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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타트업(Start-up)이란 단어가 자주 보인다. 벤처는 벤처인데 익히 알던 벤처와는 다르다. 궁금해서 직접 물었다. 그들은 지금 무엇을 꿈꾸는가. 아이디어 괜찮은 신생 스타트업 세 곳의 목소리를 들었다.

UpdatedOn April 16, 2015

버킷플레이스

스타트업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 기업을 뜻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퍼진 용어다. 그렇다면 벤처와 스타트업은 같은 걸까. 일단 같지만, 조금 다른 느낌이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이란 용어는 밀레니엄 이후 쓰였다. 1990년대 우리는 벤처라는 단어를 자주 들었다. 어쩌면 스타트업은 그때 유행한 벤처와 구별 짓는 용어는 아닐까. 두 시대 모두 변혁이 일어났다. 1990년대에는 인터넷, 밀레니엄 이후는 스마트폰이다. 현재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염두에 둔다. 더 친밀하고 더 편리하다. 그리고 더 틈새를 공략한다. 또한 단지 IT업계만의 용어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소통하지만, 생활 밀착형 아이디어를 구현한다. 홈스타일링을 전파하고, 요리하는 사회를 권장하며, 목소리 콘텐츠를 제안한다. 또한 수익을 넘어 세상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셈이다. 현재 국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많다. 자금은 물론 장소도 지원한다. 모르던 사이에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됐다. 그들은 뭉쳤다 흩어졌다 하며 삶의 틈새를 찾는다. 어쩌면 새로운 뉴타입들이 출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버킷플레이스>
인테리어 종합 앱을 만드는 회사다.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는 물론 전문가 콘텐츠도 있다. 다른 사람의 집을 꾸민 제품 정보도 알 수 있다. 보고 익히고 살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꿈꾼다.

인원이 몇 명인가?
김동영 5명이다. 난 사업 개발과 마케팅을 담당한다. 이승재 대표가 제품 기획 내지는 비즈니스 전략을 고민하고, 개발자 친구는 서비스 개발을 총체적으로 관리한다. 셋이 공동 창업자고 두 명은 우릴 도와주는 파트타임 내지는 인턴이다.

셋은 어떻게 아는 사이인가?
김동영 친구는 아니다. 대표는 한 번 창업한 경험이 있다. 그 회사에 내가 인턴으로 지원해서 같이 일하다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했다. 원래 함께하려던 개발자가 다른 개발자를 소개해줬는데 그 친구도 이 일에 매력을 느껴서 같이 창업하게 됐다. 공동 창업자들이 조금 더 있었는데 개인 사정으로 이탈했다.

그전에 어떤 회사를 창업했나?
이승재 이큐브랩이라는 회사다. 태양광 건축, 스마트 쓰레기통을 만들었다. 쓰레기통에 태양광 패널을 달아서 전력을 생산하고 쓰레기 잔량을 측정해서 어디가 얼마나 찼는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서 정기적으로 압축도 해주는 쓰레기통이다.

엄청난 아이템을 만들었다.
이승재 3년 정도 하다가 재작년 12월에 나왔다. 기존에 함께한 대표 친구가 계속 이어서 하고 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창업 욕심이 있었나?
이승재 이것저것 관심이 많아서 대학교 때 활동을 많이 했다. 그렇다고 창업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전공이 화학공학이라서 연관된 창업 아이템이랄 게 없었다. 그러다 2009년에 태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다. 미국 서부에서 온 친구를 만났는데 전공이 기업가정신이었다. 물어보면 뭐할지 말 못했지만 만날 꿈이 사업가라고 하더라. 그 친구랑 놀다 보니 사업이란 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어렵지만은 않겠구나, 처음 깨달았다. 5개월 있다가 돌아오니 마침 한국에서 벤처 불꽃이 다시 타오르더라. 학생 인턴을 좀 했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들이 나와 생각이 비슷했다. 제대로 사회에 부딪쳐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시작하게 됐다. 난 지금도 졸업하지 않은 상태다. 돌아갈 타이밍을 못 찾았다.

매년 공모전이나 대회들이 많나?
김동영 아무래도 정부나 투자기관에서 스타트업에 관심이 높다. 좋은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다양한 경연대회를 실시한다. 정부기관에서도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고 경진대회도 운영하고. 요즘은 예전에 비해 스타트업을 하기 용이해진 환경이다.

