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토그래퍼 김영민 | CONTAX 645
큰마음 먹고 구매한 CONTAX 645. 예전부터 너무 사용해 보고 싶었던 카메라였다. 여행에는 부적합한 무게와 크기이지만 오직 개인 작업에 대한 열정으로 이번 미국 여행에 함께하였다. LA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찾던 중 캐리어 위에 있던 카메라 가방이 떨어져 렌즈가 파손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다행히 서브 렌즈로 마크로 렌즈를 가져와 아쉽지만 몇 롤 찍을 수 있었다. 광활한 자연과 도시의 분주함을 촬영할 수는 없었지만 피사체의 더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고 관찰하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2 포토그래퍼 김락현 | Nikon F90X
거친 일을 하셨던 아버지는 친구분들도 모두 무서웠다. 그런 아저씨가 나에게 카메라를 선물해 주실 줄은 몰랐다.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가지게 된 필름 카메라 ‘니콘 F90x’.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빌려주었다가 제대 후 헤어지는 바람에 거의 박살이 날뻔했지만 다행히 아직 카메라는 살아있다. 좋은 사진 하나 찍어서 나중에 갚으라 하셨지만 아직 약속은 못 지키고 있다.
3 포토그래퍼 이대희 | CONTAX G2 black
어시스턴트를 마치고 포토그래퍼로 독립해 처음으로 산 카메라. 블랙 컬러는 특히 구하기가 힘들어 매일 해외 중고 사이트를 보며 CONTAX G2 black을 겨우 손에 넣었다. 이 카메라와 함께 한 첫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이 중 해변에서 노는 아이들을 찍은 사진을 아직까지도 가장 좋아한다. 목적지 없이 친구 차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마주한 장면인데, 해맑게 바다에서 놀고 있는 20대 친구들이 당시 독립 후 미래를 걱정하던 나와는 다르게 느껴져서 왠지 부러우면서도 재미있었던 기억. '아 내가 멀리 떠나왔구나', 실감이 나기도 했다.
4 포토그래퍼 장봉기 | Fuji X-Pro3
4-5년 전 포토샵을 다루면서 색감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다른 카메라를 한 대 더 구매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Fuji X-Pro3를 선택했다. Fuji의 미러리스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의 색감을 잘 구현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매장을 방문하고 나서는 오히려 카메라의 매력적인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필름 카메라처럼 생겨서 가볍게 들고 다니기도 좋을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X-Pro3 디자인이 가장 필름 카메라 같이 생겨서 마음에 들었는데 이 이유 때문에 다른 미러리스 보다 사용감은 불편했다. 그래도 X-Pro3를 구매해서 촬영을 해보니 카메라에 내장되어있는 자체 필터들로 다양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마치 필름을 골라쓰는 느낌이었다. 여행이나 장소 헌팅, 그리고 실제 촬영에서도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질리지 않고 애정하고 있다.
5 포토그래퍼 배준선 | Epson R-d1s
아날로그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필름 카메라 특유의 감성을 좋아하지만, 매일 휴대하기는 쉽지 않다. 가볍게 메고 다니며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 다양한 기종의 카메라를 사용해 보았다. Epson에서 나온 R-d1s는 후면 lcd를 접어서 수납해 감출 수 있고, 뷰 파인더를 보며 다이얼을 돌리고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어 사용한다. 심지어 아날로그 카메라처럼 한 장씩 찍고 와인딩을 해야 다음 컷을 찍을 수 있는 경험까지 재현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 사이에 태어난 이 카메라는 촬영한 결과를 바로 확인하기보다 필름을 쓰는 것처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재미가 담기기를 기대하게 한다.
6 포토그래퍼 장한빛 | Leica D Lux 7
여행할 때 늘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작은 디지털 똑딱이를 구매하고 싶었다. 그렇게 구매하게 된 카메라가 Leica D Lux 7. 나의 디지털 똑딱이와 함께한 첫 여행은 23년 5월 몽골. 거의 매일 8시간이 넘게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추위와 배고픔으로 힘든 여행이었지만, 그때 찍은 사진들을 꺼내 보면 고생은 생각나지도 않을 만큼 아름다운 자연들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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