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텔앤컨 AK380
AK380으로 음악을 들으면, 눈앞에 그림이 그려진다. 바이올린의 현들이 하나씩 떠오르고, 보컬의 표정을 따라 미간을 찌푸리게 된다. 소리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AK380의 선명한 소리가 불러일으키는 환각이다.
DESIGN
소리를 닮았다. AK380의 소리를 형상화한 듯 날카롭고, 기하학적이며, 군더더기 없이 아름답다. 잘 그을린 구릿빛 피부를 닮은 색상이지만, 빛에 따라 각 면의 색이 달라진다. 금빛과 구리빛을 오간다. 직육면체를 날카로운 칼로 벤 듯한 모양새는 오묘하고, 질리지 않는다. 직선으로만 이루어진 몸체에 다이아몬드 패턴으로 다듬어 움푹 파인 부분에 볼륨 다이얼을 넣었다. 터치 패널로 소리를 조절하는 게 익숙하지만, 촉감 좋은 다이얼은 손을 부른다. 뒷면은 카본 섬유다. 기하학적 패턴과 색상은 전면의 패널과 통일성을 주기 위한 요소처럼 느껴진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뒷면에 적절한 효과다.
TOUCH
가격만큼이나 묵직하다. 한 손에 착 감긴다. 한 손으로 사용하는 제품은 아니다. 두껍고, 비싸니 양손으로 잡게 된다. 하단부의 작은 점은 압력 감지식 터치 버튼이다. 깔끔하게 처리했다. 한편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라 쉽게 적응할 수 있었지만 UI의 배경인 가죽 패턴은 외형만큼 세련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편리한 점은 AK커넥트 앱이다. DLNA를 적용해 NAS나 스마트폰과도 연동된다. 컴퓨터에 있는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었다.
SOUND
듀얼 DAC 모델이다. 384KHz/32bit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이 정도 수준의 고음원이 많지는 않다. 정밀한 이퀄라이저도 내장했는데 0.5dB씩 조절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압권은 소리의 공간감이다. 공간감이 느껴지는 것은 각 음역대가 명징하기 때문이다. 저음역대에서는 결코 뭉개짐을 느끼지 못했으며, 중음역대는 맑고 선명하다. 너무 깨끗해서 침 삼키는 미세한 소리까지 들리는 듯했다. 현악기는 예리하고, 관악기는 날카롭게 연주된다. 또한 고음역대는 매끈하다. 흔들리거나 갈라지는 현상은 없다. 볼륨을 아무리 높여도 말이다.
소니 NW-ZX2
신기한 물건이다. 보통 음원을 HRA 수준의 고음원으로 탈바꿈시킨다. 그것만으로는 모자라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DAC)도 제거했다. 디지털 신호를 앰프로 곧장 보낸다. 또한 무선 스트리밍 재생 시에도 음원 손실이 거의 없다. 마법이다.
DESIGN
알루미늄 프레임에 고무 그립부를 결합했다. 뒷면은 가죽 소재다. 긴 바(Bar) 형태로 손에 안정적으로 감긴다. 측면에는 전원과 볼륨, 재생 버튼들을 동그란 형태로 장착했다. 좌우 측면을 둥글게 마감해 버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패널의 화면도 길어서 표시되는 정보량도 한 줄 더 길게 느껴진다. 군더더기를 없애고 스마트폰에 가까운 형태이지만 심심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TOUCH
마이크로 SD카드를 장착할 수 있는데, 음원 인식 속도는 조금 답답한 편이다. 하지만 음원을 자주 바꾸는 편이 아니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또한 NW-ZX2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스트리밍을 사용한다면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소니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NW-ZX2의 충전 케이블 역시 소니 전용 제품이다. 때문에 전용 충전 케이블을 휴대해야만 한다. 물론 33시간의 엄청난 배터리 성능이 이런 불편함을 상쇄시킨다.
SOUND
소니는 소리와 관련된 독자적인 기술들을 갖고 있다. S-MASTER HX는 디지털 신호를 별도의 DAC(디지털 아날로그 변환) 없이 앰프로 출력하는 기술이다. 왜곡이나 노이즈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음원이든지 맑게 들려준다. 또 소니가 개발한 고음질 포맷인 DSD는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HRA라고 부르는 고해상도 오디오도 지원한다. 이러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NW-ZX2는 모든 음원에 탄탄한 균형감을 부여한다. 그러니까 어떤 소리든지 또렷하게 들린다. 공간감은 확장되고, 소리는 풍성해진다. 소리에서 불만을 찾기 어렵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