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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와 AB형

서강준의 순수

누나들은 서강준을 아이처럼 대한다. 더럽혀지면 안 되는 아이. 서강준은 정말 그렇다. 우유 같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흘러내릴 것 같다. 그런데 AB형이다. 그래서 좋다. <아레나>는 남자 잡지니까.

UpdatedOn August 27, 2014

흰색 재킷·니트 톱·쇼츠는 모두 준 지, 흰색 슈즈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서강준은 흰색 나이키 티셔츠를 입고 왔다. 바지는 검은색이었다. 밑단을 접어서 복사뼈가 보였다. 얼굴은 작고 맑았다. 눈치도 좀 보고 잘 웃었다. 뭐 그냥 그랬다는 거다. 특별한 건 없다. 서강준만큼 잘생긴 남자 배우는 많이 봤다. 그런데 서강준은 조금 달랐다. 그게 뭔지 모르겠다. 어떤 사람은 잘생겼는데 세련되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그 반대며 또 어떤 사람은 그저 연예인 같다.

서강준은 평범한 동네 동생 같으면서 TV 스타 같기도 하고 또 아무렇지 않게 새우깡을 들고 신사동 가로수길을 걸어갈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까 뭐랄까, 그저 미소년 같을 줄 알았는데 미묘하게 다층적이었다. 같이 피자를 먹었는데 마지막 하나까지 먹은 다음 옆에 있는 크리스피 도넛을 먹었다. 그렇게 먹어도 저렇게 마를 수 있나, 생각하다 보니, 그래 젊지, 젊어, 서강준은 젊다.
좋은 친구라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여자면 서강준과 사귀고 싶을 거다. 다행이다. 내가 남자라서.


인기가 왜 그렇게 많아요? 누나들이 열광하던데요.
남자로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동생으로 예뻐해주시는 것 같아요.

여러 감정이 섞여 있겠지. 민율이 좋아한 거랑은 다를 거예요.
에이.

만나자는 누나는 없어요?
없어요. 만날 시간도 없어요. <룸메이트>, 드라마 촬영, 화보 촬영 때 빼고는 멤버들이랑 연습실 아니면 숙소에 있어요.

포미닛 남지현 씨 자주 만나죠?
네. 주말드라마 같이 해요. 예뻐요. 착하고.

그런데 상대가 세던데. 드라마에서 박형식 군과 삼각관계라면서요?
네.

지현 씨가 예쁜 건 저도 아는데, 그래도 복 받은 거 아닌가? 서강준, 박형식과 삼각관계라니.
하하. 그건 지현 씨한테 물어봐주세요. 복 받았다고 생각하는지.

그렇죠? 그쪽한테 물어봐야겠죠? 하하. 삼각관계는 늘 한쪽으로 기울잖아요. 지현 씨는 어느 쪽으로 기울까요?
드라마에서요?

뭐야? 그럼 설마 현실에서?
하하. 아니에요. 그런데 주말드라마라서….

주말드라마라서?
드라마 제목이 <가족끼리 왜 이래>니까 가족 중에 누군가와 맺어지지 않을까요? 음… 그냥 보세요. 저도 아직 몰라요.
촬영 시작한 지 일주일 됐거든요.

일주일에 며칠 찍어요?
4일 정도 찍는 것 같아요.

맡은 역할이 뭐예요?
젊은 CEO요.

아, 갈등 유발하겠구나.
드라마니까요.

그런데 왜 주말드라마예요? 주말드라마는 올드한 느낌이 있잖아요. 월화드라마나 수목드라마가 어울릴 것 같은데요.
그래요? 주말드라마는 어른들도 많이 보시잖아요? 저는 그게 좋은데.

고민이 없죠? 하는 일이 다 잘되니까. 그렇게 보여요. 아닌가? 내가 잘못 보는 건가?
고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혈액형이 AB형이라면서요?
네.

원래 AB형이 본인은 태평하고 주변 사람이 힘든 거 아닌가요? 농담이에요.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요.

같이 출연하고 싶은 여자 연예인은 누구예요? 라는 질문 많이 받았죠? 인터뷰를 70번 정도 했다면서요.
네.

그러면 이렇게 대답했겠네요. 다양한 배우와 호흡을 맞추고 싶습니다, 라고. 네.이럴 거야? 그렇게 뻔하게 대답할 거예요?
하하. 그런데 진짜예요.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니까.


톱은 살바토레 페라가모, 팬츠는 푸시버튼 제품.

박형식 군은 제국의 아이들 멤버고 강준 군은 서프라이즈 멤버잖아요. 제국의 아이들은 말 그대로 아이돌이고 서프라이즈는 연기자 그룹이란 말이에요. 비슷하지만 다른데 촬영장에서 만났을 때 어땠어요? 뭔가 달라요?
네. 달라요. 연기하는 제 또래 친구들의 분위기가 있고 아이돌은 그들의 분위기가 있어요.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려운데 느낌이 달라요. 형식 씨가 아이돌인 걸 알고 만나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뭔가 다른 분위기를 느꼈어요.

