화된 상태다. 그렇다고 대박 날 멜로디를 안다는 건 아니고. 그냥 사람들이 좋아하는 멜로디를 알아채는 감은 있는 것 같다. 이런 점은 아카데믹한 관점에서도 분명히 존재하는 부분이다.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코드 진행과 멜로디 같은 게 있거든.

간혹 연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영역을 무리해서 넓히려 하지는 않았다. 때마다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찾아온 것에 가까워 보인다.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에도 바빠 죽겠는데 무슨 시장에 더 뛰어들겠나.

‘시장’이라고 표현하는구나.

시장이라 생각한다. 하하. 장사를 하다 보니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나 보다.

스스로 “듀엣 타율이 좋다”고 말할 정도로 여자 파트너와 감성적인 노래를 부를 때 대중에게 큰 반응을 얻었다. 그런데 솔로로 작업한 ‘노멀’이나 ‘멜라토닌’은 그와 다른 맥락의 음악이었다.
내가 듣는 음악과 불러야 하는 음악이 다르다는 건 분명하다. 그건 확실히 안다. 솔로 앨범은 내가 듣던 음악 스타일로 작업해봤다.

이번 싱글 ‘그 순간’은 또 다르다. 원하는 음악을 맘껏 구현한 것 같지는 않다.

그런 건 이전 앨범에서 원 없이 다 해봤다. 이번 싱글은 지금 이 시절에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다. 대중이 내 솔로 음악을 더 많이 들어줬으면 했거든. 그래서 꼭 팝 발라드를 하고 싶었다.

커버 아트는 빈지노의 아트 크루인 IAB 스튜디오,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최우식이 힘을 보탰다.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를 많이 둔 것 같다.

주변에 마음 맞는 사람들이 많다. 만나서 수다 떨면서 같이 일하는 거다. 아이돌계에는 친구가 거의 없다. 친구들 대다수가 모델, 배우, 힙합 하는 아티스트다. 어쩌다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이들이다.

관심사가 반영된 인맥 아닌가? 살다 보면, 좋아하는 영역 안으로 들어가게 마련이니까.
그렇다. 최근 알게 된 친구들 중에는 미술 작업하는 이들이 많다. 나는 음악을 하지만, 사실 우리 집안이 모두 미술 쪽에 관련이 있다. 집안에 화가도 있고 사진가도 있다. 그리고 다 음치다. 노래 진짜 못한다. 나는 그림을 전혀 못 그리고. 그래서 미술 분야에 대한, 뿌리 깊은 동경이 있다.

서른이 되면서 버렸다고 생각한 게 있나?

옷 욕심? 이제는 꾸미고 멋 부리는 거 귀찮아서 못하겠다. 부질없는 것 같다.

스물아홉에는 달리 생각했나?
달랐다. 서른이 되면서 정말 많이 변했다. 그때만 해도 패션 화보를 앞두고는 몸을 만들었다. 예쁜 옷 입고 나가 노는 일도 좋아했다. 이제는 아니다. 옷을 볼 땐 질만 따진다. 촬영 앞두고 살도 안 빼고. 하하. ‘포토샵’ 할 거 아니까.

그렇다면 지금,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건 뭔가?

나의 일, 나의 작업, 무조건 ‘내 것’을 만드는 일. 실력을 더 키워서 잘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걸로 충분하다.

응원하겠다. 그런데 정말 이번 촬영 앞두고는 아무 신경도 안 썼나?

그래도 아까 보니까 얼굴 예쁘게 나오던데.

맞다. 좋았다.
좋을 줄 알았다. 다 계산한 거다. 하하.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경진
PHOTOGRAPHY 표기식
STYLIST 정윤기, 정겨운(intrend)
HAIR 민경(요닝)
MAKE-UP 한마음(요닝)
ASSISTANT 김윤희

2017년 02월호

MOST POPULAR

  • 1
    SEASON'S GREETINGS
  • 2
    The Scent Mate
  • 3
    즐거웠다 주술회전
  • 4
    드라이브 가요
  • 5
    서울의 밤 그리고 바

RELATED STORIES

  • INTERVIEW

    <아레나> 12월호 커버를 장식한 세븐틴 조슈아

    캐시미어 브랜드 배리와 함께한 조슈아의 <아레나> 12월호 커버 공개!

  • INTERVIEW

    장 줄리앙과 장 줄리앙들

    프랑스 낭트 해변가에서 물감을 가지고 놀던 소년은 오늘날 세계에서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이 됐다. 100만 명 넘는 팔로워가 주목하는 작가, 장 줄리앙이다. 선선한 공기가 내려앉은 초가을. 장 줄리앙이 퍼블릭 가산에서 열리는 새로운 전시 <장 줄리앙의 종이 세상>을 위해 서울을 다시 찾았다. 전시 개막 첫날 저녁, 우리는 장 줄리앙을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새하얀 벽 앞에 선 그는 어김없이 붓을 들었고 자신이 그린 또 다른 장 줄리앙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이어지는 대화는 장 줄리앙이 보여주고 들려준 그림 이야기다.

  • INTERVIEW

    무한한 이태구

    배우 이태구가 <끝내주는 해결사>에서 미워할 수 없는 미소를 지었을 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에서 비밀을 숨긴 채 정의로운 척 굴던 때도, 이태구의 모든 얼굴이 좋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얼굴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그의 모습이 무궁무진하다.

  • INTERVIEW

    오늘을 사는 김정현

    촬영이 있어도 아침 운동은 꼭 하려고 한다. 여전히 촬영장엔 대본을 가져가지 않는다 . 상대 배역을 잘 뒷받침하는 연기를 지향한다. 숲보다 나무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대본을 더욱 날카롭게 해석하고 싶다 . 그리고 이 순간을 감사하게 여긴다. 배우 김정현의 지금이다.

  • INTERVIEW

    김원중의 쓰임새

    모델왕이라 불리는 남자. 15년 차 베테랑 모델 김원중이 신인 배우로 카메라 앞에 섰다. 모니터 속 김원중은 프로 중의 프로였지만, 그는 여전히 현장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공개를 앞두고 배우 김원중이 들려준 이야기.

MORE FROM ARENA

  • INTERVIEW

    엑스맨의 시작과 끝

    〈어벤져스〉가 막을 내린 시점, 마블의 또 다른 레전드급 시리즈 〈엑스맨〉도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2011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찰스 자비에 역을 맡으며 10여 년간 프로페서 X를 연기한 제임스 맥어보이와의 만남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

  • REPORTS

    강간의 왕국이야?

    지금까지 성폭행 사건을 보며 우리는 이런 의심을 품었던 것도 같다. 여자가 왜 모텔에 따라갔을까, 밤늦게 왜 술을 마시고 다니는 걸까. 치마 길이는 왜 이렇게 짧은 걸까 등. 이따위 생각에 송강호식 드롭킥을 날리자.

  • FASHION

    태양의 시계

    스위스 워치메이커 태그호이어가 브랜드 최초의 태양열 작동 워치인 ‘아쿠아레이서 프로페셔널 200 솔라그래프’를 출시했다.

  • INTERVIEW

    Knitted To Last A Lifetime

    덴마크의 대표적인 세일러 니트 브랜드 안데르센-안데르센은 다음 세대에 물려줄 니트, 다음 세대를 위한 방식을 근사하게 여긴다. 여름의 첫 자락에 안데르센-안데르센의 CEO 카트린 룬드그렌 안데르센(Cathrine Lundgren-Andersen)과 나눈 인터뷰.

  • FASHION

    MY VERY NEW JACKET

    가을을 기다려온 순진한 이유.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