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EP The New Grand Cherokee
지프를 볼 때마다 전쟁 영화가 떠오른다. 혹독한 전장을 누비며 총탄을 몸으로 받은 박력. 지프는 전쟁과 함께 태어나 전쟁 속에서 성장했다. 지금은 평화로운 지역이 다수지만 그 본성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그랜드 체로키는 미국 해병대 같은 강단에 고급스런 치장을 더한 차다. 해서 다분히 미국적이다. 거대한 덩치, 육중한 몸을 움직이는 넉넉한 출력, 엉덩이를 감싸는 나긋나긋한 승차감…. 새로 출시한 뉴 그랜드 체로키는 여전히 미국적이지만, 좀 더 다듬었다. 투박한 외모를 조금 날카롭게 정제했다.
주행 감각은 8단 자동변속기로 예리하게 벼렸다. 커프링크스처럼 반짝이는 LED와 수트 깃처럼 반듯한 그릴은 뉴 그랜드 체로키의 패션 포인트. 3.0리터 디젤 또는 3.6리터 가솔린 엔진이 심장이다. 디젤이든 가솔린이든 안전 편의 장치 60종이 험로든 아니든 편안하게 모신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6천8백90만원부터.
PORSCHE Panamera Executive
파나메라는 4인승 쿠페다.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내놓은 두 번째 캐시카우다. 카이엔과 파나메라 덕분에 포르쉐는 배부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스포츠카 만들던 솜씨가 무뎌진 건 아니다.
파나메라는 911의 덩치를 키우고 뒷문을 만들었다 해도 무방하다. 자리에 앉는 순간 포르쉐의 공기가 몸을 감싼다. 스티어링 휠이 긴장감 있고, 가속페달 응답성 또한 스포츠카 못지않다.
사실 큰 덩치는 부담스럽다. 대신 그만큼 공간이 넓어 가족을 태워야 하는 부담을 덜었다. 파나메라는 2세대로 재탄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쇼퍼드리븐(차주가 기사를 두고 뒷좌석에 타는 차)’용 모델을 내놓았다. 꾸밈말
‘이그제큐티브’를 덧붙인 파나메라다. 길어진 이름처럼 뒤를 150mm 늘렸다. 뒷좌석 공간을 위해서다. 포르쉐를 사서 기사에게 몰게 하는 건 안타깝지만 포르쉐가 노리는 지점은 명확하다. 부가세 포함 2억5천6백90만원부터.
BMW X5
이제 3세대다. 그동안 X5는 전 세계에서 1백30만 대 이상 팔렸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앞으로 더 팔릴 게다. 3세대로 거듭나며 3종류가 국내에 들어왔다. 30d 5인승은 가장 많이 팔릴 모델이다. 30d에
3열 시트를 추가해 7인승 모델도 내놓았다.
BMW 모델에서 고성능 버전이 빠지면 섭섭하다. M50d(M 퍼포먼스 모델이라 앞에 M이 붙었다)는 스포츠 성능을 강조한 X5다. 기본, 효율, 고성능으로 모델을 구분했다. 외형은 전 세대에 비해 좀 길어졌다. 전조등도 옆으로 찢어 전폭이 커진 느낌도 준다.
플래그십 정도 되면 클수록 이득이다. 그럼에도 연비는 리터당 12.3km를 뽑았다. 이제 SUV가 연비 먹는 하마로 불릴 때는 지났다. 승차감은 조금 너그러워졌다. X6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을 위해 차별성을 뒀다(고 짐작한다). 스포츠 감각은 X6에게 미루고 패밀리카로서 군림하려 한다. 군림할 게다. 골렘 같은 X5를 마음에 품은 남자들이 꽤 되니까. 가격은 부가세 포함 9천3백30만원부터.
AUDI Q3 Off-road Edition
Q3가 출시했을 때 남자는 외면했고 여자는 환호했다. 둘 다 구매 능력과는 상관없었다. 그냥 성향이 그랬다. 아우디는 여자에게 호감도가 높다. Q3는 더 높다. 앙증맞은데 아우디답게 우아하다.
첫 차로 갖고 싶은 차로 손에 꼽혔다. 단 예쁘지만 강렬한 느낌은 적다. 해서 Q3의 에디션이 나왔다. 오프로드 에디션이다.
이름만 대충 붙인 게 아니다. 알루미늄도 붙였다. 싱글 프레임 그릴과 범퍼, 디퓨저, 루프 레일 등등. 갑옷을 두른 듯 오프로드용 키트도 장착했다. 오프로드 전용 18인치 휠, 험로 주행 때 차량을 보호하는 휠 아치 및 전용 범퍼까지. 서스펜션도 오프로드용으로 조절했다. 1백 대 한정이었다.
무심코 보면 Q3지만, 그냥 Q3가 아니다. 모델은 177마력과 140마력 두 가지다. 둘 다 아우디의 자랑 2.0 TDI 엔진을 물렸다. 7단 S트로닉 변속기와 콰트로 시스템은 여전하다. 부드럽고 진중하게 달린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천2백50만원부터.
MERCEDES-BENZ GLK Class
조용한데 존재감 있다. 그런 사람도, 제품도 있다. GLK가 그렇다. 남자 셋이 모여 SUV에 관해 얘기한다 치자. 레인지로버, 지프, BMW, 아우디… GLK는 바로 거론되는 차는 아니다.
하지만 도로에 GLK가 지나가면 괜히 한 번 더 보게 된다. 첫손에 꼽진 않지만, 누군가 타면 부러워 쳐다보게 되는 차. 도심형 SUV답지 않은 외모이면서 또 보면 도심에 더 어울린다.
벤츠라는 브랜드 네임과 엮인 탓일까. 혹은 유행과 동떨어진 외관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게 GLK는 자신만의 영역을 그었다. 알 만한 사람은 안다. GLK는 그냥 그런 구색 갖추기 SUV가 아니다. 벤츠의 사륜구동 시스템 4매틱으로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G클래스의 험로 주파 실력도 물려받았다. 독일 사람이 먼저 인정했다. GLK는 G클래스와 함께 ‘2013 올해의 SUV’로 뽑혔다. 독일 잡지 <오프로드>에서 독자 7만여 명에게 설문한 결과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천7백30만원부터.
Photography: 기성율
Editor: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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