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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공간이 만났을 때

자동차 브랜드가 만든 공간이 늘어났다. 자동차보다 문화를, 판매보다 친근함을 내세운다. 그러는 사이 브랜드와 일상 속 접점이 생긴다. 자동차 브랜드의 새로운 소통법이다.

UpdatedOn August 0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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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고

‘더 고(The Go)’는 혼다의 브랜드 공간이다. 브랜드 공간이지만 대놓고 혼다를 강조하지 않는다. 입구에 ‘더 고’라는 간판만 입체적으로 보인다. 혼다와 더 고의 상관관계는 우리가 예상하는 그런 의미다. 혼다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만들고, 이 존재는 우릴 어딘가로 가게 한다. 그래서 상징적으로 더 고. 브랜드 공간이 로고를 맨 앞에 두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전시장과는 결이 다른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한쪽 구석에 혼다 모빌리티 카페라고 작게 쓰여 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볼 수 있다.

외관의 인상은 실내로 이어진다. 혼다 하면 떠오르는 빨간색 대신 미색 간접 조명이 흰색 내부를 은은하게 비춘다. 파스텔색 머금은 의자 역시 눈을 편안하게 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여느 카페처럼 커피를 주문하는 곳이 먼저 나온다. 더 고를 만들면서 혼다는 특히 커피에 신경 썼다고 한다. 물론 혼다 차량과 모터사이클도 전시해놓았다. 그럼에도 1층 46석, 2층 42석 규모에 비하면 조금 커다란 카페 장식 정도로 적다. 게다가 (모델은 바뀌겠지만) 몽키와 커브 같은 작은 모터사이클은 그 자체로 장식물 같다. 누구나 편하게. 더 고의 콘셉트는 명확하다.

시승하러 나갈 때부터 특별하게.

시승하러 나갈 때부터 특별하게.

시승하러 나갈 때부터 특별하게.

인테리어는 편안함이 핵심이다.

인테리어는 편안함이 핵심이다.

인테리어는 편안함이 핵심이다.

모터사이클 자체가 하나의 소품이다.

모터사이클 자체가 하나의 소품이다.

모터사이클 자체가 하나의 소품이다.

카페를 앞세우지만 카페 역할만 하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시승 센터 역할도 한다. 미리 신청하면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시승할 수 있다. 큐레이터라고 하는 전담 직원이 고심해서 시승 코스도 짰다. 일반적인 전시장 시승보다 길고, 차량 특성에 맞는 길로 안내한다. 모터사이클을 시승할 땐 헬멧이나 보호대 등 라이딩 기어도 빌려준다. 시승 출발 장소도 특별하게 LED로 꾸몄다. 시승하러 나가는 순간을 특별하게 기억하게 할 장치다. 개장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았는데 500명이나 시승했다. 편안하게 들어와 인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자연스레 문화공간으로도 확장한다.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한쪽 벽을 커다란 스크린으로 채웠다. 스크린을 활용해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할 계획이다. 이미 어린이 교통, 골프, 금융 등 다양한 클래스도 진행했다. 꼭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관련 클래스로 국한하지 않는다. 라이프스타일이라면 뭐든 다룰 예정이다. 브랜드 색을 줄이고 친근한 공간으로 더 고를 기획한 이유다. 그러는 와중에 자연스레 혼다와 추억을 쌓을 테니까. 일상 속 접점. 혼다가 더 고를 통해 보다 친근해지려고 한다.

주소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느티로 22 1층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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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성수

르노는 한국에서 변곡점이 생겼다. 르노삼성에서 르노코리아로 사명을 바꾼 까닭이다. 그동안 르노는 얽혀 있던 게 많았다. 한국이라서 더 복잡했다. 시간이 지나 꼬리표를 떼기로 했다. 이제 르노를 르노라고 부를 수 있다. 엠블럼도 르노의 로장주로 바꿨다. 제대로 르노로 소통하기 시작한 셈이다. 소통의 일환으로 르노는 공간을 새로 만들었다. 플래그십 스토어 ‘르노 성수’가 그 결과다. 기존에 서비스센터로 쓰던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여전히 서비스센터 역할을 하면서도 복합 브랜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르노 차 고칠 일 없어도, 아니 르노 차가 없어도 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변화 자체가 긍정적인 효과다.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에 공간만큼 확실한 건 없다. 그 자체로 거대한 광고판 역할을 한다. 게다가 팝업 각축장인 성수에서라면 더욱 효과적이다. 르노 성수의 역할은 명확하다. 프랑스 브랜드라는 정체성 강화하기. 기존에도 그 부분을 강조했지만 잘 스며들진 않았다.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공간을 통해 더 분명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프랑스 르노 본사 디자인팀이 르노 성수 디자인에 참여한 이유다. 르노 성수는 매끈한 외벽에 독특한 패턴을 새겼다. 이게 프랑스 감각일까 싶은데 설명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프랑스의 옵티컬 아트 작가 빅토르 바자렐리의 작품에서 영감받은 패턴이란다. 의도가 있고 의미가 생긴다.

