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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ropical Haven

로즈우드 푸껫에 머무는 동안 불평, 불만이 없었다. 마음에 평화와 감사함만이 남는 곳. 이곳이 천국 아닐까.

UpdatedOn January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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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폼 인피니티 풀의 전경.

프리폼 인피니티 풀의 전경.

로즈우드 푸껫의 초대를 받아 생애 처음으로 태국 푸껫에 갔다. 주변 지인들이 1년에 한 번쯤은 방문해 항상 궁금했던 곳. 2024년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비율이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한국 순으로 높고, 그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는 방콕, 푸껫, 치앙마이, 파타야, 끄라비 순이니 내 주변인뿐 아니라 한국인이 애정하는 도시인 셈이다. 태국 남부에 자리한 푸껫은 빠통, 까타, 까론 비치 등 해변이 즐비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올드 타운과 현지 시장 같은 볼거리를 비롯해, 바닷가 지역인 만큼 값싸고 신선한 해산물 먹거리가 풍부하다. 푸껫을 찾는 이유를 일일이 나열하기 벅차지만, 이토록 칭찬 일색인 푸껫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로즈우드 푸껫으로 떠났다.

인천공항에서 푸껫 공항에 가는 비행 편은 대부분 현지 시간으로 저녁에 도착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차에 몸을 실어 어둠과 교통체증을 뚫고 1시간가량 달렸을까. 정글 같은 밀림 속으로 들어가더니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우아하고 웅장한 건물에 도착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따뜻한 불빛을 따라 들어가니 마치 황금 도시 엘도라도처럼 높은 층고와 실내 정원 장식 그리고 나무와 대리석으로 표현한 간결하면서도 태국 문화가 세련되게 어우러진 로비가 나타났다. 태국에 왔음이 실감 나는 레몬그라스 향의 물수건과 웰컴 드링크로 목을 축이고, 버기를 타고 풀 빌라 객실로 이동했다. 그리고 비로소 이곳에서의 여정이 시작됐다.

로즈우드 푸껫의 객실은 오션뷰 풀 파빌리온 42객실, 비치프런트 풀 파빌리온 8객실, 1베드 오션 뷰 풀 빌라 6객실, 비치프런트 풀 빌라 9객실, 오션 뷰 2베드 풀 파빌리온 4객실, 더 비치 하우스 1객실, 더 오션 하우스 1객실 총 71객실로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직접 머문 곳은 600m 길이의 에메랄드 베이가 시네마틱 뷰처럼 펼쳐지는 오션 뷰 풀 파빌리온 객실이다. 객실은 혼자 머물기에 공간이 차고 넘쳤다. 기역 자 구조의 방은 크게 거실 역할을 하는 공간에, 테이블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동양적인 파티션으로 침실 공간을 분리해두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드레스룸과 화장실이 배치돼 있다. 거실 쪽 테라스를 열면 바다를 마주 보는 개인 풀장이 자리한다. 사실 고급 풀 파빌리온의 구조가 대체적으로 비슷하지만, 이곳이 특별하게 느껴진 점은 고급 자재를 사용한 섬세한 인테리어다. 나무 테이블, 소파, 서랍장, 장식장에 놓인 작은 소품, 미니바, 조명 등 방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다른 호텔과는 차별되는 한 끗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리조트 전체를 둘러보니 동선과 전체적인 구조 역시 남다른 게 느껴졌다. 이를 완성한 건 호주의 유명 디자인 회사인 ‘BAR 스튜디오’다. 그들은 현대적인 아름다움과 열대 환경에 집중했고, 로즈우드 방콕이 이미 있던 터라 차별점을 두기 위해 푸껫만 가지고 있는 바다를 최대한 활용했다. 모든 건물을 바다를 바라보는 위치에 조성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또한 BAR 스튜디오는 태국을 가장 잘 아는 방콕 기반의 조경 건축가 ‘PLA’와 협력해 자연 그대로의 환경과 정원, 해안선에 이르는 다양한 생태계를 아우르는 리조트를 설계했다.

사실 이같이 치밀한 설계는 단번에 알아차리기 힘들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맘이 편해지는 기분, 자연 품에 안긴 듯한 아늑함 그리고 리조트를 고요하게 거닐며 느끼는 평화로움이 다 그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자연의 특혜를 누리는 리조트답게 현지에서 조달한 친환경 티크 목재와 재활용 소재를 벽, 바닥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일부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이는 푸껫에 있는 호텔 중 최대 규모의 태양광 시스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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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타 카이 역시 직접 재배한 식재료를 사용한다.

