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동차는 환경과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다. 각 브랜드는 더 나은 미래를 염두에 둬야 한다. 각기 자기 방식대로, 각기 잘하는 대로. 렉서스는 엔진과 전기모터의 황금비율을 찾아 10여 년 고심해왔다.
렉서스 최초의 하이브리드카는 RX400h다. 2005년에 출시했다. 그러니까 한결같은 10년. 더구나 토요타 프리우스는 1997년 12월에 선보였다. 프리우스의 세월까지 얹으면 더 묵직해진다. 그 사이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각 모델로 확장시켰다. 하이브리드는 렉서스가 생각하는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이었다.
언젠가부터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미래를 떠올 수 없다. 렉서스는 확신하고, 밀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기술력은 탄탄해졌다. 모델별로 어울리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할 정도로. 저마다 최적의 효율과 최대의 효과를 부여했다.
이제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다른 브랜드 또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하는 경우도 늘었다. 렉서스가 앞서 걸어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자동차 시장 풍경은 또 달라졌을 수 있다. 브랜드는 물건을 만들어 판다. 단지 팔고 수익만 올릴까? 브랜드의 가치관이 때론 사회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렉서스는 자동차로 선택할 수 있는 미래 풍경을 하나 제시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렉서스가 쌓아 올린, 미래로 가는 이정표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다. 10여 년 전 발화된 이 신념은 조금씩, 그럼에도 확연하게 사람들 인식을 바꿔놓았다. 인식이 변할수록 미래 또한 달라진다.
여기, 네 명이 있다. 렉서스처럼 자기 삶을 살아가며 더 나은 미래를 염두에 둔 사람들이다. 그들은 렉서스처럼 환경을 위하며 미래를 바꿔나가려 한다. 방식은 각기 다르다. 누군가는 물건을 만들고, 누군가는 잡지로 세상과 소통한다. 빈티지의 가치를 통해 환경을 배려하거나, 공간을 재구성하며 가치를 재창출하기도 한다.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묵묵하게 신념을 관철하는 사람들. 세상을 바꾸는 건 거창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살면서 수없이 맞닥뜨리는 어떤 선택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그런 삶 자체가 시나브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다. 그들의 말을 담았다. 그들과 렉서스는 분야는 다르지만, 원하는 바는 같다. 환경을 생각하고 미래를 그려나간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적당히 만들어 쓰는 삶
굳이 과할 필요가 있을까? 지금 내게 필요한 것들만 적당히 만들어서 사용할 수는 없을까? 버려진 자재를 재활용할 방법은 무엇일까? 배우 이천희는 하이브로우를 통해 이와 같은 고민을 풀어내고 있다. 일종의 업사이클링이다.
이너 톱은 산드로 옴므, 셔츠는 ymc, 생지 데님 재킷은 리바이스, 팬츠는 R.B.L. by 샌프란시스코마켓, 꼬임 벨트는 일모 제품.
이천희
배우
단순히 손재주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천희는 탁월한 손재주만큼이나 남다른 시각을 가진 배우다.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알고, 적당히 쓰고, 버려진 물건들을 재활용하며 주변 사물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해나간다. 그의 숨이 들어간 물건들은 모두 하이브로우라는 브랜드명으로 멋지게 탄생했다.
하이브로우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촬영장에서 상자나 페인트 통에 나무을 올려두고 테이블로 사용했다. 거기서 밥도 먹고, 차도 마셨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물건의 쓰임새가 정해지는 것 같다. 공방에서 가구를 만들면서 내구성 높고 아름다운 장인의 가구가 있는 한편, 이렇게 용도가 다른 물건을 가구로 치환해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브로우는 그런 생각에서 시작됐다.
지금 우리가 앉아 있는 것도 본래는 우유 보관 상자 아니었나?
맞다. 수납용 상자이지만 테이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제품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판매할 목적이 아니라 내가 쓰려고 만든 거다. 캠핑 다닐 때 짐 넣기 좋고, 테이블이나 의자로 쓰기에도 좋았다. 다양한 활용도를 이해하면서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하이브로우의 슬로건은 ‘이너프 이즈 이너프(Enough is Enough)’다. 무슨 뜻인가?
적당히 그 역할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취지다. ‘소유하자’보다는 ‘적당히 만들어 쓰자’에 가깝다. 굳이 과할 필요가 있나?
하이브로우의 나무 제품들을 보면 모양이 제각각이다.
우리의 가구들은 새 원목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재나 인테리어하면서 뜯어낸 목재 등을 사용한다. 사람들은 폐자재라고 부르면서 버리는데, 우리 입장에서 그것들은 폐기물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들로 테이블이나 가구를 만들면서 다시 한 번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관점을 바꾸면 폐자재도 쓸모 있다.
폐자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철거된 자재들만 사용하기 때문에 재료가 항상 수급되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재료를 항상 공급받을 수 없다 보니 똑같은 느낌의 제품을 만들 수 없다. 있는 것들을 활용하거나 재료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가구 제작하는 곳과는 개념이 다르다.
