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 김지태 Editor 이광훈
카이아크만 디자이너 박순진은 지난달 <아레나>의 ‘지금, 남성 패션을 움직이는 손’이란 칼럼에서 당당히 덴마크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를 지명한 바 있다. 북유럽 스트리트 패션을 기반으로 한 신선한 아이디어가 세계 패션계에 색다른 자극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우연히도 그가 서울디자인올림픽에 초청되어 서울을 방문했다. 그는 컬렉션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으며 데일리 프로젝트에서 조촐한 파티도 가질 계획이라고 했다. 이 소식을 접한 그녀가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아레나>가 이 둘의 만남을 주선했다.
덴마크에서 당신의 쇼를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사실 옷만을 보여주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당신의 컬렉션에선 옷은 물론 다양한 문화와 생각까지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아, 그리고 당신이 드럼 치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나도 상당히 만족한 쇼였다. 옷이 나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음악도 좋아하고 운동도 즐기며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통해 나를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서울에서 선보이는 이번 컬렉션에서는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예정인가?
서울에서는 글쎄… 아마도 뭔가를 하겠지? 모델일 수도 있고, 피날레에서 뭔가 할 수도 있다. (패션쇼 당일 그는 피날레에서 얼굴에 강아지 분장을 하고 나타나 웃음을 자아냈다.)
당신의 옷을 보면 독특하고 재미있는 패턴들이 눈에 많이 띈다. 그것들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은 것인가?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나에게 영감을 준다. 잠을 잘 때 침대에서 공상에 잠기거나, 걸어 다닐 때 보이는 모든 것, 심지어 가방 하나를 보고도 디자인 영감을 받는다.
당신의 옷은 보통 사람들이 소화하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앞으로도 계속 마니아층을 위해서만 옷을 만들 것인가? 매스 패션으로 전향할 생각은 없나?
전혀 없다. 나는 컬렉션을 하기 위해 정말 많은 옷을 만든다. 하지만 모든 옷을 컬렉션에서 보여주진 않는다. 옷은 컬렉션의 일부일뿐이며 그 옷들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것인가를 더 많이 고민한다.
대부분 한국 디자이너들은 옷을 가리기 위해 그런 퍼포먼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신은 컬렉션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
나도 그렇길 바란다. 내가 추구하는 모든 것(옷, 퍼포먼스, 재미, 창의력)들이 바로 내 패션에 묻어났으면 한다.
오늘 신은 양말이 너무 귀엽다. 한 인터뷰에서 스타일링할 때 양말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쓴다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
난 양말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옷 입는 데 한 시간이 걸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냥 보이는 대로 간단하게 입고 나온다. 쉭쉭쉭 15초 정도?
혹시 좋아하는 디자이너 있나?
아주 많지만 분야별로 다르다. 색감 면에서는 꼼 데 가르송, 테일러링은 커스텀 내셔널, 디올 옴므, 아방가르드는 존 갈리아노를 좋아한다. 난 그들의 장점만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트렌트 몰러라는 그룹 활동도 한다고 들었다.
원래 트렌트 몰러는 한 사람인데 가끔씩 밴드를 필요로 한다. 나는 그 밴드에서 드럼을 맡은 일원일 뿐이다. 우리는
세계 곳곳을 돌며 공연을 한다.
공연 때문에 한국에 다시 올 수 있는지?
물론이다. 한국은 처음이지만 어제 먹은 코리안 바비큐가 또 생각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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