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모렌지 오리지널 10년
하이랜드는 스코틀랜드 최북단으로 이름처럼 높은 지대에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넓은 지역으로 산과 바다 모든 지형을 아우른다. 그 덕분일까, 균형이 좋고 복합적인 풍미를 띠는 위스키를 많이 생산한다. 글렌모렌지의 증류소는 산악지대를 바라보는 바닷가 근처 작은 마을 테인에 위치한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목이 긴 증류기를 사용하는데, 목이 길수록 풍미는 섬세해지고 꽃과 과일 같은 향긋한 향이 돋보인다. 바닷바람과 고지대의 신선한 공기가 만나 산뜻한 매력을 발산하고 버번 오크통에서 숙성해 싱그러운 아카시아 향 사이로 바닐라 향이 고상하게 자리 잡았다. 잘 익은 복숭아와 감귤, 꿀이 한데 어우러져 따뜻한 향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보모어 15년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아일라섬이 있다. 이탄이 풍부해 스카치위스키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피트 위스키의 본고장이다. 바닷바람을 잔뜩 머금어 바다를 마시는 듯 짭조름한 해초 향과 피트로 맥아를 태운 짙은 향이 특징. 그중 보모어는17 99년에 세워져 섬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에서 생산한다. 라프로익이나 아드벡같이 직설적인 개성을 뽐내는 대신 섬의 온화한 기후를절 묘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피트, 요오드, 해초 등 깊게 새겨진 아일라 위스키의 정체성 위로 잘 익은 과실과 다크 초콜릿 향을 풍성하게 더한다. 어울리지 않을 듯하지만 색다른 매력이다. 과일 향과 피트 향이 지나가면, 햇살을 잔뜩 머금은 섬처럼 부드럽고 따스한 여운이 길게 남는다.
더 글렌리벳 12년 더블오크
스페이사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조장을 보유한 지역이다. 스카치위스키의 심장이라고도 불리는데, 실제 위치도 그러하지만 위스키 생산에 최적의 조건인 따뜻한 기후와 비옥한 토양, 맑은 강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절반가량이 스페이사이드에서 생산된다. 가벼운 보디감과 달콤한 향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 더 글렌리벳 12년 더블 오크는 버번 캐스크와 셰리 캐스크를 함께 사용해 숙성한다. 그 과정에서 풍미는 더욱 깊어지고 부드러운 질감은 극대화한다. 한 잔을 따르면 상큼한 열대 과일과 허브의 신선한 향이 퍼지고, 한 모금 맛보면 고소한 견과류의 맛이 올라온다. 싱글 몰트위스키에 입문하기 제격인 위스키다.
오켄토션 쓰리 우드
스코틀랜드 남부 지역인 로랜드는 하이랜드와 반대로 저지대에 위치해 지형이 평평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로랜드의 위스키는 종류도 적고 유명한 것도 많지 않다. 하지만 그래서 신선하다. 피트를 사용하지 않고 시트러스, 허브, 라임의 향취를 고스란히 담는다. 스모키한 아일라 위스키와 대척점에서 순수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누군가는 로랜드 위스키가 밍밍하다고 말하지만, 바로 그 지점이 매력이다. 대표적인 로랜드 위스키인 오켄토션 쓰리 우드는 ‘들판의 모서리’라는 의미처럼 넓은 들에 핀 야생화를 떠오르게 한다. 시트러스의 상큼함에 곡물의 고소함이 더해진다. 보통 2회 증류하는 싱글 몰트위스키와 달리 3회 증류하여 섬세한 맛이 두드러진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