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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 Las Vegas!

벅시 시걸이 라스베이거스에 플라밍고 호텔을 세웠다. 1946년 일이었다. 그 이후로 라스베이거스는 세계에서 가장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가 됐다. 여전히 도시는 끝없이 몸집을 불리며 세상 재밌는 것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지금 라스베이거스가 주목하는 분야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다.

UpdatedOn November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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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멈춘 시간이 다시 흘러갔다. 라스베이거스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온 직후였다. 공항에서 ‘웰컴 투 패뷸러스 라스베이거스(Welcome to Fabulous Las Vegas)’라고 쓰인 사인 사진을 봐서 그럴까.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랜드마크를 보니 지난 기억이 되살아나 현실과 맞닿았다. 게다가 지금 난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으니까. 

 

라스베이거스 여행은 이번이 두 번째. 첫 번째는 15년 전이었다. LA 출장에 휴가를 더해 혼자 갔다. 기간은 2박 3일.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도 하기 전에 슬롯머신 앞에 앉았다. 일련의 동작이 무척 자연스러웠다. 호텔 로비가 그냥 카지노였으니까. 보물이 가득한 던전 속 공간처럼 알록달록한 슬롯머신이 커다란 공간에 가득했다. 보물을 앞에 두고 그냥 갈 사람이 있을까. 머물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을 만끽할 수밖에 없었다. 알록달록한 슬롯머신은 진짜 보물을 쏟아낼지도 모르니까. 

 

라스베이거스의 첫인상은 황홀하게 반짝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15년 전엔 카지노 게임만 하고 돌아왔다. 원래 목적이 그랬지만, 그것만 할지 몰랐다.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의 도시지만 카지노만 있지 않다. 아니, 카지노의 도시로 명성을 떨친 이후로 수많은 엔터테인먼트가 모여들었다. 호텔은 각종 쇼를 선사하고, 화려한 네온사인 사이로 즐길 어트랙션도 여럿이다. 유명 레스토랑의 밀집도는 전 세계 으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만 하고 왔다. 아쉽진 않았다. 나머지는 다음에 즐기지 뭐, 하는 마음이었다. 그다음이 15년이나 지나 성사될지 몰랐으니까. 15년 전 멈춘 시간이 다시 흘러가는 기분이 든 이유다. 

 

이번에는 15년 전의 그다음을 즐기러 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 말고 즐길 다양한 것들. 특히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에 관해서. 째깍, 시간이 다시 흘러갔다.

 

 

3 / 10

 

01 /07

Top Golf

톱 골프는 볼링장 같은 골프장이다. 실외 골프연습장같은 외관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굳이 라스베이거스까지 가서 골프연습장에 가야 해? 이런 의문, 이해한다. 그냥 골프연습장이라면 갈 리 없다. 앞서 볼링장 같다고 했다. 골프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실외 골프연습장 같은 구조지만, 당연히 인테리어는 다르다. 

 

거대한 펍 같다. 샷을 칠 수 있는 곳 뒤쪽으로 소파와 테이블이 있다.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으며 골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골프 좀 쳐본 사람만을 위한 곳은 아니다. 함께한 일행 중 골프채를 잡아본 사람은 나뿐이었다. 다들 관람만 할 생각으로 소파에 앉았다. 그렇게 둘러보고 가나 싶었지만 게임을 시작하자 다들 은근히 승부욕을 드러냈다. 놀이처럼 즐길 수도, 진지하게 실력을 겨룰 수도 있게 게임 방식이 다양한 까닭이다. 

 

초보를 위한 게임용 채도 따로 있다. 골프 자세 한 번 안 잡아봤어도 공을 맞춰 점수가 올라가니 금세 깔깔거리며 즐기기 시작했다. 밤에는 조명도 알록달록해 더 흥이 날 테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모두의 골프’랄까.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 한 일이 골프 게임이라니. 15년 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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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롤러는 낮에 한 번, 밤에 또 한 번 타는 걸 추천한다.

하이 롤러는 낮에 한 번, 밤에 또 한 번 타는 걸 추천한다.

02 /07

High Roller

라스베이거스는 존재 자체가 특별한 도시다. 인류가 구축한 도시 중에 이처럼 밀도 높게, 인공적으로 화려한 곳이 있을까. 누군가는 인공적이어서 별로라지만, 인공적이기에 줄 수 있는 놀라움이 있다. 그 감흥을 장엄하게 느끼려면 하이 롤러에 탑승하면 된다. 

