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펜디의 얼굴
귀엽고 재치 있는 것으로는 이번 시즌 펜디를 이기기 어렵다. 디지털 시대의 표정을 옷과 액세서리에 적용한 것.
바로 이모티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펜디 페이스’ 컬렉션이다. 진지하거나 멋지게 포장하려 했다면 오히려 촌스러웠을 텐데 적정선을 잘 찾은 듯하다.
넉넉한 양가죽 쇼퍼백에 놀란 표정을 새기거나 가죽 클러치에 멍한 표정을 새겼다. 이뿐만 아니다. 바둑판 패턴의 양털 가방엔 화난 표정과 함께 말풍선도 달았다. 새빨간 운동화의 혀끝에도 펜디 페이스를 장식했다. 아예 얼굴을 그려 넣은 펜디 페이스 티셔츠도 있다.
특히 흰색, 빨간색, 파란색 버전은 8월 26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여는 펜디의 첫 번째 한국 남성 매장에서만 살 수 있다.
2 에르메스의 화려한 목
패턴이 도드라지는 스카프는 여러 번 감아 짧게 연출한다. 바로 이번 시즌의 에르메스처럼. 이렇게 하면 밋밋한 옷차림의 숨통을 트일 수 있고, 환절기 목 건강도 챙길 수 있다. 꼭 실크 스카프가 아니어도 된다. 이를테면 반다나 같은 것. 세모로 접어 뾰족한 부분이 브이존 방향으로 향하도록 하여 묶어주면 끝.
3 유밋 베넌의 허리
고무줄 바지의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너무 늘어지게 입어선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유밋 베넌의 스타일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잘 맞는 니트로 건강한 몸을 드러내면서 트레이닝팬츠까지 추어올린 자신감 넘치는 코디네이션.
똑같이 하라는 건 아니다. 포인트만 챙긴다.
도톰하고 힘이 있는 소재의 트레이닝팬츠를 골라 허리끈이 보이도록 스타일링하는 것.
4 아크네 스튜디오의 복고풍 스카프
아크네 스튜디오 컬렉션이 돋보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저 큼지막한 스카프임을 부인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이즈가 큰 스카프는 종종 ‘사모님 패션’으로 치부되지만 아크네 스튜디오처럼 연출하면 세련된 복고풍 룩을 완성할 수 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크고 화려하지 않은 색감의 스카프를 보이스카우트 단원의 반다나 매듭처럼 묶어주면 된다.
5 루이 비통의 주렁주렁 브이존
루이 비통은 목에 이것저것을 더했다. 슬림한 스카프 혹은 머플러를 한 번 두르고, 위에 참 장식이 도드라지는 목걸이를 늘어뜨린 다음 작은 가죽 케이스를 큰 목걸이처럼 맸다.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둘렀지만 과한 느낌이 별로 없다. 일상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거란 뜻이다. 카드 케이스에 줄을 달아 목걸이처럼 써도 좋다. 조악한 색만 아니라면.
6 구찌의 발끝
뭔가 잔뜩 수놓은 양말을 바지 위로 덮어 신은 구찌 룩을 보면서 지금은 ‘무엇이’ 아닌 ‘어떻게’가 훨씬 더 중요한 시대임을 깨달았다. 무엇이든 트렌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결정하는 건 스타일링이다. 자수 양말 하나보단, 레트로풍 청바지에 그 양말을 신고 징이 박힌 로퍼를 매치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7 프라다의 포켓 액세서리
아기자기한 액세서리가 돋보였던 프라다. 다양한 열쇠고리와 포켓북 고리 장식이 바로 그것이다.
일부러 가죽 줄을 길게 달아 장식 효과를 극대화했다.
아우터의 주머니에 단 장식과 바지의 벨트 루프에 단 열쇠고리를 가죽 줄로 연결해 고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손바닥보다 더 작은 가죽 커버 포켓북이 특히 앙증맞다. 모형 같지만 아니다. 실제 수첩처럼 쓸 수 있다.
8 MSGM, 리본 벨트의 부활
리본 벨트가 돌아왔다. 얇은 패브릭 소재를 링에 끼워 조이는 여름용 벨트 말이다. MSGM은 카디건의 일부 자락을 셔츠처럼 바지 안에 살짝 구겨 넣고 밝은색 리본 벨트를 매치했다. 결과적으로 허리 라인이 돋보였다. 여기서 중요한 건 벨트 자체가 아니다. 가벼운 리본 벨트를 시즌에 상관없이 활용하라는 팁, 그것만 새기면 된다.
9 라프 시몬스의 칼라
이번 시즌 최고의 트렌드라면 아마도 ‘요란한 목’일 테다. 스카프의 활용, 독특한 칼라 모양이 유독 많기 때문. 그중에서도 라프 시몬스의 것은 기발하고 재치 있다. 브이넥 스웨터의 라이닝 모양을 그대로 본떠 목 장식으로 만든 것. 그러니까 브이넥 칼라를 목걸이처럼 걸치면 마치 스웨터를 덧입은 듯한 효과가 난다는 뜻이다.
10 샌더 주의 오버사이즈
오버사이즈 후드 티셔츠는 이번 시즌에 꼭 구비해야 할 아이템이다. 조건은 다음과 같다. 소매가 손을 모두 덮을 만큼 길고, 후드 사이즈가 이마를 덮을 정도로 넉넉할 것.
색은 지나치게 튀지 않는 것이 좋다. 모노톤이 베스트, 장식은 레터링 정도로 한정한다. 샌더 주처럼 넉넉한 트렌치코트 안에 받쳐 입는다면 어디 가서 ‘패션 고자’란 소리 들을 일은 없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