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Jaquet Droz
+ The Eclipse
자케 드로의 매력은 복잡다단한 것들을 서정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마치 그림 형제의 동화처럼 말이다. ‘더 이클립스’는 이름부터가 충분히 동화적이다. 그랑 푀 기법의 블랙 에나멜로 표현한 칠흑같이 어두운 밤, 행운을 상징하는 8개의 별무리, 거기에 19세기 조각품을 본뜬 엄숙한 달의 얼굴은 디스크의 움직임에 따라 나긋하게 형태를 드러낸다. 무광의 로즈 골드 케이스 안에 응축된 동화적 판타지는 볼수록 신비롭다. 가격 4천만원대.
2. Blancpain
+ Villeret Moonphase
빌레레는 블랑팡이 설립된 곳의 지명이다. 그만큼 블랑팡의 시그니처 라인 역할을 줄곧 해왔다. 이러한 인기는 단지 심플하고 균형 잡힌 외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컴플리트 캘린더 모델에서 볼 수 있는 아이코닉한 달의 형상은 특정 마니아들에게 블랑팡과 문페이즈의 상관관계를 무의식적으로 세뇌시킬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젠 이 달이 없는 빌레레 모델은 다소 허전하다 생각될 정도니까. 가격 3천만원대.
3. Piaget
+ Emperador Coussin Large Moon
피아제의 ‘엠퍼라도 쿠썽 라지 문’은 클래식한 문페이즈 시계들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이탈로 주첼리가 짓는 수트처럼, 프랭크 게리의 건축물처럼 미니멀하고 날카롭다. 모던한 슬레이트 그레이 다이얼의 6시 방향에 커다랗게 자리 잡은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는 사실적으로 구현한 화이트 골드 달의 형상과 해의 역할을 하는 디스크의 상호작용을 담아내고 있다. 그 표현 방식마저 절제된 서늘함이 느껴지는 시계다. 가격 6천5백만원대.
4. Audemars Piguet
+ Jules Audemars Equation of Time
단번에 눈에 들어오는 게 ‘Seoul’이라는 문구다. ‘줄스 오데마 이퀘이션 오브 타임’은 일출과 일몰 시간을 서울에 맞춘 시계로 오직 한국에서만 판매되는 특별한 모델이다. 거기다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까지 갖춘 그랑 컴플리케이션이다. 이런 시계에 문페이즈가 빠질 수 없겠지. 어두운 밤을 콘셉트로 표현한 블랙 다이얼 그리고 옐로 골드 소재의 달과 별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가격 1억5천만원대.
5. IWC
+ Portofino Vintage Collection
클래식한 우아함 하면 포르토피노만 한 게 있을까? 그중 포르토피노의 오리지널 모델을 재현한 ‘포르토피노 빈티지 컬렉션’은 담백한 우아함의 정수다. 이 시계는 바둑알처럼 매끈한 다이얼, 가늘고 긴 로만 인덱스로 간결함을 유지한 채 12시 방향에는 푸른 밤하늘을 꾸며놓았다. 구름의 굴곡을 따라 형성된 윈도를 통해 보이는 풍부한 질감의 달과 샛노란 별의 형상이 심플하면서도 유쾌하다. 가격 2천만원대.
6. Jaeger LeCoultre
+ Duometre A Quantieme Lunaire
듀오미터는 독립된 2개의 배럴에 동력을 각각 저장하는 듀얼 윙 무브먼트 콘셉트의 시계다. 결국 시간의 정확성과 시간을 나타내는 기능에 독립적으로 관여한다는 말이다. ‘듀오미터 퀸템 루나’는 이 복잡한 메커니즘에 문페이즈까지 더했다. 새까만 다이얼과 대조되는 푸른 밤하늘과 정교하게 그려낸 달의 형상은 기존의 문페이즈보다 훨씬 사실적이다. 하지만 사실성에 내재된 형태론적 진부함이 오히려 컨셉추얼하게 작용했다. 가격 5천3백만원대.
7. Chopard
+ L.U.C Lunar Big Date
‘L.U.C 루나 빅 데이트’의 날짜창은 압도적이다. 그만큼 크고 읽기에도 쉽다. 하지만 여기에 그쳐선 안 된다. 시선을 8시 방향으로 옮겨보자. 북반구, 남반구에서 각기 다른 달의 형상을 2개의 달로 표현하고 있다. 회전하는 밤하늘 형상의 디스크가 날짜의 경과에 맞춰 달의 생성과 소실을 나타내는 것이다. 다소 평면적일 수도 있는 디스플레이지만 2개의 달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시각적 풍요로움을 준다. 가격 3천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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