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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로

‘지구상에서 가장 혁명적인 밴드’라 칭하던 바스틸이 행복 전도사가 되어 돌아왔다. 이들의 희망 가득한 사운드를 듣고 있자니, 각박한 세상도 살 만한 것 같다.

UpdatedOn October 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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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의 발단이 된 ‘바스티유 감옥 사건’(7월 14일)이 프런트맨 댄 스미스의 생일과 같다는 이유로, 밴드명을 혁명적으로 지은 ‘바스틸’. 영국 런던에서 뭉친 청년들은 데뷔와 동시에 ‘이 시대 가장 혁명적인 밴드’라는 애칭을 얻었다. 댄 스미스의 원맨 프로젝트로 출발해 2010년 멤버를 모아 완전체 밴드를 결성했다. 메이저 데뷔 싱글인 ‘Overjoyed’를 발표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가디언>이 2012년 7월 25일자 ‘오늘의 신인 밴드’로 선정할 만큼 파란을 몰고 왔다.

시작이 좋았다. 2013년 정규 데뷔 앨범 가 UK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바스틸을 전 세계적으로 알렸다. 바스틸 특유의 풍성하고 묵직한 사운드는 ‘이 밴드 근본 있구나’라고 깨닫게 해준다. 다양한 곡을 자르고 붙여서 전혀 다른 곡을 연출하는 매시업(Mashup)은 바스틸만의 전매특허다. 이들은 거기에 영화 대사까지 얹어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선사한다. 바스틸을 ‘영국 전통 록 밴드’가 아닌 ‘혁명적 밴드’로 부른 근간도 여기에 있다.

전작에서 보여준 멋진 ‘합’을 그대로 유지한 두 번째 정규 앨범 는 행복의 냄새가 잔뜩 묻어 있다. 댄 스미스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려는 시각을 담았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우리는 타인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말로 앨범의 주제를 설명했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영화를 즐겨 보며 ‘처연한 아름다움’에 매료된 소년 댄이 음악을 통해 밝은 희망을 전달하다니, 아이러니하면서도 뭔가 수긍이 간다.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상처를 받지만, 그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도 또 다른 관계를 맺은 사람일 테니까.

결핍되고 모자란 존재끼리 서로 보듬어가며 살다 보면 거친 세상도 살아갈 만하다는 걸, 바스틸이 음악으로 이야기해준다. 1985년 영화 <신비의 체험(Weird Science)>에 나오는 대사를 샘플링한 ‘Good Grief’는 리듬을 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경쾌한 서프 록이다. 앨범 전반적으로는 구슬픈 정서가 깔려 있지만, 그 위에 살짝, 청량한 희망을 얹었다. 거짓이라고 할지라도 깜빡 속아 넘어가고 싶은 희망이다.

혁명적인 밴드들

새롭고, 신선하며 감각적인 사운드의 향연.

 The Neighbourhood <Wiped Out!>

캘리포니아 출신의 청년 다섯 명은 다시는 오지 않을 청춘의 순간을 노래한다. 록과 R&B, 힙합과 솔을 몽환적으로 뒤섞어 흐느적거리면서. 밥 대신 맥주와 담배로 끼니를 연명할 것 같은 어두운 청춘의 사운드다. 허세라 불러도 좋다. 이 정도로만 근사하다면야.

 Chvrches <Every Open Eye>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의 3인조 신스 팝 밴드 처치스. 댄서블한 리듬에 맑고 매력적인 보컬, 어딘가 모르게 멜랑콜리한 감성까지. 요즘의 젊은 세대가 원하는 최고의 조합으로 음악을 만든다. 스펠링은 어렵지만 외워둘 가치가 있는 밴드다.

 Catfish And The Bottleman <The Ride>

밴드 이름은 프런트맨 밴 매칸이 어린 시절 여행 중에 만난 길거리 밴드의 이름에서 따왔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개러지 록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 신선한 사운드를 놓고 인기 밴드 쿡스는 ‘우리 이후 데뷔한 밴드 중 가장 눈에 띄는 밴드’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달의 신보

M.I.A AIM>

2007년에 M.I.A가 발표한 곡 ‘Paper Planes’는 참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AIM>을 통해 아시아의 사운드와 다양한 장르를 섞어 오묘한 느낌을 만들어냈다. ‘Go Off’ 등 물담배 한 모금이 생각나는 몽롱한 스웨그를 담았다.

 

선우정아 <4×4>

선우정아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9월 한 달 동안 매주 월요일 새로운 음원과 공연을 선보이는 것. <4×4>에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을 노래한 ‘순이’, 남자친구를 향한 가슴 아픈 독백 ‘눈치’ 등을 수록했다.

  

Ty Dolla $ign <Stealing>

세상 어디에 내놔도 무서울 게 없어 보이는 타이 달라 사인이지만, 이번에 새로 발표한 미니 앨범 <Stealing>에선 부드러운 매력을 보여준다. ‘Stealing’은 기타 사운드 위에서 리듬을 가지고 노는 달콤한 남자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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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서동현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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