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SEE-THROUGH
이번 시즌의 노출 지수는 은근하달까. 대놓고 맨살을 보여준다거나 과감한 컷아웃의 노출보다는 바람에 나풀대는 가볍고 투명한 소재로 보디라인을 드러냈다. 찰스 제프리 러버보이와 디스퀘어드2는 시어한 시스루 셔츠에 머플러나 하니스를 스타일링한 참신한 레이어링을 선보였다. 월터 반 베이렌동크의 블루종과 펜디의 셔츠처럼 한껏 단정해진 시스루 아이템들도 주목할 만하다.
02 CHECK LIST
여느 가을/겨울 시즌 못지않게 체크무늬가 존재감 있게 활약했다. 이맘때의 체크무늬는 풍성하고 진중하거나 오래된 옷장에서 꺼낸 빈티지와는 좀 다르다. 펜디의 프레피한 체크 룩, 보테가 베네타의 빨간색 레더 셔츠, 느슨하고 담백하고 낭만적인 아미 쇼에서 목격한 경쾌한 플레이드 체크 패턴이 강세. 반대로 루이 비통과 크레이그 그린은 클래식한 타탄 체크를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익숙하면서도 생동하는 체크무늬를 런웨이에 올렸다.
03 WAIST POINT
로웨이스트 트렌드는 올해도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바지를 한껏 내려 입고, 허리께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게 이번 시즌의 방식이다. 프라다는 로웨이스트 팬츠에 시각적 착각을 일으키는 트롱프뢰유 방식으로 웨스턴 벨트를 연출해 자연스럽게 시선을 아래로, 더 아래로 이끌었다. 로에베와 칼라도 단조로운 스타일링에 웨이스트 팬츠와 더블 벨트 스타일로 신선한 밸런스를 제시했다. 베트멍과 듀란 랜팅크 쇼에 등장한 새깅 그 이상의 새깅 역시 인상적이다.
04 RHINESTONES
부서지는 태양 아래 선명한 컬러만큼이나 극적인 효과를 더하는 스톤과 비즈 디테일이 런웨이를 드라마틱하게 장식했다. 카사블랑카의 스톤 장식 데님과 구찌의 비즈 장식 오픈칼라 셔츠는 걸을 때마다 잔잔하게 반짝이며 분방한 여름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아미리의 재킷을 장식한 각양각색 비즈들은 다채로운 리듬감을 만들어냈다. 아일랜드의 오래된 밴시 설화에서 영감받은 맥퀸의 런웨이에 등장한 스톤 장식 마스크와 단단한 황금빛 비즈 재킷은 수공예적 아름다움의 경지를 선사했다.
05 HAIR PIN
젠더 플루이드 트렌드를 이끄는 시몬 로샤와 미우미우 런웨이에 약속이나 한 듯이 머리에 핀을 곱게 꽂은 남자 모델들이 등장했다. 이제 리얼웨이에서도 헤어핀을 스타일링한 남자들을 보게 되리란 티저 같았다. 시몬 로샤는 짧은 길이의 남자 헤어에 가운데 가르마를 타고 반짝이는 스톤 장식 헤어핀 두 개를 꽂아 이마를 드러낸 스타일로 여린 소년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미우미우는 여자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옆 가르마에 얇은 실핀을 꽂은 ‘깻잎머리’를 연출했다. 한편으로는 꽤나 과감한 트렌드. 하지만 타고난 스타일링 감각을 보여주는 두 브랜드가 이끄는 트렌드여서 그런지 전체적인 룩에 힘을 살리는 한 끗 디테일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06 RETRO POMPADOUR
불변의 클래식 아이콘, 영원한 청춘으로 남은 제임스 딘에서 영감받은 사카이 컬렉션. 제임스 딘의 흑백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 흰 티셔츠와 데님 팬츠의 매치 등 꽤 직관적인 방식으로 그의 상징적인 스타일을 조명했다. 헤어스타일 역시 제임스 딘의 전성기인 1950년대 스타일을 따랐다. 바짝 넘긴 옆머리, 풍성한 볼륨을 줘서 한쪽 방향으로 넘긴 헤어는 ‘퐁파두르’ 스타일이라고도 한다. 2024 F/W 남성 컬렉션의 연장선이 분명한 생로랑 2025 S/S 여성 컬렉션의 파워 수트 룩에서도, 버버리 쇼에서도 이 레트로한 헤어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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