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링에서 색의 조합은 중요한 요소임이 틀림없지만 그 미묘함을 잘못 판단할 경우 곤경에 빠진다. 전혀 상관없는 색들의 충돌이 때론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매일 아침 색색의 아이템들을 끼워 맞추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이럴 때 효율적이면서 세련된 해결책은 색을 단순하게 쓰는 것이다. 색을 최소화하는 정도를 넘어 오직 한 가지 색으로 맞춰 입는다. 색을 수단으로 스타일링의 간결함을 부각시키는 셈이다. 대신 색의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원색은 피해야 하며 감색, 베이지, 카키, 회색 같은 침착한 색을 선택해야 한다.
또 중요한 점은 간결함과 단조로움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 이너와 아우터, 바지의 소재를 모두 달리하면 같은 색이라 할지라도 표현되는 색은 철저하게 다르다. 이런 세세한 요소들의 조합이 세련됨의 정도를 결정하는 거다.
(왼쪽부터) 베이지색 크로셰 재킷·리넨 소재 튜닉 셔츠 모두 가격미정 미쏘니, 베이지색 울 팬츠 64만9천원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 by 존 화이트 제품. 나일론 소재의 감색 쇼트 재킷 가격미정 우영미, 감색 폴로 셔츠 21만7천원 알라인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감색 울 팬츠 가격미정 디올 옴므 제품. 카키색 블루종 98만원 마오로 그리포니 by 10 꼬르소 꼬모, 짙은 카키색 셔츠 가격미정 우영미, 카키색 반바지 가격미정 철동 제품.
남성복에서 패턴의 입지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져간다. 특히 봄과 여름을 위한 옷에서 패턴은 한층 과감해진다. 패턴은 고부가가치를 지닌다. 외면하는 대신 이해가 필요하며 이행 가능한 적정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그 대상은 난잡하지 않은 자잘한 패턴이어야 한다. 패턴이 뒤덮인 바지도 수수한 니트와 함께하면 단정해질 수 있고, 패턴 셔츠는 패턴의 색과 바지의 색을 맞추면 난해함을 덜어낼 수 있다. 상·하의 모두 패턴이 있는 경우는 오히려 과감하게 패턴 수트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대신 수트와 함께하는 아이템들은 최대한 간소해야 한다. 패턴을 잘 쓰기 위해선 아이템 간의 완급 조절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아이템들은 모두 완벽한 핏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왼쪽부터) 옅은 베이지색 트렌치코트 가격미정 버버리 프로섬, 감색 크루넥 스웨터 가격미정 루이 비통, 나일론 소재의 패턴 바지 가격미정 우영미 제품. 반소매 패턴 셔츠 42만5천원 김서룡 옴므, 감색 시어서커 팬츠
가격미정 버버리 프로섬 제품. 패턴 수트 가격미정 Z 제냐, 캐멀색 스웨이드 셔츠 19만9천원 존 화이트 제품.
오차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핏이 완벽한 바지를 고르는 세심함도 중요하지만, 때론 바지 실루엣에 좀 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난해함으로 오해받는 바지들, 이를테면 턱이 두텁게 잡혀 실루엣이 풍성한 바지나 몸통만 한 와이드 팬츠, 무릎 아래까지 벙벙한 반바지 같은 것들을 수용하자는 얘기다. 이 바지들을 입기 위해선 상·하의가 조화된 전체적인 실루엣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은 핏이 좋고 길이가 짧은 상의를 선택하는 것이다. 벨트 라인에 걸치는 블루종이나 경직되지 않은 테일러드 재킷이라면 바지의 유려한 실루엣과 괜찮은 조화를 이룬다. 바지 길이에 예민할 것도 없다. 둘둘 접어 올리면 소재의 종류나 두께감에 따라 또 다른 실루엣이 나온다. 여기에 샌들이나 에스파드리유처럼 힘을 뺀 신발을 신는다. 강박관념을 버리면 의외의 조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왼쪽부터) 소매가 가죽 소재인 블루종 가격미정 버버리 프로섬, 흰색 반소매 티셔츠 가격미정 랙앤본 by 비이커, 밑단이 점점 좁아지는 배기 실루엣 팬츠 67만원 캘빈클라인 컬렉션, 검은색과 버건디색이 조화된 샌들 가격미정 프라다 제품. 감색 테일러드 재킷 가격미정 프라다, 두껍게 짠 베이지색 스웨터 1백39만원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 by 존 화이트, 품이 넉넉한 반바지 가격미정 질 샌더, 펀칭 처리된 베이지색 구두 가격미정 발리 제품.
금장 단추가 달린 감색 더블브레스트 재킷 1백54만7천원 하버색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베이지색 와이드 팬츠 가격미정 루이 비통, 크림색 에스파드리유 가격미정 비슬로우 제품.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