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FRNK
프로듀서
♪ 칸예 웨스트 \ Street Lights
♪ 제이미 컬럼 \ I’m All Over It
♪ 제스 로덴 \ Sensation
사춘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겨울이면 꼭 들었던 노래들로 준비해봤다. 나에게 겨울이란 포근함과 쓸쓸함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계절이기에 그런 분위기의 노래를 세 곡 골랐다. 각각의 곡들을 따로 들어도 좋지만 위의 곡이 포함된 앨범 전체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기왕이면 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기차를 타면서 창밖 구경을 하며 듣는 것이 더 좋다.
02 류진석
음악 칼럼니스트
♪ 톰 웨이츠 \ Christmas Card from a Hooker in Minneapolis
♪ 조관우 \ 겨울 이야기
♪ 폴 매카트니 \ Wonderful Christmastime
어느덧 성탄절이다. 어떤 날은 성탄절 분위기에 마냥 들떠 있었다. 이번에 고른 세 곡은 일종의 처방전이다. 당신의 성탄절 기분에 맞게 복용하길 바라는 마음이랄까. 고독하다면 톰 웨이츠의 곡을 쓰린 속에 담아보라. 지나간 인연이 그립다면 조관우의 목소리로 그때의 기억을 따스하게 간직해라. 마지막으로 기분이 날아갈 듯 신난다면 폴 매카트니의 노래가 완벽하다.
03 김유진
재즈 뮤지션
♪ 노라 존스 \ Painter Song
♪ 다이애나 크롤 \ A Case of You(Live in Paris)
♪ 엘라 피츠제럴드 \ The Christmas Song
연말이 다가오면 거리는 들뜬 분위기가 가득하다. 그러나 겨울은 나에게 어딘가 아련하고 마음이 시큰해지는 계절이다. 노라 존스는 내 사춘기를 함께해 들을 때마다 그때가 떠오른다. 그녀의 앨범 중 1집 <Come Away with Me>에 수록된 ‘Painter Song’은 “내가 만약 화가라면 내 추억들을 그릴거야”라고 말한다. 이 음악과 함께 한 해를 돌아보며 행복했던 순간을 그려보면 어떨까?
04 Viann
프로듀서
♪ 오드 퓨처 \ White(Feat. Frank Ocean)
♪ 샤데이 \ War of the Hearts
♪ 플라잉 로터스 \ An Xbox Killed My Dog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우리 집에는 하루 종일 캐럴이 재생되고 누군가는 콧노래로 따라 부른다. 내가 겨울에 즐겨 듣고 추억을 떠올리는 음악이 캐럴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려는 사람들의 기분을 방해하고 싶진 않다. 그래도 나와 닮은 사람들을 위해 따뜻하면서도 조금 쓸쓸하고, 추위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줄 노래들로 선곡했다. 특히 ‘White’는 가사도 소리도 너무나 아름답다.
05 윤우석
음악 유통사 포크라노스 매니저
♪ 사비나 앤 드론즈 \ 크리스블루스마스(ChristBlue’sMas)
♪ 다린 \ 내게 오면 돼
♪ 옥상달빛 \ Happy Ending
발매되는 음악의 결이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유통사에서 일하는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다. 그런데 올해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연말 분위기를 전하는 곡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각각 여름과 가을의 시작을 함께했던 두 곡과 그리고 새해를 열어젖힌 ‘Happy Ending’까지. 캐럴이라는 선물 상자 속 은은히 담긴 서로 다른 계절의 온도는 드디어 맞이한 12월에 생경함을 더한다.
06 민수
싱어송라이터
♪ 한스 짐머 \ Maestro(<로맨틱 홀리데이> 사운드트랙)
♪ 비틀스 \ All You Need Is Love
♪ 패트릭 도일 \ Potter Waltz(<해리포터와 불의잔> 사운드트랙)
연말이 오면 꼭 보는 영화가 몇 개 있다. 한국은 크리스마스가 다소 심심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서 외국 영화를 자주 본다. 영화 속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는 바라만 봐도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그리고 영화에는 순간을 더 설레게 해주는 사운드트랙이 있다. 이 음악들을 들으면 분명 눈이 소복하게 쌓인 동네와 거실을 가득 채우는 커다란 트리의 불빛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들 것이다.
07 김오키
색소포니스트
♪ 업타운 \ Sad Christmas
♪ 르세라핌 \ Perfect Night(Holiday Remix)
♪ 김오키 \ 나의 별에게
20대 초반 댄서 시절 이태원의 소방서 골목을 누볐다. 외로움의 경계에 홀로 서서 사랑 따위는 사치라고 중얼거렸다. 추운 겨울이 되면 시디플레이어에 업타운의 시디를 돌리며 마음을 녹였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영포티 40대가 되니 ‘인간의 인생 사랑마저 없다면 뭐가 남으리’라며 주책을 부린다. 완벽한 크리스마스 밤이 되길 바라며 르세라핌의 ‘Perfect Night’를 무한 연속 플레이하며 눈가에는 눈물이 주룩주룩.
08 J.E.B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겸 DJ
♪ 조관우 \ 겨울 이야기
♪ 레이베이 \ Promise
♪ 설운도 \ 마이웨이
여름 페스티벌 무대에서 뜨거운 음악들을 주로 플레이하지만 사실 나는 여름보다 겨울을 더 좋아한다. 차가운 공기의 적막함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좋아하는 편.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은 한 해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라 겨울의 쓸쓸함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고독한 감정을 최대한 고조시켜주는 음악과 함께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낸다면 겨울의 참맛을 풍요롭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09 한승희
레코드 매거진 에디터
♪ 날라 시네프로 \ Continuum 2
♪ 네이비 블루 \ La Noche
♪ 찰스 로이드 \ Defiant, Tender Warrior
지난겨울보다는, 앞으로의 겨울을 책임질 곡들로 선정했다. 올해는 물론이고 2025년, 혹은 더 먼 미래의 겨울에도 들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트랙으로 모두 따뜻한 구석이 있는 데, 공통점을 이야기하자면 올해 발매된 곡들이라는 것. 런던의 익스페리멘탈 재즈 뮤지션, 브루클린의 리릭시스트, 재즈 신의 큰어른까지, 세 아티스트의 곡에는 집 같은 포근함이 있다. 추운 실외보다는 따뜻한 실내에서 듣기 좋다. 특히 두꺼운 이불 덮고 침대에 누워서 들으면 최고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안전한 상태에서 이들의 음악을 온전히 즐겨보시길.
10 손준호
공연 기획자
♪ 코시 미하루 \ Mensonge Doux
♪ 맥기 \ Are You Looking Up
♪ 혁오, 박준형 \ 엉엉 크리스마스
처음 꼽은 나의 캐럴은 코시 미하루의 ‘Mensonge Doux’. 국어 시간에 ‘심상’이라는 개념을 배운 기억이 있다. 감각에 의하여 획득한 현상이 마음속에서 재생되는 것이 심상이라는데, 이 노래를 들려주셨으면 더욱 쉽게 배웠을 것 같다. 두 번째로 겨울 난로가 필요하다면 맥기의 ‘Are You Looking Up’이다. 앰프 진공관이 물리적으로 뿜는 에너지 말고도 음파에서 전해오는 온기를 느껴볼 수 있다. 마지막은 혁오와 박준형이 부른 ‘엉엉 크리스마스’ . 혁오의 가사는 술 사주는 형이 말하는 근사한 잠언같이 느껴진다. 이 곡이 정말 그런데, 그야말로 ‘Life’s not all that ba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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