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렐 윌리엄스는 루이 비통의 2025 봄/여름 컬렉션을 위해 사람들을 라 메종 드 유네스코로 초대했다. 곧 개최될 올림픽으로 세계인이 한데 모인 6월의 파리, 그리고 각국의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는 장소에서 열리는 쇼라니. 그것만으로도 컬렉션에 대한 힌트를 넌지시 일러주는 것만 같았다. 전 세계 국기가 바람에 휘날리던 유네스코에는 파리 컬렉션 첫날의 성대한 오프닝을 장식할 쇼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람들이 가득했다. 어둠이 채 무르익지 않은 환한 밤, 보이스 오브 파이어 합창단과 퐁뇌프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공연을 배경으로 컬렉션이 시작됐다. 지구에 사는 모든 이를 기린다는 마음으로 ‘세상은 당신의 것(Le Monde Est À Vous)’이라는 주제를 담은 컬렉션 곳곳에는 인류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요소가 가득했다. 파리의 어둠을 모두 흡수해버린 듯 암흑 같은 검은색이 주를 이룬 초반과는 달리 점진적으로 밝아진 컬러 팔레트는 다양한 피부 톤을 연상시키는 색들로 구성했다.
또한 멀리서 보면 다소 비슷한 단색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모노그램이나 패턴을 섬세하게 장식해, 마치 다양한 사람들의 피부를 묘사한 듯한 세부도 눈에 띄었다. 더불어 루이 비통의 상징적인 모노그램을 엠보싱한 룩, 다미에와 카무플라주를 새롭게 혼합한 다모 플라주, 잼피의 그래픽적인 디자인에서 영감받은 스네이크-오-플라주 등의 패턴을 선보여 컬렉션을 한층 경쾌하고 생동감 있게 완성했다. 전체적인 룩은 여행자의 모습을 반영했다. 조종사의 비행복, 외교관의 단정한 정장, 트랙 수트와 작업복 같은 편안한 스타일은 물론, 기능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스포츠웨어를 입은 탐험가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또한 단순해 보이지만 단추와 벨트, 참, 키링 등 작은 액세서리에 진주와 크리스털, 비행기 모양 장식을 정교하게 더해 메종의 뛰어난 장인정신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파리에 모인 전 세계 사람들을 환영하듯 짙은 활기가 띠었던 컬렉션은 퍼렐 윌리엄스가 함께한 디자이너들과 뜨거운 포옹을 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우리는 결국 똑같은 사람이라는 평등한 마음, 그리고 다 함께 따뜻하고 행복하게 어우러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꿈을 모두에게 안긴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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