  • 레스토랑 타 카이 역시 직접 재배한 식재료를 사용한다.
  • 오션 뷰 파빌리온 전경.
  • 세련된 인테리어의 로비.
  • 오션 뷰 풀 빌라 전경.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가면 몇 가지 기대 요소가 있다. 그중 하나가 아마 수영장일 거다. 각 객실에는 바다를 마주하는 작은 풀이 하나씩 있지만 그래도 역시 메인은 리조트 중앙의 ‘프리폼 인피니티 풀’이다. 일광욕 데크와 산책로 그리고 열대 조경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곳은 어떠한 울타리나 경계도 없이 곧장 에메랄드 베이로 나갈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프리폼 인피니티 풀은 액티비티 풀, 어린이 풀, 랩풀 등 연령대와 용도에 맞는 다양한 풀이 유기적으로 모여 하나의 큰 풀을 구성하고 있다. 그 안에서는 물놀이로 허기진 배까지 채울 수 있는 음식과 음료까지 주문할 수 있어서 마음껏 즐기다 보면 어느덧 하루해가 저물어간다. 이외에도 손에 꼽을 만한 시설은 ‘아사야(Asaya)’ 스파다. 로즈우드 최고의 스파이자 마사지의 본가 태국에서 즐기는 호텔 마사지니 그야말로 완벽한 코스다. 마사지 강국답게 근육을 풀어주는 딥티슈, 타이, 아로마테라피, 전신 마사지를 비롯해 얼굴 트리트먼트, 보디 스크럽, 싱잉볼과 함께하는 명상 테라피 등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될 만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몸 상태에 따라 마사지 코스를 설계하고, 현재 몸과 정신적으로 위로를 주는 오일을 직접 고르는 섬세한 과정을 거쳐 피로를 풀 수 있다. 이외에도 최신 운동 기구로 꾸린 피트니스 센터 등 보편적인 시설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고,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은 바로 ‘익스플로러 클럽’이다. 로즈우드 호텔의 자랑이자 강점인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다. 쉽게 말해 호텔 내부에 있는 키즈 카페라고나 할까. 물론 무료로 운영한다. 아이를 잠깐 맡기고 부부가 시간을 보내도 될 만큼 이곳의 프로그램은 정말 알차다. 실내에는 클라이밍, 그네 같은 아이들이 에너지를 맘껏 풀 수 있는 놀이시설부터 재활용 종이 만들기, 연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실외에는 바다 콘셉트에 맞게 어른도 놀고 싶은 해적선 모양의 놀이터와 농장 체험도 할 수 있다. 아이는 없지만 익스플로러 클럽에 애정이 가는 이유는 이곳 운영 방식이 와닿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모두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어린이들을 돌본다.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전자기기의 도움 없이 진행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현시대 아이들에게도 한 번쯤 필요한 디지털 디톡스를 실행한다. 사실 이곳에 머무는 3박 4일 동안 음식 걱정을 한 적이 없다. 그리고 외부로 나가서 무언가를 먹어야겠다, 먹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중심가와 살짝 떨어져 있는 덕인지, 배고프면 언제든 주문할 수 있는 24시간 룸서비스가 준비돼 있거니와, 리조트 내부에 있는 4개의 레스토랑과 라운지 메뉴를 한 번씩 맛보는 것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바다로 둘러싸인 푸껫인 만큼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해산물 레스토랑 ‘타 카이(Ta Khai)’, 높은 곳에 위치해 탁 트인 바다 전망을 감상하며 조식과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드 소스(Red Sauce)’, 깔라마리 튀김, 소프트 셸크랩 버거, 참치 타코 등 술을 부르는 해산물 간식을 선보이는 ‘더 쉑(The Shack)’ 그리고 태국 전통 칵테일과 야마자키 18년 등 귀한 위스키를 마실 수 있는 라운지인 ‘마이(Mai)’까지. 음식과 술을 끊임없이 즐길 수 있는 완벽한 낙원이다. 게다가 타 카이와 레드 소스는 <흑백 요리사>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는 미쉐린에 등재된 곳이니, 로즈우드 푸껫에 오면 어떠한 웨이팅 없이 미쉐린 레스토랑 두 곳을 방문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로즈우드는 지역사회와 공생을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는데, 로즈우드 푸껫은 ‘리틀 버킷 팜(Little Bukit Farm)’이라는 레스토랑이자 농장과 협약을 맺고 식재료를 공급받는다. 리틀 버킷 팜은 닭고기가 아닌 달걀을 얻기 위해 닭을 키우고, 염소의 우유를 얻기 위해 염소를 키우는 곳이다. 염소 우유로 다양한 치즈와 요거트를 만들고, 각종 허브와 농작물을 재배하는데 여기서 얻은 식재료는 로즈우드 푸껫으로 전달돼 이탈리아 레스토랑 ‘레드 소스’에서 근사한 메뉴로 재탄생한다.

로즈우드 푸껫에서 시간을 보낼 때 아쉬운 점이 있었나 돌아본다. 유일한 아쉬운 점은 이곳에 더 오래 머물지 못했다는 점. 프라이빗 빌라 안에서 시간을 보낼 때나, 빌라 문을 열고 나와 해안가를 찬찬히 거닐 때나, 음식을 먹을 때나, 술을 마실 때나 이곳은 사소한 불평과 불만이 생기지 않는, 그야말로 안식처 같은 곳이었다. 전 세계 알짜 도시에 30여 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로즈우드의 명성이 왜 이리 자자한지, 2027년에 오픈을 앞두고 있는 로즈우드 서울은 어떤 형태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는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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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김장군
Image 로즈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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