공모전에서 대상 받아서 초기 자본은 수월한 편이었나?
김동영 상 타서 번 돈은 1천만원 정도밖에 안 된다.
이승재 이전에 창업했던 걸 정리하고 아껴서 모은 걸 여기에 올인했다. 공동 창업자들도 십시일반으로 투자하고.
김동영 엔젤 투자를 받기 전에 한 2천만원에서 3천만원 사이 들었다.
이승재 디자인과 개발, 기획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면 요즘 사무 공간도 지원해주는 곳이 많아서 더 적은 금액으로 시작할 수 있다.

서울대 연구공원에 입주해 있다. 다른 스타트업 회사도 많다. 이런 공간이 많이 있나?
이승재 시에서 지원해주는 경우도 있고 재단이 제공하거나 은행이나 기업에서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김동영 이곳도 기본적으로 돈은 내야 한다. 지원 사업의 하나로 사무실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고. 옆 건물인 SK센터에도 스타트업 회사들이 많다. 홍합밸리? 홍대와 합정에 몰려 있는 공간도 있고. 강남 쪽엔 현대 아산에서 지원하는 마루180이라는 곳도 있고, 한화에서 최근 신사동 쪽에 좋은 건물을 하나 만들었다고 하더라. 이런 식으로 점점 지원이 늘어나는 거 같다.

인테리어에는 원래 관심이 많았나?
이승재 개인적으로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이전 회사에서도 간단한 디자인 작업은 내가 했고, 그 사무실 인테리어도 내가 진행했다. 그때부터 관심이 있었고, 버킷플레이스를 시작하면서 사진 보고 공부하면서 실력을 많이 키워가고 있다.

처음 구상한 계획이 지금 어느 정도 이루어졌나?
이승재 처음 시작할 때부터 완벽하진 않지만 완성된 모습을 그려놓았다. 인테리어에 관련된 모든 것을 한 번에 이룰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했다. 커뮤니티, 전문가 정보, 커머스 즉 판매라는 세 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처음에는 전문가 정보를 구축해 플랫폼을 만들어 수요자를 끌어오려고 했다. 막상 시장에 부딪쳐보니까 생각보다 반응이 적더라. 한국과 외국 차이도 있겠지만, 고속 성장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커뮤니티 쪽을 강화하려 한다. 지금 커머스 쪽은 이 제품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안내만 해주는 정도다.
김동영 커뮤니티 구축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커머스 쪽으로 연결해 수익화할 생각이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플랫폼이 형성되면 자연스레 수익이 날 거라 생각한다. 단순히 SNS를 만들어 광고로 돈을 벌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서.

인테리어 정보 플랫폼 아이디어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요즘 집 꾸미기에 관심 많잖나.
이승재 인테리어에 리모델링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구조를 정하고 가구와 소품으로 꾸미는 게 백미다. 홈스타일링 분야에 사람들이 관심 둔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대중적 관심이라면 이케아가 대표적이겠고. 자라 홈이나 H&M 홈 등 글로벌 리빙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하는 걸 보면 시의적절한 거 같다.

사업이기에 수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공동 창업자 사이에서도 수익 관련 의견이 다를 테고.
김동영 수익화보다는 서비스를 궤도에 올리는 게 중요한 목표다. 멤버들은 당장 이걸로 돈을 버는 게 첫 번째 목표는 아닌 거 같다. 일단은 이 서비스를 사람들이 잘 쓰도록 하는 게 목표다. 단기적으로 지금은 엔젤 투자만 받았기 때문에 다음 투자를 올해 안에 받자는 계획은 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게 뭔가. 투자금 빼고.
이승재 개발자가 필요하다. 웹 플랫폼, 모바일 플랫폼, 모바일도 iOS, 안드로이드 각각 있다. 큰 기업에서는 각 파트마다 팀이 있다. 하지만 우린 한 명이 다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니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소비자 반응을 계속 보며 개발해나가는 입장에서 개발자가 더 필요하다.

