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담배 가게 아저씨

내 나이쯤 되니 예전처럼 담배 피우는 남자가 멋있어 보이진 않는다. 어렸을 때나 긴 손가락에 뽀얀 연기 어쩌고저쩌고 하며 멋있다고 생각하지, 이제는 저 담배 연기가 얼마나 피부를 썩게 만들까 하는 생각뿐이다. <br><br>[2007년 8월호]

UpdatedOn July 23, 2007

Editor 김민정

내 나이쯤 되니 예전처럼 담배 피우는 남자가 멋있어 보이진 않는다. 어렸을 때나 긴 손가락에 뽀얀 연기 어쩌고저쩌고 하며 멋있다고 생각하지, 이제는 저 담배 연기가 얼마나 피부를 썩게 만들까 하는 생각뿐이다. 하지만 ‘시가’는 다르다. 담배가 고등학생 시절 로망 정도로 남아 있다면 시가는 40대 초반의 중후함이 배어 나오는 섹시한 남자를 떠올리게 한다. 더 나이 들면 이 환상마저 깨질지 모르지만. 시가를 피는 건 엄두도 안 나던 차에 ‘서울시가클럽’에서 초대장을 받았다. 이곳에서 직접 시가를 만들어보는 이벤트가 열린다는 것이다. 그것도 쿠바에서 날아온 장인 알프레도 피노 씨의 지도 아래 말이다. 시가는 한 나무에 자랐지만 햇빛을 받는 정도에 따라 서로 기능이 다른 5장의 잎으로 만들어진다. 우선 시가 속에는 쉽게 잘 타는 볼라도, 아로마 향을 내며 시가 맛을 결정하는 세코, 천천히 타면서 강한 맛을 내는 리게로가 들어간다. 담배도 못 피우던 내가 묵직한 시가를 물어보았다. 담배가 폐로 연기를 마시는 것이라면 시가는 코로 향을 음미하는 것이란다. 그 맛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오히려 이 마감에 그 시가 한 대가 생각나다니.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흡연은 키스할 대상이 없을 때 꼭 필요한 것”이라 했다. 이게 나의 흡연 이유가 될는지도 모르겠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김민정

2013년 05월호

MOST POPULAR

  • 1
    Euphoria at Anantara
  • 2
    비섹스남의 성생활
  • 3
    제 점수는요
  • 4
    진짜 K-팝은 발라드다
  • 5
    ART PIECES

RELATED STORIES

  • BEAUTY

    파티를 닮은 향 5

    뜨겁게 무르익은 파티의 밤, 함께 취하고 싶은 매혹적이고 관능적인 향.

  • BEAUTY

    집 안을 가득 채우는 향

    쌀쌀한 바람에 마음마저 건조해지는 이맘때, 따뜻하고 싱그러운 향은 집 안의 온기와 무드가 된다.

  • BEAUTY

    소중한 피부를 지켜주는 고영양 크림 4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는 날씨에 쉽게 거칠고 주름지는 피부를 위한 고영양 크림.

  • BEAUTY

    탬버린즈 퍼퓸 컬렉션 팝업

    전시와 향으로 표현한 위안의 감정.

  • BEAUTY

    뭉근한 잔향이 매력적인 인센스 추천

    유려하게 피어오르는 섬세한 연기가 남기는 뭉근한 가을의 잔향.

MORE FROM ARENA

  • AGENDA

    10 Favorites

    2016 F/W 시즌, 눈여겨봐야 할 열 가지 사소한 트렌드.

  • CAR

    큰 차 큰 기쁨

    큰 차의 기쁨은 직접 타보고 내려보고 몰아봐야 알 수 있다 . 길이 5m가 넘는 미국산 대형 SUV를 타고 서울 시내를 누비며 느낀 점들.

  • AGENDA

    HOW COME?

    12월의 새로운 테크 제품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

  • DESIGN

    大字報 대 자 보

    브랜드의 정체성을 응축한 로고를 새겨 세상에 널리 알리다

  • FASHION

    향이라는 우아한 힘

    프랑스 오뜨퍼퓨머리 브랜드 아뜰리에 마떼리의 창립자 베로니크 르 비한을 만났다. 그녀와 나눈 눈에 보이지 않는 진정한 럭셔리에 대하여.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