외관부터 프랑스의 감성을 담았다.

외관부터 프랑스의 감성을 담았다.

외관부터 프랑스의 감성을 담았다.

기획전처럼 나이스웨더도 입점해 있다.

기획전처럼 나이스웨더도 입점해 있다.

기획전처럼 나이스웨더도 입점해 있다.

르노 굿즈도 빼놓을 수 없다.

르노 굿즈도 빼놓을 수 없다.

르노 굿즈도 빼놓을 수 없다.

르노 성수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보고 즐길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프랑스 정체성을 살릴 의류, 패션 액세서리, 자동차 모형 등 르노 굿즈를 준비해놓았다. 2층에는 프랑스 디저트 카페인 얀 쿠브레도 있다. 프랑스 브랜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기획전 형식으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나이스웨더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공간에 다채로운 감각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프로젝트명도 정했다. ‘플레이 르노’다. 르노 성수에서 놀라는 얘기다.

르노 성수는 성격을 하나로 규정할 수 없다. 전시장이면서 카페이자 문화센터면서 팝업스토어다. 그 덕분에 자유도가 높아진다. 물론 기본적으로 자동차 전시가 주목적이다. 특별한 모델을 색다르게 선보이기에 적합한 곳이다. 가령 최근 50대 한정으로 판매한 르노 알핀 A110S 같은. 이런 모델을 일반 전시장에서 봤다면 감흥이 덜할 테니까.

주소 |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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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지엠

GM은 미국의 대표 자동차 그룹이다. 대중 브랜드 쉐보레를 비롯해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과 최근 한국에 들어온 GMC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GM대우로 익숙해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다. 쉐보레 몇몇 모델을 국내 생산해 국산 차로 인식하기도 한다. 친근한 건 좋지만 정체성이 희미해지는 건 단점이다. 모르는 사람이 많으면 알려줘야 한다. 그 일환으로 GM은 브랜드 공간을 만들었다. 세 개 브랜드를 모아 보여주는 공간. 공간을 통해 그룹 내 브랜드를 하나의 이미지로 엮었다. GM의 정체성이자 매력 요소인 정통 아메리칸 자동차라는 특징을 강화한다.

‘하우스 오브 지엠’은 2층 규모의 독립된 공간이다. 자동차 전시장이 많은 도산대로라 상징성도 있다. 깔끔한 흰 벽이 다른 건물 사이에서 확연히 눈에 띈다. 기본적인 기능은 전시 공간. 하지만 GM의 세 브랜드 모델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기에 여느 전시장과는 다르다. 게다가 그냥 차만 툭 놓고 전시하지 않는다. 차의 특성에 맞게 주변을 꾸며 모터쇼의 기획 전시 같은 감흥을 준다. 당연히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세 브랜드 주요 모델의 시승 프로그램은 기본. 2층에선 도슨트 투어나 QR 스탬프 랠리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공간은 테마에 따라 매번 달라진다.

공간은 테마에 따라 매번 달라진다.

공간은 테마에 따라 매번 달라진다.

리릭 출시에 맞춰 아틀리에 리릭으로.

리릭 출시에 맞춰 아틀리에 리릭으로.

리릭 출시에 맞춰 아틀리에 리릭으로.