일을 벌일수록 사람은 더 필요하다. 특히 커머스 부분을 강화할 때는 각 브랜드를 만나 상품을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할 듯하다.
이승재 그때가 되면 대규모 투자를 받아야 할 거 같다. 그전까지는 커뮤니티와 전문가 콘텐츠를 잘 운영해 훌륭한 플랫폼을 만드는 게 먼저다. 그러다 전문가에게 수익성 있는 플랫폼이라는 걸 입증하면 투자를 유치하고 굉장히 많은 자본이 들어가는 수익화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겠다.

어떻게 보면 그 시점이 오면 대기업에 회사를 팔 수도 있겠다. 성공한 벤처회사 사업가는 그렇게 돈을 많이 벌었다.
이승재 회사를 파는 문제를 떠나서 이 서비스를 잘 만들어서 실제로 사람들 문제를 많이 해결해주고 의미 있게 남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우리 회사가 충분히 성장하고 투자금을 받아 우리끼리 잘할 수 있다면 그냥 운영할 거다. 혹은 네이버든 가구 업체든 어디든 파트너의 힘을 받아야 우리가 훨씬 더 잘 성장해서 더 좋은 걸 제공할 수 있다면 그것도 별로 상관은 없다. 서비스를 더 잘 만들어나가는 방향으로 결정할 문제다.
김동영 미국에선 회사를 창업하고 키워서 파는 걸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미셔너리 창업가로 분류한다. 취향이나 사람 차이 같다. 미셔너리 창업가라도 서비스가 성공했다는 건 고객한테 어떤 가치를 제공한 거다. 삶의 목표가 무엇이든 뭔가 가치 있는 걸 만들어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건 충분히 의미 있다.

흔히 생각하는 졸업과 취업의 길을 택하지 않았다. 새로운 걸 도전하는 성향이 스타트업으로 이끌었을까?
김동영 내가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길 바랐다. 인생 모토이기도 하고. 단순히 리스크나 도전을 즐기는 게 아니라 그런 것들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와 연결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나도 처음에는 경영학과에 들어가 인턴 공모전 등 일반적인 과정에 관심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남들보다 조금 더 뛰어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예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했다. 물론 요즘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예 다른 방향이라고 보기엔 어렵지만.
이승재 나도 비슷하다. 하고 싶은 대로 살았다. 재밌으면 하고 재미없으면 못한다. 주체성과 의미가 중요하다. 무언가 할 때 마음이 즐겁고 한쪽으로 그런 일이 의미 있길 바랐다. 그중 하나로 스타트업이 삶을 살아가는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해서 하게 됐다. 스타트업 가이가 되겠다거나 평생 사업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테이스트샵

<테이스트샵>
테이스트샵은 요리 재료를 판매한다. 레시피도 알려준다. 셰프의 근사한 요리다. 술자리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제품을 판매한다기보다 체험을 판매하려 한다. 그냥 치장하는 말로 들리지 않는다.

술자리에서 얘기하다 아이디어를 냈다고?
김규민 우리 팀끼리 사업하려고 했던 게 있었는데 조금 거대한 거 같아서 다른 걸 찾다가 각자 조금씩 관심 있는 아이디어라 진행했다. 우리가 안 해도 누군가는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창업 멤버는 어떻게 만났나?
최준영 창업을 시작하는 프로그램에 각자 지원했는데 거기서 만났다.

만났으니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누군가 대표 역할을 하고 누군가 다른 일을 하고.
김규민 개발하는 친구는 역할을 나눌 필요 없었다. 나머지 둘도 딱히 역할을 나눴다기보다는 하다 보니까 성향상 각자 조금 더 잘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각자 영역에서 공부하며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결정됐다.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둘 다 대표 성향이면 골치 아프다.
최준영 일단 규민 형이 길진 않지만 회사를 다닌 경험이 있고 아이디어를 낼 때 조금 더 적극적이어서 대표를 맡았다. 일할 때는 같이 하는 게 많아서 차이는 별로 없다. 개발자도 개발만 하지 않고 함께 아이디어를 낸다.
김규민 대표는 대표일 뿐이다. 맨 앞에 보이는 사람이지 중소기업 운영하는 그런 대표는 아니다. 각자 맡은 분야의 대표고 회사의 얼굴이다. 내가 가장 선두에 있을 뿐이다.

