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유일랍미>로 복귀한다고 들었다. 아니 변신이라고 해야 할까?
지호라는 드라마 작가 지망생으로 출연한다. 항상 ‘떡진’ 머리에 무릎 튀어나온 ‘추리닝’, 삼선 슬리퍼를 신고 다닌다. 집에서 게임만 하는 백수인데, 비밀을 갖고 있다.
이전의 캐릭터와는 많이 다르지?
완전히 다르다.
근데 무슨 비밀인가?
지호는 현대판 스탕달 같은 존재다. 연애는 한번도 못 해봤으면서, SNS에서는 전설의 연애 고수로 활동한다. 온라인에서는 베일에 싸인 현자 같은 존재지. 그런데 어느 날 그녀 앞에 지질한 남자가 나타나서 얽히고설키게 된다는 내용이다.
설마 나중에 예뻐지나?
하하. 나중에 섹시해지는 장면이 한 번 나온다.
실제 이태임과 <유일랍미>의 지호는 닮은 점이 있을까?
음, 나 역시 억세고 당돌한 면이 있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지호라는 옷을 입어가고 있다. 그래서 재미있고 무엇보다 쉽다. 대사가 잘 외워지고, 촬영장 가는 길이 즐겁다. 이전에는 항상 우울한 역할만 맡았거든. 짝사랑, 불륜, 마담 그런 연기 위주라서 삶도 우울했다.
왜 그간 계속 우울하고, 강한 역할만 맡았을까?
얼굴의 선이 굵어서 그렇다. 몸매가 많이 부각된 면도 있었고. 그동안 맡았던 역할은 내가 접해보지 못한 직업이나 현실들이었다. 그러니 상상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 역할은 일상에서 털털한 매력을 사랑스럽게 보여줘야 하니까 오히려 편하다. 머릿속을 비울수록 더 좋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
이번 화보 콘셉트가 혼자만의 여행이다. 태임 씨의 지난 1년간의 뉴스를 읽으면서 삶은 혼자 떠나는 여행 같다고 느꼈다. 고독해질 수밖에 없는 시간들 말이다.
견뎌내며 살아가는 것 같다. 평범하게 살다가 갑자기 온 기회에 연예계에 입문했다. 그 이후로는 나에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 안 좋은 일들을 거치면서 삶을 조금 더 배웠다고 할까?
여행하다 보면 희생해야 할 때도 있고, 억울한 일도 있다. 하지만 다 견뎌야겠지.
얼마나 잘 견디고 인내하는지, 내 앞에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린 것 같다.
태임 씨만의 시간을 견디는 방법은 무엇인가?
빈둥빈둥 논다. 하루 종일 누워서 TV를 보거나 대본을 읽는다든가 혹은 아무것도 안 할 때도 있다. 그런 소소한 시간들이 소중하다. 일 시작하면 잠잘 시간조차 부족하거든.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
사실은 내가 클럽을 되게 좋아한다. 좋아하는데 이제는 얼굴이 알려져서 갈 수가 없다. 대신 혼자 집에서 노래 틀어놓고, 맥주 마시면서 춤도 춘다. 막 ‘우우우’ 이렇게. 하하.
오늘부터 나도 춰봐야겠다. 춤추기 좋은 노래 좀 추천해달라.
다프트 펑크를 좋아한다. 최근에 앨범이 나왔는데 정말 좋다. 그 트랙들이 다 좋다.
사실 첫인상이 어려웠다. 말도 별로 없고…. 이런 말 많이 듣지?
내 인상이 세지? 사실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정말 아무 생각 없는데 사람들이 무서워 보인다고 한다. 다가가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갓 서른이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면 달라지는 게 있나?
마음은 언제나 20대다. 서른 됐다고 특별한 감흥은 없더라. 아, 바뀌는 건 하나 있다. 더 열심히 후회하지 않게 살아야지 다짐한다. 매일 후회 없이 사는 게 제일인 것 같다.
그럼 3년 뒤의 태임 씨는 어떤 모습일까?
오! 나도 어젯밤에 그 고민을 했다. 왜냐하면 지금 회사와 계약이 3년 남았거든. 하하. 그 기간 동안 내가 여기서 무엇을 이루고, 내 정신 상태가 얼마나 바뀌어 있을지.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더 많은 기회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남성지다운 뻔한 질문도 준비했다. 이상형이 어떻게 되나?
하하. 정말 뻔하다. 사람을 만나면 느낌이라는 게 있다. ‘이 사람은 내 사람이다’라는 느낌. 근데 그런 경우가 드물더라고. 그래서 굳이 조건을 나열하자면 포근하고 착한 남자. 유머러스하고, 친구처럼 즐겁고, 함께 있고 싶어지는 그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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