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무더운 날 가슴속까지 쨍하게 식혀주는 냉면이 여름 대표 메뉴인 것처럼 일본에서도 라면집 앞의 ‘중화냉면(히야시추카) 시작했습니다(冷し中華始めました)’는 문구와 함께 여름이 시작된다. 무더위로 입맛을 잃었다면 시원한 감칠맛으로 입맛이 당기게 하는 중화냉면이 제격이다.
중화냉면(히야시추카)은 중국에 없고 일본에만 있다?
중화냉면은 일본 라멘 문화가 형성된 시기에 생겨난 메뉴이다. 1933년 일본의 중국요릿집에서 창작되었는데, 한국의 냉면 혹은 중국의 면 요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설이 있으나, 일본 각지에서 비슷한 요리들이 독자적으로 발전해 명확한 유래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자장면이 중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한국화된 것처럼 중화냉면 또한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의 중화냉면 사랑이 대단해서 1995년에 중화냉면 애호가들에 의해 7월 7일은 ‘히야시추카의 날’로 일본기념일협회에 등록되었다. 이날이 24절기 중 소서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중화냉면이 맛있는 계절에 속하기 때문이다.
눈 덮인 후지 산의 모습을 한 중화냉면
그릇에 중화면을 사리 틀어 담고 채 썬 각종 채소, 달걀지단, 햄, 닭고기, 돼지고기, 새우 살 등을 둥글게 둘러 내어 차게 식힌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섞지 않고 건지와 면을 육수에 찍어 먹는 중화냉면. 각종 재료를 둥글게 둘러 담는 방식은 후지 산의 눈 덮인 모습을 이미지화한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후지 산이 위치한 관동 지방을 중심으로 중화냉면이 파생되었다고 유추하며, 다채로운 재료를 국수에 얹어 차가운 국물을 부어 먹는 여름 면 요리로는 일본 각지에서 맛볼 수 있으며 지역에 따라 다른 호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화면은 탄산수로 반죽해 쫄깃쫄깃~
밀가루를 탄산이 많은 알칼리성 물로 반죽하면 밀가루의 글루텐을 변형시켜 특유의 탄성과 맛이 증가된다. 중화면은 이에 착안하여 일본에서 만들어진 면으로 주로 라면과 야키소바 등에 사용되는 면과 같다. 중화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실제 중화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일본 내 중국 재료 상점을 통해 보급되었다.
중화냉면 만들기
재료 중화면 2인분, 닭 다릿살 200g, 생강·대파 약간씩, 오이 1개, 설탕·식초 1큰술씩, 소금 ⅓작은술, 토마토 ¼개, 달걀 2개, 소금 ¼작은술, 무순·겨자 약간씩
육수 간장·청주·치킨브로스 ½컵씩, 설탕 4큰술
1 육수 재료를 모두 냄비에 넣고 팔팔 끓인 뒤 냉장고에서 차게 식힌다.
2 닭 다릿살은 넉넉한 물에 생강과 대파를 함께 넣어 삶아 먹기 좋게 찢는다.
3 오이는 채 썰고 설탕과 식초, 소금 ⅓작은술을 넣어 고루 무친다. 토마토는 반달 모양으로 썬다.
4 달걀은 소금을 넣고 풀어 지단을 부쳐 채 썬다.
5 중화면을 삶아 찬물에 헹군다. (중화면은 모노마트 등 일본 식재료 전문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6 중화면을 그릇 중간에 담고 고명을 둘러 담은 뒤 육수를 자작하게 붓고 겨자를 곁들인다.
<심야식당> (아베 야로 지음, 조은정 번역, 미우)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열리는 ‘심야식당’이 있다. 찾아오는 손님은 밤늦게 일을 마친 샐러리맨부터 새벽녘에 집에 돌아가는 스트리퍼까지 모두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심야식당은 배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채워준다. 울면서 들어와 웃으며 돌아가는 신비한 식당으로 스트레스에 지친 모든 사람에게 한 알의 원기 회복제가 되어준다.
쿠킹 스튜디오 MAY’S TABLE의 대표 메이는
건강하고 행복한 요리를 만들고 공부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이며 요리연구가다. 오랜 해외 생활에서 체득한 일본 가정식과 서양 요리를 메이만의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스타일로 선보인다. 취미는 요리만화 섭렵하기로 요리만화책만으로 스튜디오 벽면을 꽉 채울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무더운 날 가슴속까지 쨍하게 식혀주는 냉면이 여름 대표 메뉴인 것처럼 일본에서도 라면집 앞의 ‘중화냉면(히야시추카) 시작했습니다(冷し中華始めました)’는 문구와 함께 여름이 시작된다. 무더위로 입맛을 잃었다면 시원한 감칠맛으로 입맛이 당기게 하는 중화냉면이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