아이디어를 짜고 실행에 옮기려면 일단 자본이 있어야 한다.
이종현 각자 조금씩 모았다. 사업체를 만들고 엔젤 투자를 받았다.

엔젤 투자를 받기는 쉽나?
김규민 쉽진 않다. 회사에 ‘포텐셜’이 꼭 있어야 한다.
최준영 워낙 실패하는 스타트업이 많으니까 투자하는 분들도 선별해서 한다. 우리도 돈을 투자한다고 해서 아무 분에게나 다 받진 않는다. 우리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투자받다 보니 자주 일어나진 않는다.

창업한 지 7개월 됐는데 사이트 보니 벌써 판매 시스템을 갖춰놨다.
김규민 수익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진 않는다, 하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팬들도 많이 생겨 매주 구입하시는 분들도 꽤 많다. 우리 상품 다 구입하신 분들도 있고. 보통 커머스가 그러기 쉽지 않다. 아무래도 요리라서 생활 습관에 맞닿은 분들은 계속 구매하시더라. 빨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 올해 목표다.

셰프에게 레시피를 받는 작업이 처음에는 어려웠을 듯하다. 잘 모를 테니까.
김규민 도와주시는 분들을 통해 접근하거나, 잡지에도 많이 나와 에디터들이 소개해주기도 했다. 당연히 우리가 물어보기도 하고.
최준영 우리가 어느 정도 괜찮은 곳이라는 걸 보여주기까지 좀 오래 걸렸다. 무작정 계속 찾아가 부탁드리기도 했다. 그렇게 한두 분 같이 하다 보니까 다른 분도 소개해주고.

테이스트샵을 어떤 식으로 발전시킬 생각인가. 지금은 쿠킹 박스를 파는데, 앞으로는 셰프들을 모아 에이전시를 꾸린다거나?
김규민 우린 먹을 것을 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경험을 판다고 생각하기에 주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혁신해줄 다른 콘텐츠를 제공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요리하고 집 밥을 먹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거다. 가정적인 가족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랄까.

웹사이트를 관리하고 확장하는 일도 중요하다. 결국 웹사이트로 고객과 소통할 테니까.
김규민 확장성 때문에 많이 고민한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요리라는 복잡한 정보를 함께 줘야 한다. 소비자가 요리할 때 실수하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친밀하면서도 촘촘한 정보를 담으려 한다.
이종현 데이터가 중요해진다. 한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많이 클릭하는지 파악해서 그 사람에게 더 좋은 메뉴를 따로 앱으로 알려줄 수 있는 거다.

소규모라서 어려운 점이 많을 듯하다. 어떤 어려움이 크게 다가오는가?
최준영 사람들은 자신이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식료품을 쉽게 사지 않는 장벽 같은 게 있다. 그걸 넘으며 조금씩 발전해가야 한다. 배송 부분도 쉽진 않고.
김규민 창업의 복합적인 장애물이라고 하면 사람을 모으는 거다. 한국 사회가 사업을 권장하는 사회가 아니라 스펙 쌓아서 안정된 직장에 취직하는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똑똑한 사람들이 창업하는 곳에 머물러 있는 숫자가 많지 않다. 의욕도 능력도 있으면서 우리와 결도 맞아야 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업을 확장하면 또 그런 고민에 부딪힐 거다.

아직까진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버텨야 한다. 버틸 수 있는 힘이라면?
최준영 초기 단계다 보니 좀 그렇다. 그럼에도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힘을 준다. 팬들도 생기고, 그분들이 열광한다는 점도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겠구나, 하고 힘을 준다. 그래도 직원들에게 월급은 준다, 하하.

