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의 발단이 된 ‘바스티유 감옥 사건’(7월 14일)이 프런트맨 댄 스미스의 생일과 같다는 이유로, 밴드명을 혁명적으로 지은 ‘바스틸’. 영국 런던에서 뭉친 청년들은 데뷔와 동시에 ‘이 시대 가장 혁명적인 밴드’라는 애칭을 얻었다. 댄 스미스의 원맨 프로젝트로 출발해 2010년 멤버를 모아 완전체 밴드를 결성했다. 메이저 데뷔 싱글인 ‘Overjoyed’를 발표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가디언>이 2012년 7월 25일자 ‘오늘의 신인 밴드’로 선정할 만큼 파란을 몰고 왔다.
시작이 좋았다. 2013년 정규 데뷔 앨범
전작에서 보여준 멋진 ‘합’을 그대로 유지한 두 번째 정규 앨범
결핍되고 모자란 존재끼리 서로 보듬어가며 살다 보면 거친 세상도 살아갈 만하다는 걸, 바스틸이 음악으로 이야기해준다. 1985년 영화 <신비의 체험(Weird Science)>에 나오는 대사를 샘플링한 ‘Good Grief’는 리듬을 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경쾌한 서프 록이다. 앨범 전반적으로는 구슬픈 정서가 깔려 있지만, 그 위에 살짝, 청량한 희망을 얹었다. 거짓이라고 할지라도 깜빡 속아 넘어가고 싶은 희망이다.
혁명적인 밴드들
새롭고, 신선하며 감각적인 사운드의 향연.
The Neighbourhood <Wiped Out!>
캘리포니아 출신의 청년 다섯 명은 다시는 오지 않을 청춘의 순간을 노래한다. 록과 R&B, 힙합과 솔을 몽환적으로 뒤섞어 흐느적거리면서. 밥 대신 맥주와 담배로 끼니를 연명할 것 같은 어두운 청춘의 사운드다. 허세라 불러도 좋다. 이 정도로만 근사하다면야.
Chvrches <Every Open Eye>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의 3인조 신스 팝 밴드 처치스. 댄서블한 리듬에 맑고 매력적인 보컬, 어딘가 모르게 멜랑콜리한 감성까지. 요즘의 젊은 세대가 원하는 최고의 조합으로 음악을 만든다. 스펠링은 어렵지만 외워둘 가치가 있는 밴드다.
Catfish And The Bottleman <The Ride>
밴드 이름은 프런트맨 밴 매칸이 어린 시절 여행 중에 만난 길거리 밴드의 이름에서 따왔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개러지 록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 신선한 사운드를 놓고 인기 밴드 쿡스는 ‘우리 이후 데뷔한 밴드 중 가장 눈에 띄는 밴드’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달의 신보
M.I.A <AIM>
2007년에 M.I.A가 발표한 곡 ‘Paper Planes’는 참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AIM>을 통해 아시아의 사운드와 다양한 장르를 섞어 오묘한 느낌을 만들어냈다. ‘Go Off’ 등 물담배 한 모금이 생각나는 몽롱한 스웨그를 담았다.
선우정아 <4×4>
선우정아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9월 한 달 동안 매주 월요일 새로운 음원과 공연을 선보이는 것. <4×4>에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을 노래한 ‘순이’, 남자친구를 향한 가슴 아픈 독백 ‘눈치’ 등을 수록했다.
Ty Dolla $ign <Stealing>
세상 어디에 내놔도 무서울 게 없어 보이는 타이 달라 사인이지만, 이번에 새로 발표한 미니 앨범 <Stealing>에선 부드러운 매력을 보여준다. ‘Stealing’은 기타 사운드 위에서 리듬을 가지고 노는 달콤한 남자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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