주문량이 많은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
재료 공급이 안 되면 못 만들어드린다고 할 수밖에 없다. 주문이 들어오면 필요한 재료가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없으면 나중에 재료를 구한 후 만든다. 물론 새 원목 재료를 구입해서 가공하면 주문받은 가구를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하이브로우에서 만드는 가구는 에코 라이프를 지향한다는 건가?
냅킨꽂이나 밀크박스를 덮은 대리석도 버려진 것들이었다. 큰 대리석 원판으로 가구를 만들다 보면 버려지는 부분이 생긴다. 우리는 그 부분을 모아서 재활용한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 여기 있는 대리석은 다 무늬가 다르다. 물론 냅킨꽂이나 밀크박스 덮개 등은 크기가 작아서 가능하다. 버려진 대리석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사실 그걸 버려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일종의 업사이클링 개념으로 봐야겠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주는 업사이클링인 셈이다. 거창한 철학을 내포했다기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는 주의다. 편하게 접근해서 편하게 쓸 수 있는 것을 찾는다.
사람들은 가구를 구입할 때 쓰임새도 중요하지만, 유행과 디자인에 민감하다. 그래서 새 가구를 구입하는 경향이 짙다.
하이브로우를 운영하면서 많이 느끼는 점이다. 밀크박스도 핑크색을 출시하면 새로운 색상이라면서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권장하는 것은 주변 사물들을 다시 활용하자는 것이다. 집에 빈 밀크박스가 있다면 새것을 구입하기보다는 그걸 재활용하자는 것이다. 동네에서 할머니가 물려주신 소파나 부모님이 쓰시던 책장 등 버려진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런 테이블이나 의자를 가져다 리폼해서 사용했다. 왜 쓸 만한 것을 버리고 깨끗한 새 제품만 고집해야 하는지 아쉬울 때가 있다.
사람들에게 주변 사물을 새로운 관점으로 눈여겨볼 것을 제안하는 건가?
나도 만드는데 너라고 못 만들겠어?(웃음) 이런 거다. 가구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나무를 사다 만들면 되고, 목재 주문할 때 원하는 크기로 잘라달라고 하면 그대로 해준다. 거기에 피스 박고, 오일만 바르면 끝이다. 해보면 별것 아닌데, 시도하는 게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자기의 물건을 직접 만들어 쓰는 문화를 조성하고 싶다. 예전에 아빠가 직접 만드는 아기 의자 키트를 판매했다. 근데 가장 안 팔렸다. 가구를 만드는 문화가 없어서 그렇다.
만들어 쓰는 문화가 형성되면, 주변 물건을 되돌아보는 습관도 생길 것 같다. 그 대표적 사례는 하이브로우의 우유 박스 같다. 학교에서나 보던 녹색 우유 박스가 이렇게 멋있어질 줄은 몰랐다.
우유 박스 색을 바꾸고 로고만 찍었다. 우리는 이걸 밀크박스라고 부른다. 괜히 영어로 하면 뭔가 더 있어 보이는 것 같아서. 그리고 배송할 때도 에어캡으로 정성스럽게 싸서 보낸다. 우리부터 물건의 가치를 다르게 보기 위해서다. 단순히 우유만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물건도 넣고, 쿨러로도 쓰고, 가구로도 사용할 수 있는 넓은 활용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내가 생각한 물건의 활용성에 대해 많은 사람이 공감해주는 것 같아서 좋다.
하이브로우의 다음 아이템은 무엇인가?
생활 소품을 만들려고 하는데, 특히 서핑 아이템에 대해 생각 중이다. 집에 서프보드를 둘 곳이 없다. 예전에는 나무로 테이블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서핑 랙을 만든다. 나의 취미 활동이나 관심사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게 된다.
요즘 관심사는 서핑인가?
가장 큰 고민은 연기다. 어떤 작품을 선택하느냐보다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지 고민한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명성을 얻을 것이냐, 아니면 직업이 배우인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지금 잘 선택해야 할 때다. 어떤 배우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또래들이 많이 하는 것 같다. 40대의 고민은 30대와 달라지니까. 20대 했던 인터뷰를 돌이켜보면, 기존의 배우와는 다른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공방을 운영하고 가구를 만드는 것도 나만의 창조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했다.
서핑과 배우는 비슷하다. 서핑은 파도의 일부가 되고, 배우 역시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것이니까.
서핑과 연기는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조금 다르다. 높은 파도를 자유자재로 타면서 이겨내고 싶지만 자연은 이길 수 없는 대상이다. 바다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 자체가 자연의 일부가 되어 함께하는 것이다. 재미있고 멋진 일이다. 또 잘하는 사람들은 존경스럽기도 하고.
〈Live Amazing〉 시리즈 기사
자기 신념과 가치 있는 행동으로 큰 시작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 http://www.smlounge.co.kr/arena/article/32252
재생하는 가치 - http://www.smlounge.co.kr/arena/article/32253
공간의 힘을 믿다 - http://www.smlounge.co.kr/arena/article/3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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