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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기에 아부란 것과 타협할 일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사회생활은 곤고하기 그지없으며, 그 기세 또한 언제든 맥없이 꺾일 수 있다. 제아무리 최고의 실력자라도 상사가 인정하고 기회를 주지 않으면 꿰지 못한 구슬 서 말에 불과하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도 권유했듯 출세를 하려면 아부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중요한 건 마음이니 넘치는 실력에 적당한 아부까지 갖춰보자. 넘지 못할 산은 없고 꿰지 못할 구슬은 없을 테니.
통(通)하는 아부 처음은 모두 힘들다. 하지만 처음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단번에 간과 쓸개를 내놓지 마라. 무조건 갈등을 피한다고 해서 완벽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아부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며 그 수위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관건은, 아부를 하되 목표 의식과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부의 최선은 아니다. 적절한 수위를 정하고 그 안에서 상사를 인간적으로 대해보자. 예를 들어, 과도한 업무로 힘들 때 한 번쯤 상사를 향해 “부장님 밑에 있어서 이렇게 편할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해보자. 다들 힘들지만 서로 믿음을 가지는 건 좋은 일이다. 이건 아부가 아니다. 한 인간에 대한 동의다. 이것이 첫 번째 단계다.
투사법적 아부 상사를 기분 좋게 만든다는 건, 때론 자기상실감에 빠지게 하며 스트레스를 양산하기도 한다.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부라고 생각하는가. 무조건 상사에게 맞추려다 보면 자존심은 땅에 떨어진다. 또 자신의 기분보다는 상대방의 기분을 체크하는 희생적인 사고방식으로 ‘자멸적 아부’에 익숙해진다. 상사의 마음이 언제 바뀔지 모른다는 조바심에 정신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그럼으로써 당신의 허리는 굽게 되고, 손가락 지문은 사라지게 되는 고전적 아첨꾼이 되어버린다. 좋은 부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사와의 정확한 지도 구성이 필요하다. 그에게 인간적으로 말하되 그 인간적임을 마음속 깊이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장 쉬운 아부는 상사를 상사로, 선배를 선배로 대하는 것이다. 가끔은 아니꼽기도 하겠지만 그 자리에 당신의 아버지가 계신다고 생각해보자. 어느 쪽 입장이 되느냐에 따라 마음의 관대함이 수시로 바뀔 테니. 어차피 당신이 갈 자리도 거기고, 당신이 그 자리에 앉아도 똑같은 행동을 할지 모른다. 그리고 자멸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를 아주 융통성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니, 실제로도 그렇다. 이제 아무리 남들이 침에 발린 소리라고 해도 이미 당신의 자존감은 저 높이 추로 매달아놓았으니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한계를 뛰어넘은 아부 자, 어느 정도 인간적인 말을 던짐으로써 당신을 노려보던 상사의 눈동자가 제자리로 돌아갔는가. 그러면 이제 주위의 동료들을 둘러보자. 빈축과 비난의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당신의 이름 앞에 간도 쓸개도 없는 놈이라는 별칭이 붙지는 않았는가. 이제 또 다른 단계가 필요하다. 적절한 입놀림으로 상사의 마음속 깊이 박힌 당신의 이름 석 자가 흔들림 없다면 이제 아부를 뛰어넘은 쿨한 사원이 되어보자. 모두 고개 숙인 회의 시간, 당당히 ‘노!’라고 말해보자. 상사에겐 긴장감을, 동료들에게는 달타냥의 등장 같은 위로감을 줄 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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