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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인 삼 색

`자동차 좀 타봤다`고 자부하는 남자 두 명과 아직 그 정도는 아닌 남자 한 명이 이달 가장 주목해야 할 차를 시승했다. 그 여운을 세 남자가 다섯 시각으로 남긴다

UpdatedOn December 30, 2012




 

 

차별성
+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SUV와 세단, 왜건과 해치백 등을 버무린 복합 콘셉트는 분명 차별화된다. 아마도 네 바퀴 굴림 자동차 중에는 가장 편한 차일 듯하다. 평생 세단만 타다가 처음으로 SUV 사서 여행하려는 어르신께 특히 권하고 싶다. 젊고 역동적인 느낌보다는 관용과 여유, 너그러움 등이 돋보이는 차다. 세상의 모든 물건은 젊은이를 겨냥하고 있다. 나이 든 분도 나이 들어 보이는 물건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벤자는 이런 점에 착안해서 젊고 강한 SUV의 마스크와 20인치 휠을 부각시켰다. 나머지는 대체로 유연하고 부드러우며 안락하다. 이런 차는 벤자밖에 없다. ★★★★
+ 임유신(<톱기어> 기자) 틈새시장이 발달해 크로스오버가 늘고 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와 독특한 차종 위주다. 벤자는 대중차급에서는 흔치 않은 크로스오버 패밀리카다. 세단과 SUV의 장점만 고스란히 뽑아냈다. 미니밴보다 크기가 작고 SUV보다 키가 작아 타고 다니는 데 부담이 덜하다. 굳이 따지면 키가 살짝 큰 왜건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왜건 티는 전혀 나지 않는 디자인 노하우가 발휘되었다. 스타일이나 실내를 보면 렉서스 RX의 토요타 버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가격도 5천2백만원이라 대중차치고는 그리 싸지 않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짐은 좀 실어야 하는데 SUV는 우악스럽다면? 벤자의 가치는 그 지점에서 빛난다. 헤드룸이 넉넉한 차를 원하는데 승차감을 중시하다면? 역시 벤자는 빛난다. 거기에 소음이 지겨운 사람이라면? 또 벤자는 빛난다. 자동차 디자인이 거기서 거기지 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벤자로 낙찰. 하지만 가격이 그 결정을 머뭇거리게 한다. 그래도 빛나는 게 많으니까. ★★★★

 


주행성능
+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벤자는 토요타 미국 연구소에서 개발했고,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 미국에 파는 차다. 토요타 혈통이지만 다분히 미국적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엔진, 느긋한 변속기, 여유로운 서스펜션 등 미국인에게 익숙한 세팅에 토요타의 친절한 기술을 입힌 차다. 미국차의 여유와 일본차의 세심함이 만들어낸 ‘안락함’이 돋보인다. 가족 태우고 산과 들로 여행 다니기엔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가속페달을 살짝살짝 밟으며 정속 주행하면 연비도 나쁘지 않다. 벤자에서는 절대 조바심내면 안 된다. 빨리 튀어나가거나 핸들을 휙휙 돌리며 질주할 차는 아니다. ★★☆
+ 임유신(<톱기어> 기자) 3.5리터 V6의 최고출력은 272마력, 최대토크는 35.1kg·m. 6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한다. 밟는 대로 튀어나갈 정도는 아니지만, 공차 중량 1920kg인 육중한 무게감을 잊게 할 정도의 여유는 부린다. 역동적인 차라는 메이커의 주장은 수긍하기 조금 힘든 부분이 있지만, 패밀리카의 성격을 따지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넘치는 수준. 리터당 8.5km에 불과한 복합 연비는 휘발유 엔진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감각을 누리기 위해 치러야 할 큰 대가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국적은 일본이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 생활 습관은 미국차다. 출발할 땐 느긋하고, 달리면 꾸준히 밀어붙인다. 대륙의 기상은 여유로운 주행과 어울린다. S모드로 바꾸면 응답성은 좀 더 빨라진다. 그렇지만 벤자로 경주할 일은 없다. 가족과 가족의 짐을 싣고 허덕이지만 않으면 된다. 그런 점에서 벤자는 만족스럽다. 가냘픈 엔진음이 거슬리지만, 애교로 넘길 만하다. ★★★☆

 


