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구동 SUV, 사륜구동 세단
SUV는 21세기 자동차 시장의 태풍이었다. 정확하게는 흙 밟을 생각이 없는 크로스오버 SUV, 즉 CUV들이었다. 자연스럽게 사륜구동의 필요성은 작아졌고 두 바퀴 굴림의 CUV들이 많아졌다. 요즘 인기인 소형 CUV들 중에는 아예 사륜구동이 없는 모델도 있다. 반대로 사륜구동 세단은 늘어나고 있다. 고성능 엔진에 주행 안전도를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세상 일 모른다.
기호 변화
2005년 수입 차 판매는 3만9백1대, 2015년에는 24만3천9백 대. 2005년 수입 차 시장점유율은 3.27%, 2015년은 15.53%. 파죽지세. 2005년도 수입 차 1위 브랜드는 렉서스, 2015년도는 1등부터 4등까지 모두 독일 브랜드. 수입 차 시장점유율이 10% 이상인 브랜드는 모두 독일 브랜드. 그리고 2016년 1월부터는 미국산, 7월부터는 유럽산 승용차의 관세를 완전히 폐지. 자유무역협정(FTA)의 힘.
디젤부터 전기차까지
2005년은 푸조와 폭스바겐이 디젤 승용차를 처음 선보인 해였다. 지금은 수입 차 10대 중 7대가 디젤이며, ‘강남 쏘나타’였던 렉서스 ES330의 후예인 ES300h는 2015년에 유럽산 디젤 틈바구니에서 외로운 비디젤 승용차였다. 하지만 ES300h도 하이브리드. 전기차도 이젠 신기하지만은 않다. 게다가 테슬라까지 한국에 들어온다. 세상이 뒤집혔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
슈퍼 프리미엄 브랜드
세계적 경기 불황의 이면에는 불평등이 숨어 있다고 한다. 중산층은 약화되고 빈곤층이 늘어났지만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어갔다. 그 증거 가운데 하나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를 서민처럼 느끼게 하는 슈퍼 프리미엄 브랜드의 약진이다. 간단한 예 하나. 벤틀리 서울 전시장이 세계에서 플라잉스퍼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이다.
커넥티드 카
스마트폰은 자동차를 바꾸고 있다. 이제는 애플 카 플레이가 없는 신모델은 없다. BMW 7시리즈 뒷좌석에서는 태블릿으로 차량을 조절하고, 르노삼성자동차의 QM3는 아예 태블릿을 꼈다 뺐다 하면서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위협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을 너무 사랑해서 자동차를 살 생각을 잊어버렸다. 스마트폰 할부금이 먼저다.
다운사이징
금년 1월에 재미있는 뉴스가 있었다. 미니의 엔진을 얹은 BMW 7시리즈가 나온다는 것. 기업의 감량 경영을 일컫던 다운사이징이란 용어가 이제는 고성능 소형 엔진을 뜻하며 이전의 큰 엔진을 대체하는 자동차에 더 많이 사용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기술은 터보차저와 연료 직분사 기술이었다. 얻은 것은 친환경과 고효율이고, 잃은 것은 사운드와 응답성, 즉 감성이다. 아 옛날이여!
제네시스
1980년대 미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는 벤츠 190E 한 대 값으로 엑셀 두 대를 살 수 있다고 광고하던 현대자동차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내놓았다. 세계 5위까지 성장한 현대자동차 그룹이지만 세계 최고 수준이던 수익성은 점점 떨어지고, 자율주행차다 전기차다 미래가 불투명한 자동차 업계에 던진 승부수다. 신세계를 열 창세기(Genesis)가 되기를.
블랙박스
원래 블랙박스는 비행기에 비행 및 조종석의 대화 기록을 기록하는 장치였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차에서 더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자동차 블랙박스는 주로 영상 기록 장치지만 둘 다 사고 발생 시에 중요한 정보가 된다는 점에서 블랙박스라고 부르기로 한 모양이다. 블랙박스를 장착하면 보험료도 할인받을 수 있고 대리 운전을 맡겨도 안심. 하지만 사생활은 바이바이.
LED 천하
10년 전에는 고급 차의 제동등에서나 볼 수 있었던 LED가 이제는 자동차의 모든 전구를 대체하고 있다. 2006년 아우디가 S6에 ‘일자 눈썹’ LED 주간주행등을 선보인 이후 이젠 전조등의 LED 주간주행등이 자동차 모델의 개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게다가 수많은 LED로 빛의 패턴을 자유롭게 변경하는 인공지능 LED 전조등은 밝기도 하고 똑똑하기도 하다.
짧은 꿈, F1
자동차 경주의 꽃이라는 F1이 한국에서 열렸다. 2006년에 드디어 대한민국 개최가 결정되었고, 2010년 10월 17일 마침내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렸다. 그러나 2013년을 마지막으로 코리아 그랑프리는 취소됐다. F1 머신은 떠나갔다. 영암 모텔의 추억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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