 

라스베이거스는 어른을 위한 거대한 놀이동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관람차를 타는 일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 하이 롤러는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높고 큰 대관람차. 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가장 높이 올라가면 167m다. 즉, 167m 높이에서 인류가 만든 가장 화려한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뜻이다. 각 캐빈은 상단 전체를 구형 강화유리로 만들어 개방감이 뛰어나다. 그리고 크다. 넓어서 서성거리며 라스베이거스 전체를 동서남북으로 눈에 담을 수 있다. 

 

대관람차를 타고 설렐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했다. 하이 롤러는 그냥 그런 대관람차가 아니었다. 높이 오를수록 처음 대관람차를 탄 다섯살 아이처럼 탄성을 내질렀다. 역시 라스베이거스는 어른을 위한 놀이동산이 맞다. 하이 롤러는 그 사실을 체감하게 했다.

 

 

3 / 10

외계인이 던진 거대한 공 같은 스피어. 스피어는 라스베이거스 풍경을 미래적으로 바꿨다.

외계인이 던진 거대한 공 같은 스피어. 스피어는 라스베이거스 풍경을 미래적으로 바꿨다.

03 /07

Sphere

하이 롤러를 타고 라스베이거스를 내려다볼 때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가 있다.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인 스피어다. 기획 도시로서 반듯하게 정비한 공간에서 반구형 건축물은 그 자체로 돋보인다. 게다가 반구의 외관을 LED 디스플레이로 감쌌다. 

 

스크린을 통해 통째로 빅맥으로 변하고, 노란 이모지가 돼 주변을 둘러본다. 분명 디스플레이로 표현한 형태임을 알지만, 비현실적인 존재로 다가온다. 영화 <픽셀>에 등장하는 외계인이 변한 거대 팩맨처럼. 스피어는 라스베이거스에 외계인이 던진 거대한 공처럼 이질적으로 존재한다. 그 자체로 랜드마크로서 라스베이거스 분위기를 바꾼다.

3 / 10

스피어에 들어서면 AI 로봇 오라가 반긴다.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건 물론, 예전에 본 사람도 기억할 정도로 뛰어난 AI 기술력을 뽐낸다.

스피어에 들어서면 AI 로봇 오라가 반긴다.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건 물론, 예전에 본 사람도 기억할 정도로 뛰어난 AI 기술력을 뽐낸다.

외관이 준 충격은 시작일 뿐이다. 스피어는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니 안에 들어가야 진면모를 알 수 있다. 내부 공연장은 9층 높이로, 입석까지 최대 2만여 명을 수용한다. 좌석 수만 해도 1만7600석. 겉만 반구형이 아니다. 실내 공연장의 스크린 또한 곡선으로 구체의 일부분을 덮는다. 그 규모가 압도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높은 해상도를 구현한 스크린으로 등극했다. 

 

세부 사양을 설명하면 한도 끝도 없으니 체험한 소감에 집중하겠다. U2 레지던시 공연을 시작으로 개장한 스피어는 내가 갔을 땐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영상물 <지구에서 온 엽서>를 상영했다. 암전된 후 화면에 지구가 나타나 천천히 다가오는 순간, 절로 숨을 들이켰다. 영상이지만 실재로 느껴져서. 이유가 있다. 눈의 시야각을 스크린이 다 채운 까닭이다. 반구형이기에 좌우는 물론 위까지 영상이 펼쳐진다. 눈이 볼 수 있는 영역을 영상이 채우니 그곳에 실제 있는 듯 생생했다. 

 

글로는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건 실제로 봐야만 솜털이 쭈뼛 서는 느낌을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시각적으로 가장 놀라운 경험이라고 하면 이해하려나. 전 세계 모든 영상 제작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것은 가히 영상 혁명. 오직 스피어에서만 접할 수 있는 경이로운 시간이었다. 라스베이거스에 방문해야 할 명확한 이유를 제시한다.

 

 

3 / 10

얼리전트 스타디움은 라스베이거스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얼리전트 스타디움은 라스베이거스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04 /07

Allegiant Stadium

이번 라스베이거스 투어의 테마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다. 지금 라스베이거스가 집중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그동안 여러 차례 새로운 전략으로 사람들을 모았다. 호텔의 유명 쇼와 팝스타 공연으로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했다. 

