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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가 짊어진 것

송중기는 배우가 대단한 직업이 아니고 관객의 두 시간을 위한 땔감 정도라고 했다. 한 배우로서, 사람으로서의 책임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송중기와 나눈 이야기.

UpdatedOn April 30, 2024

퐁 네프 재킷·퐁 네프 팬츠·DNA 칼라 레귤러 셔츠·펄 타이 모두 루이 비통 제품.

이브닝 턱시도 재킷·이브닝 턱시도 팬츠 모두 루이 비통 제품.

퐁 네프 재킷·퐁 네프 팬츠·포인티 칼라 슬림 셔츠·타이·블랙 조르주 토트백·방돔 로퍼 모두 루이 비통 제품.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선택하는 편은 아니에요.
후회하더라도 내가 결정했으면 실행하고 책임진다.
그런 마음이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것 같아요.”

 

실례되는 질문일 수 있지만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아침에 거울 보면 어떤 기분이세요?
사실 거울보다 체중계를 먼저 체크하죠. 살은 얼마나 쪘나, 그리고 얼굴은 얼마나 부었나 봅니다. 별다른 생각은 없어요.(웃음)

배우 중에 ‘잘생기지 않은 외모’를 장점으로 꼽는 분들이 더러 계시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잘생긴 얼굴이 고민되기도 할 것 같습니다. 탈북자를 연기했던 <로기완>은 특히 그랬을 것 같고요.
실제로 <로기완> 촬영할 때 동료 배우 한 분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솔직히 처음에 중기 씨가 이번 작품 한다고 해서 이해가 안 됐다. 안 어울리는데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요. 제 외모가 역할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셨대요. 그렇게 작업을 다 마쳤고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시고는 저한테 사과하셨어요. “중기 씨가 이번 역할에 너무 잘 어울렸는데, 그때 한 말이 미안하다”고요. 사실 저 역시도 ‘이 역할에 내가 맞을까?’ 고민할 때가 있어요.

그 고민이 가장 컸던 작품이 <로기완>이었나요?
맞아요. 정말 많이 고민됐죠. 그런데 어떡해요. 이미 마음에 품은 작품은 해야죠.

배우 송중기의 필모그래피를 쭉 지켜봐온 관객으로서 <로기완>은 새로운 시도처럼 보였어요. 밑바닥 정서를 그린 작품이었으니까요. 차기작인 <보고타>도 마찬가지고요.
최근에 제가 커리어 방향을 선회했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요. 전혀 아닙니다. 제가 출연한 작품 중에 <태양의 후예>를 제외하면 메이저 정서의 작품은 하나도 없어요. 다 마이너 정서를 가지고 있죠. 다만 작품이 흥행하면서 특별한 인상을 남겼을 뿐이지, 대부분 밑바닥 정서를 그린 작품들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는 스스로 일관된 기준으로 작품에 참여한다고 생각해요.

대본을 받았을 때 ‘이건 꼭 하고 싶다’ 욕심나는 작품이 있을 것 같아요.
<뿌리깊은 나무>였어요. 처음 대본을 읽고서 덜컥 겁이 났어요. 제 연기 실력 밑천이 다 드러날까 봐. ‘내 능력이 이 작품이 가진 깊이감을 따라갈 수 있을까?’ 생각하니까 겁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겁이 났다는 건 내가 하고 싶다는 의미도 있잖아요. ‘그냥 하자. 언젠가 욕먹을 거면 일찍 욕먹자. 이런 식으로 도망치면 나는 성장을 못 한다’ 하는 생각으로 임한 작품이었죠. 그 뒤로 첫방하는 날, 재방송하는 날에도 겁은 났어요. 한동안 인터넷도 못 볼 정도였으니까요. 결과적으로는 그 작품 덕분에 크게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13년 전 제가 한 선택을 스스로 잘했다고 도닥여주는 편이에요.

부모님 카드로 몰래 재수학원을 등록했다는 일화가 유명하죠. 본인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재수도 정말 큰 도전이긴 했어요. 처음으로 서울에 올라와서 혼자 살아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가장 큰 도전은 재수 전에 있었어요. 배우가 된 것보다 더 큰 도전인데요. 제가 쇼트트랙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했어요. 어릴 때 평생 꿈은 국가대표 돼서 운동하는 거였어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운동을 그만두던 때가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었죠.

지금도 쇼트트랙을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나요?
있죠. 그런데 아무리 제가 노력해도 도무지 따라갈 수 없는 경지가 있더라고요. 제 노력이 부족했던 걸 수도 있고요. 쇼트트랙을 그만하기로 결정하고 몇 달 밤을 울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제 선택이니까요.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제게는 정말 큰 도전이었어요.

당시 결정할 때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만류는 없었나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선택하는 편은 아니에요. 후회하더라도 내가 결정했으면 실행하고 책임진다. 그런 마음이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것 같아요.

