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이지영
인생 자체가 아예 안 풀리던 시절이 있었다. 어쩜 그리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지 그때는 빙그레에서 나온 엔초를 입에 달고 다녔다. 산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쓰다고 느꼈기 때문에, 단맛으로는 최강이었던 엔초가 필요했던 셈이다. 얼마나 나아졌을까. 그럭저럭 최악의 불행은 피해가며 살고 있는 요즘, 더는 엔초를 먹지 않는다. 그렇게 강력한 단맛 없이도 보란 듯 살아갈 수 있게 된 덕분이다. 그런 내가 최근 들어 먹게 된 아이스크림은 하겐다즈에서 나온 크리스피 샌드위치 스트로베리다. 얇게 구운 과자 사이에 화이트 크림으로 코팅된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이 지금 내 인생의 화려함을 말해주는 것만 같다. 들리는 얘기로는 1년에 단 한 번, 그것도 가장 알맞은 시기에 수확한 생딸기가 그 안에 들었다고 한다. 즉 딸기 인생의 황금기가 이 안에 20%나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걸 마구 마구 먹고 있는 지금의 나 역시 인생의 화양연화에 와 있는 건 아닐까. 왠지 기분이 으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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