인테리어
+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사람들은 고급스러운 실내를 좋아한다. 비싼 차는 비싼 소재로 고급스럽게 실내를 꾸미지만, 저렴한 차는 그럴 돈이 없다. 저렴한 소재를 잘 써서 고급스럽게 꾸미는 게 중요한데, 토요타는 이런 걸 참 잘한다. 벤자 역시 저렴한 소재로 잘 꾸몄다. 자동차보다 사람을 더 많이 연구하는 토요타답게, 요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수납공간도 잘 준비했다. 컵홀더, 보틀홀더는 물론, 구석구석 넣을 곳 많고 특히 스마트폰을 정갈하게 놓을 수 있는 공간까지 있다. 뒷자석은 웬만한 세단보다 편해서, 등받이를 뒤로 눕히고 숙면을 취할 수도 있다. ★★★★☆
+ 임유신(<톱기어> 기자) 렉서스와 토요타를 합친 듯하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평범하고, 평범한 듯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좋게 말하면 토요타의 평균을 뛰어넘지만 나쁘게 말하면 이도저도 아니어서 성격이 모호하다. 넓은 트렁크와 뒷좌석을 접으면 생기는 광대한 공간은 이 차의 가장 큰 장점. SUV나 미니밴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공간 활용도가 높다. 스마트폰 거치대가 따로 있고 거치대 밑에 구멍을 만들어 케이블을 충전단자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번득이는 아이디어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화려하진 않다. 인테리어를 이루는 각 재질은 다소 검소한 편이다. 다만 넓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면적도 크다. 그런데다 넓은 면적 대비 각 장치를 간결하게 배치했다. 시각적으로 더 넓어 보인다. 무엇보다 수납공간이 넉넉하다. 센터페시아와 콘솔박스를 잇는 수납공간이 깊고도 넓다. 벙커처럼 비상식량마저 비축할 정도다. 엔터테인먼트 UI도 직관적. 단, 삐죽 튀어나온 기어봉은 좋게 봐줘도 볼품없다. ★★★

 


디자인
+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이 차는 비빔밥이다. SUV와 세단, 해치백, 왜건 등을 한곳에 비벼놨다. 딱 보면 SUV 같지만 높이가 좀 낮다. 앞모습은 SUV처럼 강인하지만 앞 유리창은 쿠페처럼 낮게 누워 있다. 유연하게 흐르는 측면 실루엣은 고급 세단처럼 매끈하다. 짧게 잘린 엉덩이는 해치백처럼 단출하고, 짐 공간은 왜건처럼 쓸모 있으며, 실내 공간은 고급 세단처럼 안락하고 세심하다.
한 대에 하도 많은 자동차를 버무려놔서 장르를 정하기도 힘들다. 어떻게 보면 독특하고, 삐딱하게 보면 모호한 차이기도 하다. 20인치 휠은 뿌듯하다. 꽤 큰 덩치인데도 대형 휠 때문에 둔해 보이지 않는다. ★★★☆
+ 임유신(<톱기어> 기자) 커다란 그릴과 상대적으로 가느다란 헤드램프, 뭉툭코처럼 그릴을 파고드는 엠블럼이 만드는 인상이 썩 잘생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지루하고 무미건조한 토요타의 일반적인 차들과는 다른, 굵직하고 개성 있는 분위기를 풍긴다. SUV보다 키가 작은 크로스오버 차체와 떡 벌어진 어깨, 20인치 휠, 아래위 폭이 좁은 그린하우스는 역동성을 살리는 포인트. 생김새나 성격에서 이전의 토요타와는 다른 별종처럼 느껴진다. 마치 디자이너들이 토요타다운 부분을 다 바꿔보자고 작정하고 뜯어고친 것 같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크로스오버. 풀자면 SUV의 효율성에 세단의 승차감을 합쳤다는 얘기다. 생긴 것도 대체로 그랬다. 하지만 벤자는 조금 달리 보인다. SUV의 덩치도, 세단의 매끄러움도 갖췄는데 기존과는 다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살찐 왜건. 납작 엎드린 왜건의 등이 두툼해진 게 벤자다. 20인치 휠이 그 느낌을 더욱 살린다. 이목구비는 토요타답게 무던한 수준이다. ★★☆

 


승차감
+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주행감보다는 승차감 위주로 만든 차다. 주행 성능에서는 별을 두 개 반밖에 못 받았지만, 승차감에서 모두 만회한다. 막 달려도 여전히 조용하고,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기분 좋게 출렁거릴 뿐이다. 결과적으로 운전자는 좀 심심하지만, 승객들은 편히 쉴 수 있다. 심신이 약한 어린아이나 노약자를 모시기에 제격인 차다. 좀 생각 있는 회장님이라면 기다란 세단보다 벤자의 뒷좌석에 앉아 운전기사를 부려도 좋겠다. 승차감은 물론, ‘승하차감’까지 좋다. 문짝이 바닥까지 활짝 열려서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다. 문짝 아래 흙탕물이 묻어 있어도 바지에 묻지 않는다. ★★★★☆
+ 임유신(<톱기어) 기자) 스포티한 성격을 살려서 토요타의 다른 모델에 비해서는 단단한 느낌이 더 든다. 그렇다 해도 토요타 특유의 부드럽고 매끈한 감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조용하고 아늑하고 편안하다. 시트 포지션이 높아서 시야가 넓다. 하지만 차체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3.5모델의 경우 네 바퀴 굴림을 적용해 안정성도 높고 가벼운 오프로드를 비롯해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도 좋다. ★★★☆
+ 김종훈(<아레나> 에디터) 벤자의 진가는 이 부분에서 발휘된다. 오금이 저리게 달리진 않지만 오금이 편안하게는 달린다. 스티어링 휠은 적당히 무게감 있다.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둘이 조화를 이루니, 안락하다. 하여 운전자도, 승객도 느긋해진다. 단 의자 높이가 높고 A필러는 각도가 낮다. 장신 운전자는 시트를 좀 눕혀야 시야가 편해진다.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사이드미러 속 보조 미러는 칭찬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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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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