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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수공예품 숍,

폴 아브릴의 박성윤 장색(匠色)을 만나다

On October 03, 2013

마음에 쏙 드는 아름다운 물건이 보이면 갖고 싶고, 갖지 못하더라도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소유적인 인간이라 스스로를 칭하는 박성윤 씨는 컬렉트에 머물지 않고 자신이 갖고 싶은 물건들을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다.

1 귀석(歸石 돌로 돌아가다) 시리즈의 그릇들
매년 한 테마를 가지고 그릇 작업에 들어가는데 2011년에는 돌멩이가 주제였다. 돌멩이가 지닌 색감과 질감을 도자기에 옮겨 담았다. 강가나 해변에서 주운 돌을 오브제로 만든 그릇들은 술잔으로, 소소(小小)한 화병으로, 양초 그릇으로 제각기 역할이 주어진다.

1 실 뭉텅이 같기도 하고 복잡한 머릿속도 연상시키는 모양을 지니고 있는 폴 아브릴 로고.
2 금속작가 오자와 아츠시가 하나하나 두드려 만든 금속 커틀러리. 한국의 금속작가와 협업을 통해 폴 아브릴만의 오리지널 디자인 커틀러리를 직접 만들 계획도 구상 중이다.
3 손으로 조각해 만든 컬러풀한 하쿠산 도자기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

스토리로 가득 찬 아틀리에 ‘폴 아브릴’

박성윤 장색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마리끌레르 메종>에서 에디터로 지내다가 인테리어디자이너로 일하는 남편을 만나 일본에 7년간 머물면서, 도쿄 디자인 가이드북<동경오감>을 쓰면서 수많은 디자인을 만났다. 숍과 레스토랑, 갤러리 등 약 1,000군데의 장소를 취재했다. 그 수를 세어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100만 개가 넘는 작품들을 만났으리라. 그 덕분에 자신이 어떤 디자인에 매혹당하는지 알 수 있었다. 작가의 감성이 들어간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핸드메이드 제품, 정형적인 모습을 한 기성품과 달리 제각기 개성을 담은 작품들이 그녀를 대변한다는 것을 말이다. 1년 전 문을 연 폴 아브릴은 그녀가 소유하고 싶은 디자인 제품이나 손때 묻은 빈티지, 핸드메이드 제품 등으로 채워지고 있다.

1 은하수 유리컵
2 귀석 시리즈의 펠트와 비누
3 연남동 조용한 골목길에 위치한 폴 아브릴. 큰 창 너머로 보이는 작은 테이블에서는 소장품을 가지고 매달 주제를 바꿔가며 공간 연출을 한다. 어느 하나 허투루 사용하는 공간 없이 곳곳에 이야기들이 빼곡히 담겨 있다.
4 트리야드(Triade)
5 와인을 따라 마시면 와인물이 들고, 차를 따라 마시면 찻물이 들고, 커피를 타서 마시면 커피물이 드는 그릇처럼 박성윤 장색의 작품에는 그녀만의 색깔이 스며 있다.
6 폴 아브릴의 향초
7 펠트 머플러
8 자작나무 시리즈의 그릇들

귀석(歸石) 시리즈의 펠트와 비누
어릴 때 작은 돌멩이를 주워 호주머니에 넣고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걷는 것을 좋아한 그녀. 아련한 추억을 돌 모양의 펠트로 완성해 따스한 감촉으로 남겼다. 진짜 돌과 거의 흡사한 모양의 비누는 소피스트와 협업으로 완성했다.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돌의 색감을 내기 위해 숯과 어성초가 엄청 들어가는데, 그 덕분에 씻고 나면 피부가 촉촉하고 각질도 제거해주는 기능성까지 갖추게 되었다.

세 개의 사발이 한 세트로 구성된 트리야드(triade)
크기가 서로 다른 사발 세트는 찻잔, 와인잔, 커피잔, 밥그릇, 반찬그릇 등 담고 싶을 것을 담을 수 있다. 한 손에 쏘옥 들어오는 느낌이 안정감을 준다. 똑같은 모양으로 대량생산되는 기성품과 달리 폴 아브릴의 그릇들은 모두 손맛 나는 핸드메이드이기 때문에 팔리고 나면 똑같은 그릇을 살 수 없는데, 이 트리야드 세트만은 예외적으로 스테디셀러 아이템이다. 이곳을 찾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

자작나무 시리즈의 그릇들
2012년 주제였던 ‘자작나무’ 시리즈의 컵들. 높이도 굵기도 다르다. 따스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을 전하는 자작나무의 색감을 오롯이 담았다. 규칙적이지 않아도 짧게 짧게 난 가로선이 모던한 분위기를 풍긴다.

은하수 유리컵
직접 디자인한 뒤 유리 아티스트에게 의뢰해 블로잉 기법으로 하나하나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 햇빛에 비추면 기포가 불규칙적으로 방울방울 맺혀 있어 은하수를 보는 듯해 이름을 붙였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솜씨 좋은 유리 아티스트에게 손맛이 느껴지도록 울퉁불퉁, 비대칭 되게 만들어 달라는 어려운 부탁을 해 완성하였다. 참고로 파스텔톤의 유리컵 2개는 형광등 재생 유리로 만든 이가라시 토모카즈의 작품이다.

펠트 머플러
100% 천연 양모 소재 펠트 머플러는 원하는 컬러와 사이즈에 따라 오더메이드로 만들어진다. 주문 제작으로 완성된 머플러는 매는 사람의 취향과 개성이 담겨져 있다. 흡습성이 뛰어난 양모 소재라 땀 흡수가 잘되고 방한성이 좋아 실내외 기온 차가 큰 겨울에 안성맞춤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향초들
100% 천연 소이 왁스로 만든 향초는 직접 만든다. 특히 어느 곳에서도 맡을 수 없는 폴 아브릴 오리지널 향이 담긴 ‘마탱(Matin)’과 ‘스와르(Soir)’가 눈에 띈다. 상쾌한 아침 이미지를 담은 마탱은 상큼한 베르가모트 베이스에 라임, 로즈메리, 유칼립투스, 페퍼민트, 레몬그라스 등으로 조제되어 있고, 포근한 저녁 이미지를 담은 스와르는 샌들우드 베이스에 칸나비스, 로즈, 머스크, 라벤더, 제라늄 등을 더했다. 더욱이 탈 때 타닥타닥 소리나는 단풍나무 심지로 되어 있어 후각, 청각, 시각의 공감각적 즐거움이 누릴 수 있다.

그녀의 손을 통해 지난 1년간 완성된 작품들 외에 2013년에는 유리컵 시리즈를 연작으로 진행할 것이고 도자기의 새로운 주제도 선보일 것이며 타월이나 비누 등의 바스용품과 금속공예품, 목공예품 등 다양한 소재로 그녀의 꿈을 하나하나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하니 흐뭇한 마음으로 그 귀추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폴 아브릴은 연남동의 외진 골목 안 자그마한 공간이지만 스토리가 담겨 있는 아이템으로 가득해, 찾는 이들이 공감대를 나눠 자꾸만 가고 싶은 공간이다.

마음에 쏙 드는 아름다운 물건이 보이면 갖고 싶고, 갖지 못하더라도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소유적인 인간이라 스스로를 칭하는 박성윤 씨는 컬렉트에 머물지 않고 자신이 갖고 싶은 물건들을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다.

Credit Info

포토그래퍼
김나윤
에디터
양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