스타트업의 세계에 어릴 때부터 관심 있었나? 창업은 나의 꿈!
김규민 취직보다 드라마 프로듀서가 되고 싶었다. 나름대로 영화 찍고 시나리오 쓰면서 나만의 스펙을 쌓으려고 했는데, 그런 소양이 별로 필요하지 않더라. 오히려 그냥 공부 열심히 하다가 들어가서 잘 배울 사람이 필요한 거더라. 기획을 통해 세상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렇다면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광고회사에 취직도 해봤는데 아닌 거 같고. 나만의 이야기를 펼칠 기회를 찾다 여기까지 왔다.
최준영 아버지가 사업하셔서 그걸 보고 자란 영향이 있을 거 같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하고 싶은 걸 하는 데 익숙했던 거 같다. 그렇다고 취직에 거부감이 있었던 건 아니다. 대학생 때부터 창업에 계속 관심이 있긴 했다. 창업 동아리 활동도 해보고. 먼저 회사에 들어가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사회를 좀 더 알아본 다음 창업하려다가 그냥 먼저 창업해보고 잘되면 좋고 안 되면 그때 취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종현 집안에서 사업을 많이 했는데, 반대로 다 망했다. 난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하. 그랬지만 대표 형을 만나 함께 재미를 찾아가며 하다 보니 이 일을 즐기게 됐다.


펠루

<펠루>
데일리(Day.ly)라는 앱을 만든 회사다. 음성 콘텐츠와 녹음 서비스로 사업을 진행한다. 아나운서 출신 대표를 중심으로 음성 콘텐츠를 다각도로 모색한다. 좋은 목소리로 좋은 콘텐츠를 전하고자 한다.

이력이 특이하다. 아나운서로 일하다가 음성 콘텐츠 앱을 만들었다.
처음부터 창업을 위해 아이템을 찾았으면 이렇게 하지 못했을 거 같다. 그냥 하다 보니 창업한 경우다. 중국에서 아나운서로 일하다가 한국에 와서 카카오톡에 음성 메시지를 보낸 게 시작이었다. 이걸로 알람 앱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알람 앱이 꽤 많이 사랑받았다. 한 5백 명 정도가 매일 썼다. 그러다가 정부 지원금 5천만원도 받게 됐다. 계속 알람을 만들까 하다가 일을 확장했다.

아나운서라는 특별한 영역이 핵심 동력이다.
아나운서로서 고민이 많았다. 아나운서는 정보를 잘 전하면서 기쁨을 느껴야 하는데, 외모만 집중되는 왜곡된 느낌이 있었다. 여자 아나운서 같은 경우 결혼하고 애 낳으면 일을 하기 힘든 구조다. 좋은 목소리와 전달력을 활용해 원을 키워가야 하는데 왜 자꾸 점 하나를 가지려고 경쟁할까 생각했다. 그 고민에서 좋은 목소리와 좋은 전달력을 갖춘 사람이 인정받는 공간을 만들자고 한 거다. 그래서 데일리를 만든 거다. 좋은 콘텐츠가 있는 분도, 너무 좋은 글인데 읽히지 않아서 고민인 분도 이 시스템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어 녹음이나 중국 관광단체에서 중국어 녹음도 의뢰하는 등 반응이 있었다. 조금씩 해보다가 아예 이 둘을 엮어서 만들자고 했다.

팀을 구성해서 공동 창업자로 시작했나?
공동 창업자 셋이 항상 고민한다. 보통 스타트업 회사를 판단할 때 팀의 구성원이 어떤지 많이 본다고 하더라. 우리는 거의 2년 가까이 함께했는데, ‘케미스트리’가 잘 맞는다. 서로 똑같아서 잘 맞는다기보다 서로 달라서 의견을 잘 조율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준다. 내가 외부적인 일을 주로 하니 많이 드러날 뿐이다. 나를 만난 후 우리 팀을 만나면 더 좋아한다.

회사 규모는 지금 어떤가?
지금은 5명 정직원에 근로 학생 한 명 있다. 한 명 더 뽑으려 한다. 아나운서는 약 70분과 협업하고 있다. 콘텐츠 제공사도 25~30개 정도 된다.

처음에는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시키려 했나?
사실 낙관적이었다. 스타트업이 받기 어려울 정도로 주변에서 많이 관심 주고 도와줬다. 처음에는 투자받고 운영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중간에 그냥 우리가 돈을 벌어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녹음 서비스로 수익을 내고 있다. 한 2년 정도 후에는 데일리 콘텐츠를 유통해서 수익 내려 한다.

