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소식을 전한 지 7년 됐어요. 시작은 방송 준비였죠. 학교 다닐 때 덜컥 기상 캐스터에 합격했어요. 큰 생각 없이 시작했는데, 저와 잘 맞아서 계속하게 됐어요. 기상 캐스터는 직접 원고를 작성해요. 그러다 보니 제 방송을 직접 만든다는 느낌이 있어요.
원고를 작성할 때면 오늘 일기예보의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도 고민하거든요. 써준 대본을 읽는 것과는 다르다는 게 큰 매력이죠. 지금은 5시와 9시 뉴스를 맡고 있어요. 기상 캐스터들은 주로 주 6일 근무해요. 프리랜서라서 방송 시작 두 시간 전에 출근했다가 방송 끝나고 퇴근하는 형식이죠. 그러다 보니 개인 시간이 많아요. 오전에는 대학원에 갔다가 수업이 끝나면 오후에 출근하죠.
아, 대학원에서는 미술사를 배우고 있어요. 미술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거든요. 글을 쓰려면 미술사를 제대로 배워야겠더라고요. 요즘 과제 때문에 미술 서적을 많이 읽는데, 오늘은 눈이 와서 <닥터 지바고>를 꺼내 읽었어요. 오늘 첫눈 올 줄 알았냐고요? 물론이죠. 어제 예보했어요. 예보가 잘 맞으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특히 흐린 하늘이 맑아진다는 예보가 잘 맞을 때요. 제가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라는 게 좋아요. 날씨를 전하면서 깨달은 점은 그거예요. 인생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 오지 말라고 해서 계절이 오지 않는 게 아니듯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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