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휩스터’들
‘빈지노’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임성빈과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이었던 신동민, 김한준이 만나 음악을 시각화하는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한 곡의 음악을 한 편의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다양한 비주얼 작업, 사람들의 마음에 감흥을 줄 수 있는 모든 창작 행위가 IAB 스튜디오의 지향점이다.
IAB는 무슨 뜻인가?
김한준 I’ve Always Been의 약자로, ‘항상 그래 왔다’는 의미다.
무엇이 변하지 않고 항상 그래 왔나?
임성빈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여러 가지 진로를 모색해왔지만 미술이라는 대주제는 변한 적이 없었다. 다른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우린 항상 그림을 그려왔고, 그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신동민 취향은 변하지만, 음악과 미술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IAB 스튜디오의 첫 작품은?
일동 빈지노의 〈Dali, Van, Picasso〉 앨범 커버.
그렇다면 대표작은?
김한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작품이 〈Dali, Van, Picasso〉 하나뿐이라 첫 작품과 대표작이 일치했다. 하지만 요즘엔 사정이 달라졌다. 각자 하나씩 말해보자.
임성빈 작년에 발표한 내 싱글 〈Break〉의 커버. 굉장히 콤팩트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다. 진지한 듯 진지하지 않고 확실히 다르다. 만약 커버가 다른 이미지였다면, 노래가 식상하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신동민 빈지노 싱글 <어쩌라고>의 아트워크. 흔히 사람들이 이 작품을 뮤직비디오라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뮤비’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작품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답게, IAB다운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
김한준 다들 빈지노 앨범 작업을 얘기했으니까 다른 작품을 말해보겠다. 힙합 프로듀서 피제이(Peejay)의 〈Walkin’ Vol.1〉 역시 IAB 작품이다. 앨범 재킷의 구성도 재미있고, 피제이 형과 닮은 비주얼을 완성해서 만족스러웠다.
시각적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나?
임성빈 남들이 하지 않은 것보다 내가 하지 않은 것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남들이 뭘 어떻게 했는지는 관심 없다.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서 작업하는 편이다. 다들 그렇지?
김한준 강박을 느끼는 순간 재미가 없어진다. 새로운 것보다 재미있는 것을 추구한다.
신동민 제일 중요한 건 우리가 좋아야 한다는 거다. 좋아서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과 차별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맹세코 노림수는 한 번도 없었다.
작업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은?
김한준 작업실에서 음악을 계속 틀어놓고 각자의 느낌을 이야기한다. 그 안에서 교집합을 만들며 의견을 좁혀 나간다.
임성빈 아이디어를 판정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가지를 뻗어나가는 식이다. 김한준은 조리 있게 말로 표현하는 것을 잘하고, 신동민은 신기한 현상과 역사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
최근 몰두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임성빈 가장 최근에는 크리스마스카드 제작에 몰두했었다.
신동민 그런데 카드를 제작하다 크리스마스가 다 지나갔다. 크리스마스 당일 시작해서 완성이 됐을 땐 29일이더라. 11개월 후를 기약해본다.
김한준 사실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긴 한데 아직 세상에 공개할 수는 없다.
IAB는 빈지노와 친구들의 아트 크루로 알려져 있다. IAB는 힙스터 집단인가?
임성빈 우리는 유행에 휩쓸리는 ‘휩스터’다.
신동민 셋 다 집에 있는 걸 워낙 좋아해서 ‘집스터’라고 표현하고 싶다. 우린 유행에 무척 휩쓸리는데 집을 좋아한다. 요즘 어떤 것이 ‘핫’한지는 알고 있지만, 집에서 쭉 지낸다.
임성빈 몸 건강이 최고니까 ‘헬스터’?
신동빈 갑자기 아까 대표작에 관한 질문에 다시 답하고 싶다. IAB에게는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대표작이다’라고.
김한준 이 친구, 아주 감성 힙스터네.
<유유상종> 시리즈 기사
아메바컬처의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 듀오 플래닛 쉬버. 프로듀서인 필터(Philtre)와 디제이 프리즈(DJ friz)는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동기이자 음악적 동료다.
http://smlounge.co.kr/arena/article/26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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