 

리조트와 어트랙션으로 가족이 함께해도 좋은 여행지로도 확장했다. 수많은 레스토랑으로 자극한 미식의 즐거움은 또 어떤가. 라스베이거스의 역사는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에 집중한 셈이다.

경기장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 역할도 한다.

경기장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 역할도 한다.

경기장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 역할도 한다.

다음 테마는 스포츠다. 그리고 그에 파생하는 수많은 엔터테인먼트. 라스베이거스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한다는 걸 보여주는 굵직한 두 축이 있다. 하나는 F1 라스베이거스GP, 또 다른 하나는 미국프로풋볼(NFL)이다. 

 

얼리전트 스타디움은 프로풋볼 경기장이자 다목적 공연장이다. 2020년에 개장했다. 오클랜드 레이더스가 연고지를 이전해 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로 탈바꿈했다. 올해 2월에는 NFL 슈퍼볼도 열렸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의 경기장이 라스베이거스에 자리 잡은 셈이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 방문하기 전에는 별 생각이 없었다. 경기도 열리지 않는 경기장에 가는 건 김빠지는 일이니까.

경기장 내부에는 펍처럼 술 마실 공간이 많다.

경기장 내부에는 펍처럼 술 마실 공간이 많다.

경기장 내부에는 펍처럼 술 마실 공간이 많다.

하지만 얼리전트 스타디움 도슨트 투어에 참여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우리 외에도 여럿이<br>경기장을 둘러보기 위해 참여했다. 도슨스 투어를 할 만큼 얼리전트 스타디움은 최신식 경기장의 호화로움을 뽐냈다. 경기장 곳곳에 펍 같은 공간이 즐비했다. VIP룸은 클럽 VIP룸과 다를 바 없었다. 

 

경기장은 경기만 보러 오는 곳이 아니었다. 거대한 스포츠 펍이 곧 경기장이었다. 게다가 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의 홈구장으로서 오클랜드 레이더스의 역사와 전통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실제 선수들이 쓰는 라커 룸이나 치어리더의 공간은 그 자체로 볼거리였다. 투어를 이끈 도슨트의 유쾌한 진행도 한몫했다.

 

경기장을 보니, 함께 도슨트 투어에 참여한 미국 사람들을 보니 얼리전트 스타디움의 상징성을 실감했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메카로서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곳이라고.

 

 

3 / 10

라스베이거스에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슈퍼 스포츠카로 서킷을 도는 경험도.

라스베이거스에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슈퍼 스포츠카로 서킷을 도는 경험도.

05 /07

Speed Vegas

슈퍼 스포츠카가 어울리는 장소가 따로 있을까. 따로 없더라도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은 분명 어울린다. 도로 좌우로 도열한 호화로운 호텔들은 훌륭한 배경으로 기능한다. 걷다 보면 슈퍼 스포츠카가 자주 보이고, 보다 보면 타고 싶어진다. 라스베이거스에 왔으니 한 번 타볼까? 하는 마음. 사람 마음 다 같은가 보다. 이미 슈퍼 스포츠카를 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스피드 베이거스는 서킷에서 슈퍼 스포츠카를 탈 수 있는 곳이다. 페라리 488 GTB나 람보르기니 우라칸, 맥라렌 570 GT4가 손님을 기다린다. 미국에 왔으니 쉐보레 콜벳이나 포드 쉘비 GT500을 타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어젯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서 본 페라리가 떠올라 페라리 488 GTB를 선택했다.

슈퍼 스포츠카로 서킷을 타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인스트럭터가 함께해 동승 브레이크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신나게 즐기면 그뿐.

슈퍼 스포츠카로 서킷을 타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인스트럭터가 함께해 동승 브레이크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신나게 즐기면 그뿐.

슈퍼 스포츠카로 서킷을 타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인스트럭터가 함께해 동승 브레이크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신나게 즐기면 그뿐.

서킷에서 슈퍼 스포츠카를 처음 타보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 없다. 옆자리에 인스트럭터가 동승한다. 게다가 운전면허학원 연습 차량처럼 동승석에 브레이크가 달렸다. 동승석에 브레이크를 설치한 페라리라니. 볼품은 없지만, 위급한 순간도 없다. 시스템을 믿고 질주할 뿐이다. 

 

서킷 주행을 마치면 등수도 알려준다. 그날 순위는 물론, 그 주와 누적 기록도 알려준다. 내 기록은 1분 1초 856. 그날 3등, 그 주에 35등, 역대 기록 중 2106등. 등수가 은근히 호승심을 일으킨다. 다시 와서 높이라는 뜻이다. 장사 잘한다.