녹음 서비스는 뭔가?
오디오북이나 관련 책에 포함되는 오디오, 매체가 많아지니 거기에 들어가는 내레이션, 홍보 영상 등에 입힐 내레이션 등 다양하다. 보통 음성을 녹음하고 싶은데 어디에 맡겨야 할지, 누가 해줄지, 비싸지 않을까 많이 고민한다. 보통 5분짜리에 최소 30만원 이상 나온다. 우리는 이걸 앱 플랫폼으로 만들어 가격을 낮추려고 한다. 이쪽으로 2년 강화해서 수익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젊은 감각으로 해드리고 중국어 같은 서비스도 되니 좋아하시더라. 개인이 필요로 하는 경우도 많다. 관광단지 설명서, 화장품 가게 설명서, 강사 교지에 들어갈 녹음들, 개인 프레젠테이션에 들어갈 내레이션 등등.

지금 데일리 앱에서 어떤 콘텐츠를 볼 수 있나?
뉴스나 영어 같은 어학, 대학 방송들이 들어와 있다. 앞으로는 연예인 라디오 방송 같은 느낌이나 오디오북 레시피 같은 말랑말랑한 콘텐츠를 선보이려 한다.

초기 투자를 받아서 수월하게 시작했지만, 계속 장애물은 나타났겠지?
사실 돈과 관련된 점은 스타트업 회사 입장에서 계속 어려운 부분이다, 하하. 한 달에 돈 걱정 안 하는 날이 3일이다. 월급 주고 다음 날과 그다음 날. 이제 좀 익숙해진 거 같다. 아나운서나 콘텐츠를 모으는 것도 힘들었다. 우린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으니까. 마침 우리가 하려고 할 때 비슷한 플랫폼을 내려는 회사가 있었다. 돈도 많이 투자받아 유명 아나운서도 섭외한다고 하고.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잘되는 분이 더 잘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아니었다. 능력이 있지만 들어가지 못한 분들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아나운서 학원 졸업생도 데리고 와서 교육한 후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콘텐츠가 모이다 보니 점점 아나운서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메이저 방송사 아나운서 분도 연락해주시고.

첫 수익을 기억하나?
자잘한 수익은 있었지만, 규모가 있는 수익은 아이들 출판물 녹음을 맡았을 때였다. 녹음은 많이 해봤지만 일을 내가 다 조율해서 총괄 진행한 적은 처음이었다. 심지어 외국인도 모아서 녹음 샘플도 만들어야 했다. 처음이라 부담이 되긴 했다. 어린 사람이 어른인 척해야 하는 느낌이었으니까. 다행히 만족도가 높아서 주변에 소개해주시고, 2차 3차로 녹음을 의뢰해주셔서 행복했다.

자리를 잡고 성장하는 상태로 보인다. 주변에서 스타트업 관련해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도 늘었겠다. 물어보면 뭐라 답하나?
얼마 전에 법인 1년이 됐고, 준비 기간까지 하면 2년 정도 지났을 뿐이다. 우리도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2년은 똑같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말해주는 게 조심스럽다. 항상 내가 하는 말은 있다. 세상에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고민할 시간에 차라리 경험해보고 아니면 툴툴 터는 게 낫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하더라도 고시를 공부하는 마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거 하면 나는 팡, 성공할 거야 하는 마음. 안 된다고 해서 그 사람 인생이 실패한 것도 아니니까.

직접 해보니까 요즘 스타트업이 흐름으로 느껴지나?
붐을 많이 느끼긴 한다. 모두 자신이 될 거라 생각한다. 굉장히 좋은 자세지만 위험한 부분도 있다. 나라나 외부에선 다 마크 저커버그가 돼라 하고, 카카오톡을 만들라고 하는 등 뭔가 부풀리는 분위기가 있다. 그래도 요즘 좋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백화점보다는 소소하게 동네 예쁜 꽃집을 만들려고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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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김린용
Editor 김종훈

201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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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에 위치한 카페 니벨크랙의 콘셉트는 확실하다. 축구공 모양의 유리컵과 축구화에 식물을 키우고, 전 세계에서 공수한 축구 상품과 축구 관련 서적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공간 한쪽에선 다양한 팀의 축구 유니폼도 판매한다. 이곳을운 영하는 니벨크랙의 대표 이신재는 자신을 축구광이라고 지칭한다. 축구가 좋아서 축구로 밥 벌어먹는 사람. 이신재를 만나 물었다.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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