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 보인다. 화장 지운 게 더 예쁘다.
못 알아보는 건 아니고? 사실 화장할 줄 모른다. 지금은 차려입었지만, 평소에는 ‘추리닝’만 입고 다닌다.
왜 안 꾸미지?
귀찮다. 무대 오를 때 너무 꾸미니까.
질렸구나.
무조건 편하게 다닌다. 힐은 1년에 한두 번 신을 정도다. 치마도 안 입는다. 청바지와 흰 티셔츠, 운동화가 내 드레스 코드다.
보이는 것에 민감하지 않나?
아니,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평소에도 남의 시선 걱정하며 살면 미칠지도 모른다.
한국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그럼 나를 바꿔야 하는데,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연예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신경 써야 할 것도 충분히 많다. 혼자 산책 다니고, 영화도 보고 이태원에 혼자 밥 먹으러 가고 그런다.
혼자 밥 먹는 건 쉽지 않은데.
가서 포장해 온다. 먹는 걸 되게 밝힌다.
근데 왜 살이 안 찌나? 여자 연예인들은 늘 많이 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다들 날씬하다.
솔직히 살이 안 찌는 체질이다. 부모님께 감사할 일이지. 그래서 편하게 먹는다. 먹는 만큼 찌면 정말 큰일 날 거다.
혼자 사는 건 어떤가?
싫다.
왜?
평생 가족과 함께 살았으니까.
20대 중반이 되면 독립하고 싶고, 혼자 살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
아우, 하지만 부차적으로 신경 쓸 게 너무 많다. 특히 살림. 쉬는 날 청소하고, 빨래하고, 쓰레기 비우면 하루가 다 간다.
깔끔한 편이네.
에이, 그럼. 그래도 여자인데.
혼자 노는 게 잘 맞나봐?
은근히 그렇다. 일할 때는 주변에 사람들이 많으니까. 혼자 있는 시간이 소중할 때가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별로 없구나.
쉬는 날 밖에 나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그냥 집안 일 하고, 시간 남으면 VOD로 영화 본다. 작년까지 라면도 못 끓였는데, 이제는 먹고살아야겠다 싶어서 요리도 한다.
라면을 왜 못 끓이나? 그 쉬운 걸.
요리를 전혀 못했다. 아무것도 할 줄 몰랐는데, 이러다 굶어 죽겠더라고.
주문해 먹으면 되잖아?
음…. 그렇지만 요즘 요리를 하는데 재밌다. 치즈돈가스도 만들어 먹을 정도다.
치즈돈가스는 어려운데?
돈가스 튀겨서 치즈 올리고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굳이 치즈가 돈가스 안에 있어야 하나?
미식가는 아닌가 보네.
아니다. 뭐든지 다 맛있다. 난 항상 배가 고프니까.
혼자 놀다 보면 연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잖아?
물론 그렇지. 올해는 꼭 연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시간이 아깝다. 스물여섯 살은 평생 단 한 번뿐인데, 지금 얼굴이 영원하지는 않을 텐데.
어떤 남자랑?
어떤 상황에서든 날 놔주지 않는 남자라면 당장이라도 연애할 것 같다.
집착하는 남자 말하는 건가?
집착은 싫다.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서로의 공간이다. 아무리 좋아도 상대의 공간을 침범하면 안 된다.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하는 남자가 좋다. 사소한 행동에서 마음이 묻어 나오는 사람.
말 많으면 별로 안 좋아하겠다.
웃긴 남자는 좋다. 재밌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한마디 툭 던졌는데 웃긴 사람이 좋다.
내가 그렇지.
하하. 나도 나름 웃기다. 근데 기자님은 왜 나를 인터뷰하고 싶었나?
예쁘니까.
실제로 만나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난 상남자다. 사람들이 보는 이미지와 본래 내 모습은 무척 다르다. 난 새침데기 타입은 절대 아니다.
흰색 레이스 드레스는 베스트드레서 제품.
새침데기같이 생겼는데, 터프하구나?
어려서부터 톰보이였다. 치마 안 입고, 인형 갖고 논 적도 없다. 레고 같은 걸 좋아했지.
남자 형제 있나?
남동생. 아들처럼 예뻐하며 키웠다.
나이 터울 많이 나나?
두 살. 근데 아들이라고 부른다.
왜?
모르겠다.
두 살 차이면 엄청 싸우던데.
동생이랑 크게 싸워본 적이 거의 없다.
동생이 착한가?
내가 착한 거지. 동생이랑 잘 맞는다.
함께 클럽도 가고.
아니 왜 남동생이랑 클럽을 가?
그냥 간다. 동생이랑 동생 여자친구랑, 친구들이랑 함께. 일단 안전하니까.
하지만 민망하잖아?
전혀. 미국에서 자라서 그런가? 동생이 스무 살 되던 해부터 자주 갔다. 작년 여름에도 갔고, 근데 한국 남매들은 같이 클럽 안 가나?
절대 그럴 일 없다. 누나가 내 앞에서 춤추는 건 차마 못 보겠다.
남동생이 여자친구 앞에서 춤추고 그러면 같이 놀아주곤 하는데.
NS윤지는 섹시 가수로 불리지만, 실제로 노출하는 건 못 봤다.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조금은 그렇다. 섹시한 이미지에 거부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노출하고 싶지 않다.
어떤 부분에서 보수적인가?
가족? 한국적인 가치관이다. 항상 가족이 우선이다.
정치 성향도?
한국의 정치나 경제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모르지만 뉴스라도 봐야 할 것 같아서, 8시 뉴스는 꼭 챙겨보려고 한다.
인터넷 뉴스 보면 되지.
항상 보고, 듣고는 있다. 너무 모르면 안 되잖아.
혼자 있을 때 집에서 오락 같은 건 안 하나?
영화 좋아한다. 미국 드라마도 좋아하고. <그레이 아나토미>
남성적인 성향인 것 같다.
맞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같은 전쟁 드라마 좋아한다. 예전에는 군대도 가고 싶어 했다.
진짜?
응 여군. 근데 부모님이 말리셨다. 한국 사람이면 한번은 겪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운동도 좋아한다. 고1 때까지 농구 선수였다. NBA 좋아하고, 차도 좋아한다.
무슨 차 좋아하나?
포드의 에스컬레이드같이 크고 폼 나는 차. 롤스로이스의 팬텀은 완전 좋고.
남성적인 성향의 여자들은 반대되는 성격의 남자를 만나더라.
남자다운 사람 좋아하는데? 예민한 사람 별로 안 좋아한다.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
결단력 있고, 고집 있는 사람?
웬만큼. 내가 고집이 세기 때문에 상대방이 너무 세면 안 된다.
주관이 확실한 건 좋지. 흔들리면 안 된다. 계속 가수만 할 건가?
닥쳐봐야 알 것 같다. 사람 일이란 건 모르니까. 지금 좋아서 하고 있지만 내가 어디로 갈지, 어떤 길로 갈지는 나도 모르지.
그 길이 잠원동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웬 잠원동?
우리 사무실이 잠원동이거든.
아 진짜? 뭐야 아 웃겨.
- 검은색 드레스와 팔찌 모두 베스트드레서 제품.
- 보라색 드레스와 팔찌 모두 베스트드레서 제품.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김태선
STYLIST: 김경하
HAIR: 건형(순수)
MAKE UP: 강미(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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