06 /07

Valley of Fire

라스베이거스는 화려하지만 중심가만 벗어나도 황무지가 펼쳐진다. 사막 위의 도시라는 수식은 시선을 멀리 보내면 바로 실감할 수 있다. 주변을 보면 번화한 도심인데 멀리 돌로 이루어진 산맥이 보인다.

3 / 10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불의 계곡. 라스베이거스의 인공적인 분위기와 정반대라 더 극적이다.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불의 계곡. 라스베이거스의 인공적인 분위기와 정반대라 더 극적이다.

이런 이질적인 환경이 라스베이거스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한다. 그 기분을 더욱 증폭하는 장소가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달리면 다다르는 불의 계곡이다. 불의 계곡은 네바다주에서 가장 오래된 주립공원이다. 황무지를 달리다 돌산을 넘어 주립공원에 진입하면, 세상이 달라진다. 붉은 계곡이란 이름처럼 붉은 사암과 사구가 펼쳐진다. 붉게 물든 기묘한 지형은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취하게 한다. 때로 외계 혹성 같은 삭막함도 스며들게 한다.

3 / 10

다양한 토양이 쌓여 만들어낸 무늬는 그 자체로 작품.

다양한 토양이 쌓여 만들어낸 무늬는 그 자체로 작품.

이런 특별함 때문에 숱한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선택받았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나 <토탈 리콜>, 드라마 <스타트랙>의 촬영지였다고. 관광객이 계곡을 가려면 보통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우리 역시 핑크트럭이라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실제로 핑크색으로 칠한 트럭을 타고 간다. 보통 라스베이거스에서 가는 국립공원이라면 그랜드캐니언을 떠올린다. 하지만 헬기 투어를 이용하지 않으면 이동 시간이 너무 길다. 짧고 굵게 장엄한 자연을 만끽하려면 불의 계곡이 있다. 

 

 

“불의 계곡은 네바다주에서 가장 오래된 주립공원이다. 

황무지를 달리다 돌산을 넘어 주립공원에 진입하면, 세상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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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 쇼>는 독특한 무대 구성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디스코 쇼>는 독특한 무대 구성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07 /07

Disco Show

라스베이거스에선 크고 작은 쇼가 곳곳에서 열린다. 우리는 <디스코 쇼>를 보기로 했다. 공연장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 먹고 나오니 자연스레 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식당 앞 로비에서 사람들이 디스코 음악에 맞춰 춤을 춰서 이게 다인 줄 알았다. 분위기가 그랬다. 디스코 댄스를 추는 전문 댄서 몇몇이 등장해 분위기를 띄우는 수준이었다. 공연이라기보다 클럽에서 자연스레 노는 느낌이랄까. 라스베이거스는 이렇게도 쇼를 구성하네, 하면서 그냥 쉴까 했다.

3 / 10

라스베이거스에서 <디스코 쇼>를 놓친다면 아쉽다. 경험했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라스베이거스 쇼를 여럿 본 사람도 이 말에 동의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디스코 쇼>를 놓친다면 아쉽다. 경험했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라스베이거스 쇼를 여럿 본 사람도 이 말에 동의했다.

진짜 공연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공연장 앞에서 대기하며 춤을 춘 것뿐이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니 일반 공연장과 달랐다. 관객은 가운데 서 있고 사각형 공연장의 사면으로 복층 같은 무대가 이어졌다. 공연장이라기보다 클럽이랄까. 이런 공연, 처음이었다. 공연장 한쪽이 아닌 네 쪽을 다 쓰는 구성. 디스코 역사를 중심으로, 디스코를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춤으로 연출했다. 

 

속도감 있는 무대 연출에 여러 댄서의 현란한 춤이 들고 나니 절로 어깨가 들썩거렸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자연스레 사람들은 춤을 췄다. 숫기 없는 사람도 절로 스텝을 밟게 하는 마법 같은 공연. 뒤로 갈수록 무대의 경계는 사라졌다. 관객 속으로 댄서가 들어오고, 와이어를 연결해 날아오르기도 했다. 그럴수록 관객의 춤사위 또한 자연스러워졌다. 라스베이거스 3대 쇼를 다 본 담당자가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본 쇼 중에 제일 재밌는데요!” 우리의 마지막 일정은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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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김종훈

202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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