세 브랜드를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

세 브랜드를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

세 브랜드를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

하우스 오브 지엠의 큰 특징은 기획전이다. 작가와 협업하거나 전시 테마를 바꾸며 꾸준히 공간을 새롭게 한다. 그동안 미국 자동차 커스텀인 핫 로드 기획전이나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콘셉트로 공간을 바꾸는 등 미국 자동차 브랜드다운 색을 입혀왔다. 최근에는 리릭 출시에 맞춰 ‘아틀리에 리릭’으로 변모하기도 했다. 리릭은 캐딜락의 전기차로 기대주다. 강조해야 하는 모델이기에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와 협업해 리릭 아트전을 선보였다. 앞으로도 하우스 오브 지엠이 어떤 공간으로 바뀔지 모를 일이다.

테마 기획전 외에 바뀌는 게 또 있다. 체험 프로그램이다. 기본적인 투어 프로그램 외에 ‘업사이클링 DIY 워크숍’도 진행한다. 자동차 에어백을 활용해 파우치를 만든다거나 석고 방향제를 만들기도 했다. 앞으로 뭘 더 만들지 모른다. 하우스 오브 지엠은 열린 공간이니까. 활용할 공간이 있으니 화술이 다양해진다. 방문객 입장에서도 계속 바뀌니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갈 수 있다. 그러는 사이 GM의 브랜드들과 추억이 쌓인다.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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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투

‘커넥트투(Connect to)’는 렉서스의 브랜드 공간이다. 공간 콘셉트부터 자동차 부품이나 상징성을 반영했다. 그렇다고 영화 <매드맥스> 시리즈처럼 철과 엔진이 도드라진 분위기는 아니다. 렉서스가 그런 감성은 아니잖나. 렉서스답게 안락함을 추구한다. 차체의 미끈한 선을 토대로 3차원 벽면을 구성하고, 타이어와 핸들의 원형을 공간 요소에 반영했다. 공간을 관통하는 테마는 휴식이다. 인테리어 소재로 나무를 적극 사용해 아늑하게 조성했다. 렉서스의 특징 혹은 강점을 공간으로 구현해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커넥트투는 기본적으로 전시가 열리는 카페 역할을 한다. 브랜드 공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기능인 건 맞다. 하지만 요소요소 구성하는 섬세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커넥트투라는 명칭에서 섬세함의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커넥트투는 어딘가로, 무엇인가와 연결한다는 뜻이다. 카페 메뉴부터 연결돼 있다. 커피 원두를 비롯해 케이크나 주스의 재료를 젊은 농부의 농산물로 만든다. 그동안 꾸준히 계절 메뉴를 바꿔왔다. 그만큼 다양한 젊은 농부와 연결해왔다는 뜻이다. 카페 메뉴가 사회 공헌 프로젝트이면서 브랜드 공간의 콘텐츠도 되는 셈이다.

나무 질감을 살려 안락함을 강조한다.

나무 질감을 살려 안락함을 강조한다.

나무 질감을 살려 안락함을 강조한다.

공예 작가가 만든 작품도 볼 수 있다.

공예 작가가 만든 작품도 볼 수 있다.

공예 작가가 만든 작품도 볼 수 있다.

카페에서 만나는 콘셉트카.

카페에서 만나는 콘셉트카.

카페에서 만나는 콘셉트카.

커넥트투의 연결은 장인으로도 확장한다. 렉서스는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프로젝트를 통해 꾸준히 공예 작가를 조명해왔다. 렉서스의 장인정신을 강조하면서 문화 활동으로 연계한 프로젝트다. 새로운 공예 작가를 발굴해 그들의 작품을 커넥트투에 전시한다. 꾸준히 조명한 만큼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출신 작가도 이제 여럿이다. 이들의 작품이 하나의 전시물로서 공간을 한층 풍요롭게 한다. 더불어 렉서스의 이미지를 공예와 장인으로 연결하는 효과도 있다. 공간으로 꾸준히 소통하기에 더욱 분명하게 새겨진다.

커넥트투는 문화공간으로서 정체성이 도드라지지만 자동차 브랜드 공간다운 기능도 한다. 기본이니까. 신모델을 출시하면 실물을 감상할 수 있고, 콘셉트카 같은 특별한 모델도 전시한다. 시승 프로그램도 있다. 사전 예약하면 꽤 오래 시승할 수 있다. 일반 자동차 전시장과 다른 분위기 속에서 차를 접하고 오래 탈 수 있다면?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런 효과까지, 커넥트투는 공간을 통해 브랜드를 달리 보게 한다.

주소 |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몰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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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김종훈

2024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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