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의 발견
1. 어깨선의 구멍
쇄골을 가로지르는 절개 라인에 구멍이 뚫려 있다. 찢긴 게 아니라 일부러 만든 거다. 허리춤에 꽂은, 혹은 팔뚝에 두른 음악 플레이어의 이어폰을 구멍으로 빼내라는 의도다. 굳이 저 좁은 구멍으로 이어폰을 끼우는 수고를 해야겠냐고? 뛰어본 사람은 안다. 고정하지 않은 이어폰 줄이 얼마나 거추장스러운 존재인가를.
땀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플레이 드라이 기술을 적용한 소재로 만들었다. 입체적인 절개 라인 덕에 몸에 자연스럽게 맞다. 뛸 때 펄럭거릴 일이 없다는 얘기다. 3만9천원 리복 제품.
2. 실용적인 뒷주머니
달리기할 때 의외로 불편한 건 앞주머니에서 출렁이는 필수 소품들이다. 여기서 말하는 소품이란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 그러니까 집 열쇠와 휴대폰, 음료수 하나 사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돈 또는 신용카드 같은 것들이다. 이 윈드브레이커의 뒷면 아래에는 지퍼 주머니가 있다. 앞보다는 뒤에 넣는 게 덜 거추장스럽다.
후드와 앞면, 등 윗부분을 시어서커 직조로 가공한 윈드브레이커. 땀을 빠르게 건조시키는 클라이마라이트 기술을 적용해 만들었다.
11만9천원 아디다스 러닝 제품.
3. 반바지의 속내
러닝용 반바지는 허벅지를 반 이상 드러낼 정도로 짧다. 옷이 펄럭이면서 생기는 마찰을 최소화해야 하니까. 그렇게 짧은 바지를 입을 땐 속옷에 신경이 곤두서기 마련. 그래서 속옷을 생략하고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이런 반바지가 나온 것이다. 수영복처럼 안에 속옷 실루엣의 내피가 달려 있다. 드로어즈 형태라 더욱 편안하다.
가볍고 유연한 우븐 소재에 드라이-핏 메시 소재를 옆선에 덧댄 반바지. 뒷면 엉덩이 윗부분에 수납용 주머니가 있다. 내부에 드라이-핏 스트레치 저지 소재의 브리프를 달았다. 5만1천원 나이키 제품.
4. 곳곳의 반사 원단
스포츠웨어에서 빠질 수 없는 디테일 중 하나가 바로 이 ‘스카치’다. 빛을 반사하여 밤이 되면 눈부시게 번쩍이는 바로 그 선. 주로 소매 부분이나 주머니 가장자리, 재봉선 등에 쓰인다. 이걸 굳이 쓰는 목적은 두 가지다. 원론적인 건 밤 운동 중 눈에 잘 띄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다른 이유이자 실질적인 목적은 ‘간지’라는 한 단어다.
소매를 지퍼로 탈착할 수 있는 점퍼. 어깨 부분의 사선을 따라 소매를 떼어내면 조끼로 변신한다. 수납공간도 다양해서 러닝할 때 말고도 쓰임새가 많다. 21만8천원 디아도라 제품.
기능의 발견
5. 주머니 속의 주머니
윈드브레이커 속 주머니를 열어보니 메시 소재의 작은 주머니가 하나 더 있다. 뛸 때 주로 활용하는 작은 사이즈의 MP3 플레이어를 넣을 수 있는 크기다. 밖으로 차거나 끼울 필요 없이 이 주머니에 쏙 넣으면 되니 참 간편하다. 두 번째 주머니 위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통풍을 위한 구멍처럼 생겼다 했는데 틀렸다. 이어폰을 뺄 수 있는 장치다.
상반된 색감의 러닝용 윈드브레이커. 앞뒤 길이에 차이를 두어 도약할 때 걸리는 느낌이 없다. 후드와 어깨 부분의 안감은 통기성이 좋은 메시 소재로 마무리했다.
11만9천원 뉴발란스 제품.
6. 겨드랑이의 메시
러닝용 티셔츠는 대부분 겨드랑이 부분의 소재가 다르다. 땀이 가장 많이 차는 곳이기에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이다. 구멍이 송송 뚫려 통풍이 잘되는 메시 소재를 단골로 활용하지만 ‘단순 망사’인 경우는 거의 없다. 수분을 밖으로 내보내고 빨리 마르는 특수한 기능을 입힌 ‘남다른 망사’만을 쓴다.
활동적인 배색이 돋보이는 티셔츠. 기능성 소재로 만들어 러닝 외에도 다양한 야외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4만2천원 아식스 제품.
7. 길이의 자유
반바지 밑단에 지퍼가 달렸다. 세로가 아니라 밑단 선을 따라 가로로 달린 거다. 여기에 저지 소재의 반 토막 난 레깅스를 연결할 수 있다. 그러면 긴 바지가 된다. 쌀쌀한 날에도, 더운 날에도 두루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발목 부분엔 통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세로로 지퍼를 달았다.
반바지인 동시에 긴 바지인 기능성 하의. 반바지는 신축성이 좋은 우븐 소재로, 아래 붙일 수 있는 레깅스는 저지 소재로 만들었다. 13만8천원 디아도라 제품.
8. 생략된 재봉선
밤이면 야광이 되는 스카치 장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절개선을 없애기 위한 테이핑이었다. 어깨와 목을 잇는 부분에 붙였다. 뛸 때 많이 움직이는 부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재봉하는 대신 테이핑한 것이다. 쇄골 부분의 피부가 쓸릴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모든 절개선을 그렇게 만든 티셔츠도 나오는 추세다.
통기성이 좋은 반소매 티셔츠. 땀을 흡수하여 금세 증발시키는 초극세 폴리에스테르 섬유, ‘드라이-핏’으로 만들었다. 쾌적한 기분으로 뛸 수 있다는 얘기다. 5만9천원 나이키 러닝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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