젊은 가수 그룹을 ‘아이돌’로 통칭하잖아요. 젊은 연기자 그룹을 칭하는 용어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희가 서프라이즈잖아요.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앨범도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서 ‘액터테이너’라고 회사 대표님이 신조어를 만드셨어요. 액터와 엔터테이너를 합친 거죠.

신기하다. 보통 노래를 부르다가 연기를 하는데, 서프라이즈는 연기를 하다가 노래를 부르네. 다섯 명이 전부 한 회사에 소속돼 있어요?
네. 판타지오.


하하. 재미있는 회사네.
네. 저희도 재미있어요.

그런데 연기하다가 갑자기 무대 위에서 춤추는 모습이 상상이 돼요?
그런데 장르가 댄스는 아니에요. 어떤 방향으로 갈지 멤버들이랑 회사 분들이랑 아이디어 회의하고 있어요.

멤버 다섯이 누우면 꼭 들어맞는 방에서 합숙한다고 들었어요. 굳이 왜 그래야 하지?
큰 집에서 살 필요가 없으니까. 집이 크면 청소하기도 힘들고 작은 집이 좋아요. 사는 게 목표가 아니라 팀워크를 맞추는 게 목표예요.

두세 달 사이에 굉장히 주목받는 존재가 됐어요. 서프라이즈 멤버들이… 그래도 부럽기는 할 거예요?
부러워한다기보단 자극이 됐을 것 같아요. 그랬으면 좋겠고요.

수익은 어떻게 나눠요?
개인 활동은 개인이.

앞으로 돈을 많이 벌 것 같은데 많이 벌면 뭐 사고 싶어요?
한강이 보이는 집이요.

왜요?
석양이 좋아요.

석양이 왜 좋아요?
마음이 편해져요.

30억만 벌면 되겠다.
그렇게 많이 있어야 해요? 저는 집은 작아도 되는데.

한강이 보이는 집 중에 평수가 작은 건 없어요.
그래요?

당연하죠. 개그맨은 배우를 보면 연예인 같다고 하고, 배우는 개그맨 보면 연예인 같다고 한다던데, 좋아하는 개그맨 있어요?
(조)세호 형. 정말 웃겨요. 특히 자학 개그. 표정이 불쌍한데 그게 정말 재미있어요. 세호 형은 항상 남을 재미있게 해주려고 해요. 그래서 그 형이 좋아요.

회 좋아하세요?
좋아해요.

회 밑에 까는 무 있잖아요. 세호 씨는 무 같아요. 강준 군은 회 같고. <룸메이트>에서 강준 군이 왜 빛나겠어요? 무 덕분이지. 잘하세요, 무한테.
네. 형 얘기 더 해도 돼요? <룸메이트> 촬영할 때 형은 항상 궂은일을 주도해서 해요. 물건을 사야 하거나 청소를 해야 할 때 형이 늘 앞장서요.

<룸메이트>에 어리바리하면서 가끔 명석한 기자가 등장하면 어떨 것 같아요? 저 같은….
재미있을 것 같아요. 특이하잖아요. 세호 형 같으면서도 세호 형과 다른 캐릭터가 될 것 같아요. 회 먹을 때 보면 꽃 모양으로 깎은 당근 있잖아요?

당근? 하하하하. 연기는 죽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 아니면 마흔 즈음에 펜션 사업을 한다거나 뭔가 다른 걸 하고 싶어요?
하하하. 펜션 사업은 생각도 안 해봤는데 하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저는 오래 연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배우만큼 매력적인 직업이 없는 것 같아요.

운동 좋아하세요?
축구 정말 좋아해요.

명절 때 아이돌 올림픽 하잖아요. 나가고 싶지 않아요?
<우리 동네 예체능> 나가고 싶어요.

섭외 들어와도 바빠서 못할 것 같은데요.
드라마 촬영도 시작했고 <룸메이트>도 하고 있으니까 시간이 안 맞을 것 같긴 한데, 하지만 언젠가 꼭 나가고 싶어요. 박지성 선수가 하는 자선 경기에도 나가고 싶어요. <런닝맨> 팀은 나가잖아요.

잘할 자신 있어요?
열심히 할 자신은 있어요.

박지성 선수가 이 인터뷰 보고 연락하면 좋겠어요.
정말. 박지성 선수랑 친한 누구라도 보면 박지성 선수한테 이야기하겠죠?
제일 좋아하는 축구 선수는 누구예요?
손흥민이요.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서강준이랑 남지현이랑 맺어지면 좋겠어요.
왜요?

박형식은 <아레나>에 안 나왔으니까.
그게 다예요?

photography: 이상엽
editor: 이우성
Stylist: 배보영
Hair: 지경미(요닝)
Make-up: 정은경(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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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이상엽
Editor 이우성
Stylist 배보영
Hair 지경미(요닝)
Make-up 정은경(요닝)

2014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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