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샥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생각하다 보면, 결국 강인함, 견고함 같은 의미를 지닌 단어의 영역으로 묶이게 된다. 온전히 맞는 말이다. 워낙 스트리트 신에서 독보적이기 때문에 패션성이 진하기도 하지만, 태생적으로 지샥은 강한 시계의 카테고리에 속한다.
특유의 패션성만으로는 34년을 온전히 버텨내기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지샥은 매년, 브랜드가 지닌 이러한 특성, 강인함과 스트리트 문화를 접목한 이벤트를 개최한다. ‘G-Shock Shock the World 2016 in Japan Real Toughness’ 이벤트는 일본을 대표하는 익스트리머가 전 세계 강자들과 기량을 겨루는 것. 스케이트보드, BMX 스트리트, BMX 플랫랜드, 브레이크 댄스, 네 가지 경기를 중심으로 음악, 아트, 패션을 결합한 믹스 컬처 이벤트다.
행사를 위해 세계 No. 1 타이틀을 보유한 선수와 퍼포머들이 도쿄의 도쿄돔 시티홀로 모여들었다. 다수의 일본 라이더들이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BMX 플랫랜드 신의 리더 격인 우치노 요헤이가 BMX 플랫랜드 배틀에 참가하고, 브레이크 댄스 배틀에선 ‘2015 레드불 BC1’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빅터가 포함된 미국 팀과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홍텐, 킬, 포켓으로 구성된 한국 팀도 참가해 배틀의 높은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또 경기 중간마다 라이브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일본의 힙합&록 밴드 오즈로사우루스의 공연, DJ 겐타로와 드론 퍼포먼스의 협연, 일본 전통 놀이인 겐다마 프리스타일,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댄싱팀 러시 볼의 공연은 이벤트에 열기를 더하기에 충분했다.
각 경기는 세미 파이널과 파이널 단계를 거쳐 최강자를 뽑는 형식이다. 좁은 무대 위, 선수들은 각자 기술을 뽐내며 묘기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럼에도 최강자는 가려내야 하는 법. BMX 스트리트는 일본 BMX 신의 가장 어린 선수로 알려진 나카무라 리무가, BMX 플랫랜드는 역시 우치노 요헤이가 챔피언답게 우승을 차지했으며, 스케이트보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케 케야키가 우승했다. 관객이 가장 열광한 브레이크 댄스는 강팀 미국에 맞서 한국 팀이 월등히 높은 결과로 우승했다. 세리머니를 끝으로 4시간을 훌쩍 넘겨 이벤트는 끝났다. 선수들과 관객의 열기가 가득한 현장은 지샥이 전달하고자 하는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상징하는 듯 보였다.
INTERVIEW WITH HONG10
브레이크 댄스 배틀에 출전한 홍텐과 대화를 나눴다.
이 번 대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사실 바빠서 대회 참가가 불확실했다. 하지만 함께 팀을 이룰 2명의 멤버들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 참가를 결심했다. 킬과 포켓이라는 두 친구 모두 기량이 보통이 아니다.
한국, 일본, 네덜란드, 미국 총 4개국의 팀이 출전한다. 각 팀들의 수준은 어떤가?
각 나라를 대표하는 팀으로 생각하면 된다. 어벤저스라고 할까. 네덜란드 팀은 오랫동안 함께 활동해 서로 호흡이 좋고, 미국 팀에는 작년 거의 모든 대회의 솔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빅터라는 친구가 있다. 일본 역시 1, 2, 3위를 모아놓은 느낌이고. 제법 쟁쟁할 거 같다.
그렇다면 뭔가 특별한 게 있어야 하지 않나?
각자의 솔로 무브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회 룰 중 하나가 배틀당 한 번은 팀의 호흡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미리 특별한 연습을 했다. 기대해도 좋다.
당신을 인터넷에 검색하니, 홍텐 프리즈라는 기술이 많이 언급되더라. 고난도이면서 당신을 상징하는 기술인 거 같았다.
프리즈는 머리와 어깨를 땅에 대고 멈춰 있는 동작을 뜻하는데,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다 보니 어느새 홍텐 프리즈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 부분에 대해선 항상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내 이름이 비보이 역사에 남는 것이니까.
10년 넘게, 많은 국제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분명 있었을 거다.
한국 비보이 팀이 해외에 막 진출하기 시작한 2006년 즈음이 주로 기억에 남는다. 그때 나는 막내였는데 모든 게 꿈만 같았다. 영상으로만 봐온 사람들을 현장에서 보고,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그런데 그들을 꺾고 우승까지 했으니까 말이다. 이후로는 우승을 당연하게 여겼다. 슬럼프가 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2013년 한국에서 개최된 레드불 BC1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오랜만에, 그것도 한국에서 열린 큰 대회에서 우승을 하니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지금도 지샥을 차고 있다. 평소 춤을 출 때도 지샥을 차나?
시계에 따라 다르다. 지금 차고 있는 건 케이스가 커서 춤을 출 때 손목이 불편하다. 조금 작은 모델이라면 문제없다.
그러니까 지샥을 좋아하나?
아주 좋아한다. 지샥은 비보이 문화와도 연관이 깊다. 지샥만큼 많은 선수들과 비보이 대회를 후원하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 그리고 대회마다 기념 모델을 만들어서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그 시계들을 모으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래서 ‘리얼 터프니스’ 이벤트도 언젠가 꼭 참가하고 싶기도 했고. 지금 차고 있는 시계 역시 올해 리얼 터프니스 행사를 위해 만든 것이다.
1등 할 수 있을 거 같나?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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