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넬로 쿠치넬리 2025 봄/여름 컬렉션은 ‘본능적 행동(Acts of Instinct)’이라는 주제를 통해 옷을 가꾸고 갖추는 것 즉, 스타일링이 본능에 기반한 자연스러운 행위임을 강조했다. 1980년대 의복에서 영감받은 이번 컬렉션은 당시 유행하던 디테일을 완벽하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이를테면 자연스러운 인체의 굴곡을 존중하고 그것에 맞춰 여유로운 핏을 제시하는 등 시대를 관통하는 진정한 신사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떠올리면 품질과 디테일에 대한 장인정신의 헌사를 빼놓을 수 없다. 어깨 라인에 볼륨감을 부여해 한결 편안한 더블브레스트 재킷, 첨예한 테일러링의 포멀 수트, 부드러운 윤택이 도는 나파 가죽 아우터, 그리고 넓은 라펠의 트렌치코트는 엄격하고 섬세한 장인의 손길로 고급스러운 미학을 연출했다. 니트웨어는 티셔츠와 폴로셔츠, 말필레(Malfile) 카디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아이템으로 구성됐으며, 새로운 고급 캐시미어 원단을 더해 한층 풍성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전반적으로 실크와 울, 리넨의 천연 섬유가 이번 시즌 주요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방수 기능이 있는 멤브레인 직물을 사용하거나 위빙 또는 에스파드리유 슈즈를 선보여 여름을 대비하기도 했다. 이번 봄/여름 시즌엔 컬러 팔레트가 핵심적 요소로 전반적인 분위기를 아울렀다. 수트는 크림, 벚꽃, 하늘색처럼 밝고 유연한 색감을 사용했으며, 자몽, 복숭아, 파파야, 생강색을 중성적인 색감으로 적용해 지적인 면모를 더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테니스 캡슐 컬렉션은 이전보다 다채로워진 디자인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골프 캡슐 컬렉션도 새롭게 출시해 실용성과 세련된 디자인을 겸비한 라인을 공개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이처럼 스포츠 세계에 대한 헌정의 마음을 담아, 이전에 없던 고아한 형태의 스포츠웨어를 개척해나가며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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