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6 M
많은 게 담겨 있다. 우선 SUV의 공간. 길이는 5m, 폭은 2m에 달한다. 게다가 높이는 1.7m다. 넓고 길고 높다. 기함급 SUV로서 거대한 덩치를 자랑한다. 우락부락한 디자인은 더욱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 뒤태는 날렵하다. 쿠페형 SUV로서 개성도 있는 셈이다. 근육질과 날렵한 선이 어울릴까? X6를 바라보는 흔들리는 남자들의 눈이 그렇다고 답한다. 생긴 것만큼 잘 달린다. 아니, 생긴 것 이상으로 잘 달린다. X6는 원래 BMW가 강조하는 SAV에 가장 부합하는 모델이니까. 거기에 M 배지까지 달았다. 컴포트 모드로만 달려도 도로 축적이 달라진다. 2톤이 넘는 중량을 2kg 아령 들듯 가뿐히 움직인다. 시야가 넓고 발걸음이 가벼우니 더없이 쾌적하다. 남들은 말 타고 달리는데 코끼리 타고 성큼, 앞서가는 기분이다. 최대출력 575마력, 최대토크 76.5kg·m. 엇비슷한 출력의 M 세단과는 또 다른 감각이다. BMW가 X6에 M 심장을 이식한 이유를 납득했다. 가격은 1억6천5백만원.
NISSAN 370Z
어떤 자동차엔 시간이 담겨 있다. 때론 자부심도. 닛산 370Z는 족보 있는 모델이다. Z시리즈의 기원은 긴 시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69년 240Z가 시작점이다. 일본 최초의 수출형 스포츠카.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태어났다. 40여 년간 1백70만 대 이상 팔렸다. 짜릿한 성능과 넘볼 만한 가격으로 공략했다. 370Z는 Z시리즈 6세대다. 2008년 350Z 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근 엔진 마운트 디자인을 재설계한 2016년형 370Z가 나왔다. 보스 오디오 시스템도 달았다. 데일리 스포츠카로서 상품성을 높인 거다. 이제 370Z는 GT-R에게 닛산의 카리스마 자리를 양보한 지 꽤 됐으니까. 그럼에도 시트에 앉으면 긴장된다. 시트 포지션이 확실히 낮다. 영락없는 스포츠카. 괜히 스티어링 휠을 힘줘 잡는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긴장이 풀린다. 의외로 편해서. 과감한 생김새와 단단한 실내와 달리 품이 너그럽다. 데일리 스포츠카가 뭔지 안다. 가격은 5천1백90만원.
MERCEDES-BENZ Mercedes-AMG C 63
시동을 켰다. AMG 모델을 처음 타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기대감은 고조됐다. 자동차 좀 타본 선배들 모두 극찬했으니까. (이름 순서 바뀌기 전) C 63 AMG는 크기와 출력, 감성의 황금비율을 자랑했다. 메르세데스-AMG C 63은 옷을 바꿔 입었다. 호평받은 옷이다. 한 시대의 완성형이라 할 만한 신형 C클래스니까. 거기에 AMG다운 치장까지 했다. 우아한 데다 풍성하기까지. 이미 흡족할 C클래스 실내에 가죽 벽지를 발랐다. IWC 시계로 센터페시아 중앙을 장식하며 마무리. AMG 모델만의 증표다. AMG만의 또 다른 증표인 조그만 기어 노브는 사라졌다. 아쉬웠지만, 가속페달을 밟자 금세 잊어버렸다. 풍성한 배기음이 온몸을 휘감았다. 부메스터 오디오 소리마저 뒷전이었다. 흡사 토르가 된 기분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묠니르가 땅에 꽂혔다. 그 반발력으로 차는 도로를 휘저었다. 천둥을 몰고 다니는 자동차. 선배들 얼굴이 떠올랐다. 가격은 1억1천4백40만원부터.
AUDI Q3
아우디 SUV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한다. 프런트 마스크가 독특하다. 은색 무광 재질로 처리했다. 진짜 마스크를 쓴 듯하다. 2012년 선보인 크로스레인 쿠페 콘셉트의 미적 감각을 이었다. 이상하다. 보통 라인업의 방향성은 플래그십 모델이 견인한다. Q3는 막내인데. Q3가 서 있는 위치가 나타난다. Q3는 멋을 전면에 내세운다. SUV 실용성보다 더. 많은 사람이 감각적인 SUV를 찾다 Q3에 안착한다. 실제로 아우디의 선과 면은 Q3 정도 크기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딱 알맞은 비율로 눈을 현혹한다. Q3는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 좋은 캔버스다. 시각적인 면만 볼 만한 건 아니다. 콰트로는 여전히 믿음직하다. TDI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은 농익은 지 오래다. 그동안 쌓인 시간과 완성도는 비례한다. 오프로드 패키지 같은 드레스업 아이템도 있다. 캠핑 룩처럼 도심에서도 눈길 끈다. 가격은 5천1백90만원부터.
LAND ROVER Range Rover Evoque
어느새 몇 년 전 일이 됐다.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그때. 그 사이 자동차 업계에는 놀랄 일이 많았다. 맞다. 이젠 이보크를 도로에서 봐도 감흥이 줄었다. 그렇다고 이보크가 넓힌 SUV의 영역이 퇴색됐을까? 여전히 이보크의 위치는 공고하다. 이보크는 최근 부분 변경 모델이 나왔다. 외관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풀 LED 어댑티드 전조등을, 테일게이트에 LED 브레이크등을 단 정도다. 처음 출시했을 때 이미 몇 년 앞선 디자인이었으니까. 그릴과 흡기구도 다듬기만 했다. 부분 변경의 핵심은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다.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미는 신형 엔진이다. 재규어 XE에도 들어갔다. 기존 엔진에 비해 무게, 출력, 연비 면에서 진일보했다. 그렇다고 이보크가 확 바뀌어 예리하게 달린다는 얘기는 아니다. 여전히 주행 감각은 두툼하다. 랜드로버의 성격이니까. 정체성은 유지한 채 효율을 개선했다. 가격은 6천6백만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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