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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STORY IN ART -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 속 브리오슈

On April 20, 2016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빵 중 하나인 브리오슈. 고소한 버터의 풍미와 보드랍게 찢어지는 빵 결이 생각만으로도 군침 돌게 하는 브리오슈가 어떤 빵인지, 또 마네의 작품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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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지.”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 얘기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그녀의 망언이다. 이 말에 대해서 ‘마리 앙투아네트는 실제로 이 말을 하지 않았다’, ‘의미가 와전되었다’ 등 무수히 많은 논란이 있다. 그리고 대표적인 논란 중 하나는 여기서의 ‘케이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케이크’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케이크라고 알려진 ‘어떠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눈치가 빠르다면 이미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 문장 속 케이크는 ‘브리오슈’가 잘못 해석된 것이라는 의견이 꽤 지배적이다. 이 주장 역시 진위를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브리오슈에 대해 추측할 수 있다. 브리오슈는 그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온갖 산해진미는 다 맛보았을 당대 프랑스 최고의 권력자 중 한명이 즐겨 먹을 만큼 무궁무진한 매력을 지닌 빵이란 사실을. 그렇다면 브리오슈는 과연 어떤 빵일까?

브리오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단과자빵이다. 밀가루, 버터, 달걀, 이스트, 설탕 등을 넣고 만드는데, 버터와 달걀이 많이 들어가 부드럽고 고소하다. 앞선 일화에서도 볼 수 있듯 버터나 설탕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예전에는 왕이나 귀족만이 먹을 수 있었다. 만약 맛에 대한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면 식빵보다 좀 더 고소하고 살짝 단맛이 도는 빵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브리오슈의 모양은 굉장히 다양하다.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것은 ‘브리오슈 아 테트’. 머핀 모양의 반죽 위 작은 동그란 반죽이 올라간 눈사람 형태다. 가장 기본적인 모양이지만 국내 베이커리에서는 은근히 찾아보기 힘들다. 그 외에 왕관 모양의 ‘브리오슈 쿠론’, 원통 모양의 ‘브리오슈 무슬린’, 직사각형 모양의 ‘브리오슈 낭테르’ 등 수없이 많다. 기본 반죽의 맛이 여러 부재료와도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편이라 건포도를 비롯한 말린 과일을 넣거나 크림, 초콜릿 등을 올려 다양한 맛으로 즐기기에 좋다. 국내 베이커리에도 여러 가지 필링과 부재료를 첨가한 브리오슈가 많이 보급됐다. 프랑스에서는 주로 아침 식사나 식사에 앞서 식욕을 돋우기 위한 오르되브르 또는 간식으로 애용된다.
 

에두아르 마네, 
‘브리오슈 The Brioche’
1870년, 캔버스에 유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에두아르 마네, ‘브리오슈 The Brioche’ 1870년, 캔버스에 유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에두아르 마네, ‘브리오슈 The Brioche’ 1870년, 캔버스에 유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에두아르 마네, 
‘브리오슈가 있는 정물화 Still Life with Brioche’
1880년, 캔버스에 유채, 
개인 소장

에두아르 마네, ‘브리오슈가 있는 정물화 Still Life with Brioche’ 1880년, 캔버스에 유채, 개인 소장

에두아르 마네, ‘브리오슈가 있는 정물화 Still Life with Brioche’ 1880년, 캔버스에 유채, 개인 소장

귀여운 모양 때문일까, 브리오슈는 화가들의 정물화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 에두아르 마네, 조르조 모란디 등은 한 번 이상씩 자신의 정물화에 브리오슈를 등장시켰다. 개인적으로 많은 화가들의 작품 중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이 특히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브리오슈를 등장시킨 정물화는 대표적으로 1870년도의 작품과 1880년도의 작품이 있는데 이 두 작품은 비슷한 듯 다르다. 마네가 죽기 3년 전에 완성한 1880년도의 작품에서는 마네 화풍의 가장 큰 키워드인 ‘평면성’이 이전 작품보다 극적으로 드러난다. 중간 색조가 많이 배제된 큰 붓 터치가 이런 부분을 강조한다. 색감 역시 보다 밝고 신선한 색채를 사용해 마네 하면 떠오르는 특징들이 더 잘 살아 있다.

마네는 주로 도시와 사람을 많이 그렸는데 이에 못지않게 많이 그린 것이 정물화다. 이는 마네에 대한 당대의 비판이자 현재 마네를 표현하는 키워드인 ‘사실성’과도 연관된다. 역사나 신화같이 먼 세계의 이야기가 아닌 자기 시대의 평범한 도시인이 볼 수 있는 대상을 그림의 주제로 삼은 것이다. 마네는 정물화가 전체 작품 수의 ¼을 차지할 만큼 꽤 많은 양을 그린 편이다. 화가들은 보통 자신만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 때 구도와 대상을 자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정물화를 자주 그리는 편이다. 그래서 정물화를 연대별로 놓고 보면 그 작가의 화풍 변화가 잘 보인다. 1870년도와 1880년도에 그린 각각의 브리오슈를 소재로 삼은 정물화에는 가운데에 하얀 꽃 한 송이를 꽂은 눈사람 모양의 브리오슈 아 테트가 동일하게 등장한다. 그러나 겹겹이 쌓인 10년의 세월 동안 그만의 스타일이 더 확실히 정립된 모습이 동일한 소재의 두 작품 비교를 통해 단적으로 드러난다.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빵 중 하나인 브리오슈. 고소한 버터의 풍미와 보드랍게 찢어지는 빵 결이 생각만으로도 군침 돌게 하는 브리오슈가 어떤 빵인지, 또 마네의 작품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본다.

Credit Info

기획
양혜연 기자
사진
정지원
디자인
손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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