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사막과 로스앤젤레스의 드넓은 황야에서 촬영한 ‘환상 교향곡’ 컬렉션은 프랑스 작곡가 엑토르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가 상사병에 걸려 여인에게 집착하며 작곡한 동명의 곡에서 깊은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열정적인 선율이 담긴 베를리오즈의 곡은 최초의 사이키델릭 교향곡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셀린느 남성 윈터 24 컬렉션의 캠페인 영상에는 1963년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이 뉴욕에서 녹음한 버전을 사운드트랙으로 사용했다. 에디 슬리먼 자신이 어린 시절 이 곡에 완전히 매료되었듯, 그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베를리오즈의 음악에 담긴 극적인 무드를 패션에 불어넣었다. ‘환상’이라는 주제 아래, 고전음악의 깊이와 현대 패션의 신선함을 절묘하게 결합한 것. 런웨이로 변신한 사막의 고속도로 위로 에디 슬리먼 특유의 슬림한 룩을 걸친 모델들과 빈티지 캐딜락이 교차되며 펼쳐지는 장면은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컬렉션은 매트 블랙, 새틴, 래커가 전체 컬렉션을 관통하며 셀린느의 시그너처 스타일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1960년대 앵글로매니아를 특징짓는 ‘I’ 라인 실루엣이 에디 슬리먼의 순수한 테일러링을 보여주고, 스팽글 장식 프록코트는 사막의 햇빛에 반짝이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핀 스트라이프 수트, 핸드 자수 디테일의 웨이스트 코트, 케이프 실루엣의 칼라리스 블레이저 등 총 43개의 룩은 실크 캐시미어와 비쿠냐 등 최상급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했다.
셀린느의 남성 윈터 2024 컬렉션 ‘환상 교향곡’은 단순한 패션쇼를 넘어, 음악과 역사 그리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이다. 에디 슬리먼의 섬세한 손길로 셀린느는 다시 한번 패션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남성복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슬리먼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꿈결처럼 이어지며, 그의 옷들은 마치 그 꿈속의 조각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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