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OR
뛰어난 연기력과 그에 못지않은 패션 감각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는 배우들도 푸른 뱀의 해를 수놓을 예정이다. 루카 구아다니노가 연출한 <퀴어>에서 주역으로 활약한 드류 스타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노라>에서 철없는 재벌 2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마크 아이델슈타인, 그리고 <바튼 아카데미>로 데뷔해 해외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쓴 도미닉 세사는 이미 수많은 기대작에 캐스팅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엘리엇 섬너의 행보 또한 인상적이다. 스팅의 자녀, 논-바이너리 정체성, 음악가, 배우, 모델 등 그를 꾸미는 다양한 수식들을 뒤로하고 넷플릭스<리플리: 더 시리즈>로 다시 한번 관객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가십걸> 시리즈에 출연해 주목받은 에반 모크는 모델, 배우, 스케이트보더, 심지어 패션 브랜드도 전개하며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데 최근 로제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경계를 두지 않는 그의 패션만큼이나 거침없이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그의 다음이 기다려진다.
MODEL
지난 2025 S/S 맨즈 패션위크에서 유독 눈에 띈 동양인 모델이 있었다. 프라다, 펜디,
구찌, 디올 맨, 로에베 등 장벽 높은 하우스 브랜드의 쇼를 모두 섭렵한 그의 이름은 바로 류칭정. 날렵한 눈매와 달리 어딘가 귀여운 인상을 지닌 그는 양극단을 넘나드는 패션쇼의 다양한 콘셉트를 찰떡같이 소화했다. 이후에도 각종 매거진과 광고 캠페인에 얼굴을 비추고 있는데, 왠지 곧 있을 2025 F/W 맨즈 패션위크에서도 그의 얼굴을 자주 볼 것만 같다. 할리우드의 네포 베이비에 대한 논쟁은 여전하지만, 이들이라면 비판적인 눈초리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 사진가 데이비드 심스의 아들 네드 심스는 모델치고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부스스한 금발, 얼굴과 몸을 군데군데 뒤덮은 주근깨, 신비로운 녹색 눈동자의 오묘한 매력으로 여러 화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 신인이지만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벌써 굵직한 매거진 커버를 장식하기도. 뮤지션 바비 길레스피의 아들 럭스 길레스피 또한 마찬가지다. 장발의 헤어스타일과 깡마른 실루엣 덕분에 중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그는 자유로운 청춘의 표상 같은 이미지다. 젠더 플루이드 패션을 표방하는 각종 신진 디자이너들의 쇼와 룩북에서 그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건 바로 그런 이유일지도.
BRAND
벨라 하디드의 연인으로 명성을 떨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크 칼먼이
‘스틸 켈리’를 론칭했다. 사실 그의 패션을 늘 흠모했던 터라 마크 칼먼의 일상적인 스타일링을 빼닮은 브랜드가 무척 반가웠다. ‘Boyish’를 주제로 한 첫 번째 컬렉션은 몸에 꼭 맞는 반소매 티셔츠, 헐렁한 카고 팬츠와 조츠 등 유스 컬처 무드를 듬뿍 담은 제품들로 구성했다. 떠오르는 신예, 네드 심스와 럭스 길레스피를 모델로 삼고, 사진가 윈터 반덴브링크가 촬영한 분방한 느낌의 캠페인 사진은 브랜드의 방향성을 공고히 하는 데 힘을 보탰다. 리본과 러플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테너 플레처’는 스틸 켈리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이미지다. 성별의 규칙을 허문 브랜드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패션에 접목한 접근 방식이 독특하다. 브랜드 웹사이트의 카테고리도 재미있는데 일반 컬렉션을 비롯해 빈티지 의류, 장식품, 심지어는 웨딩 컬렉션까지 준비돼 있다. 또한 웨딩 컬렉션을 통해 LGBTQ+ 커뮤니티를 포함한 다양한 고객층을 위한 맞춤형 의상을 제공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최근에는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회(CFDA)에 참석하는 트로이 시반을 위해 커스텀 의상을 제작한 것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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