타임리스 수트 루이 비통 제품.

퐁 네프 재킷·퐁 네프 팬츠·포인티 칼라 슬림 셔츠·타이·블랙 조르주 토트백·방돔 로퍼 모두 루이 비통 제품.

퐁 네프 더블 재킷·퐁 네프 더블 팬츠·화이트 골드&다이아몬드 소재의 레 가스통 비통 트렁크 펜던트 목걸이 모두 루이 비통 제품.

그런 심지가 있어서인지 학창 시절에 공부도 운동도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입시 강사를 했어도 대성하셨을 것 같아요.
저 강사는 못 할걸요. 대학교 전공을 살려보려고 한 적은 있어요. 제가 경영학과, 신문방송학과를 복수 전공했거든요. 그때 아나운서 준비를 2년 정도 했어요. 학교 방송국에서 아나운서 생활도 했고요.

대학교 방송부에서 송출했던 기사 중 기억나는 게 있습니까?
하나도 기억 안 나요. 그건 하나 기억나네요. 대학교 축제 시즌이면 연예인 섭외를 해야 하잖아요. 제가 섭외 담당이었어요. 그때 가수 매니저분들이랑 통화를 정말 많이 했어요.

그때 섭외 전화했던 가수분들 기억나세요?
그럼요. 이승철 선배님, 성시경 형님. 정말 많아요. 저는 비용을 깎아야 되는 입장이잖아요. 대학교 예산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래서 “200만원 깎아주세요. 300만원 깎아주세요” 하다가, 한 번은 어떤 매니저분이랑 싸운 적도 있어요. 그 가수가 누군지는 말씀 못 드려요. 재미있는 건 제가 <뮤직뱅크> MC 할 때 그 매니저분을 실제로 뵌 적이 있어요. 다 같이 회식하는 자리에서 “그때 싸우던 학생이 저예요” 하니까 “그게 너야?” 하셨죠.

결국 이름을 말 못 할 그 가수분은 섭외됐나요?
못 했어요. 못 했으니까 싸웠죠.(웃음)

저도 모르는 분들께 부탁하고, 질문하는 게 일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배우님께서 하셨던 혹은 받았던 질문 중에 기억남는 게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이라기보다는 가장 잊히지 않는 인터뷰는 있죠.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님이랑 했던 생방송 인터뷰. 그때 하셨던 질문이 다 신선했던 걸로 기억해요. 어릴 때부터 제가 너무 좋아하고 우러러보는 대상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녹화하는 1시간 내내 되게 설렜어요. 제가 다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 중에 꼭 만나고 싶은 분이 세 명 있었어요. 홍명보 선수, 손석희 앵커, 박찬호 선수.

말씀하신 세 분을 꼭 만나보고 싶었던 이유가 궁금하네요.
어렸을 때 TV에서 보던 우상이었어요. 홍명보 아저씨는 ‘1994 미국 월드컵’ 독일전에서 중거리슛 넣는 걸 보면서 ‘저런 선수가 있나?’ 했던 게 첫인상이에요.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잖아요. 손석희 아저씨도 MBC에서 앵커 생활하실 때 처음 봤었죠. 조근조근 부드럽게 말씀하시는데 강한 오라가 있잖아요.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했어요. 박찬호 형님은 메이저리그에 나 홀로 진출해서 엄청난 공을 던졌잖아요. 그 모습이 마냥 좋았어요.

배우가 되고 유명해지면 좋은 점 중에는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도 있죠. 배우 일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보통 작품이 시작되면 이른 새벽에 첫 촬영할 때가 많아요. 아무래도 더 자고 싶고 쉬고 싶은데, 유독 ‘빨리 가서 리허설하고 싶다’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 있어요. 그런 작품을 만날 때가 가장 설레고 즐겁죠.

그런 작품들의 공통점이 있나요?
사람이죠. 결국 영화도 드라마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거잖아요. 현장의 사람들이랑 정말 합이 잘 맞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피곤한 줄도 모르고 신나서 일해요. 저희끼리 신나서 만든 걸 시청자분들이 알아봐주실 때가 있거든요. 그때 또 즐겁죠.

촬영 기간에 꼭 하는 것이 있나요?
무조건 단체 회식을 자주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방금 드렸던 답변의 연장선이기도 한데요. 결국 함께하는 사람들끼리 으쌰으쌰 하는 기운이 있을 때 작품도 잘 나와요. 혹시나 작품이 잘 안 되더라도 ‘그래도 우리 그때 정말 재미있게 만들었다’ 하는 건 필요하니까요.

나름대로 흥행 성적에 대한 짐을 더는 방법이기도 하네요.
그렇죠. 그래서 유독 제가 주도해서 회식을 진행하는 편이에요. 젊고 어린 후배들은 제가 꼰대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요새는 눈치 보여요. 회식하자고 하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해서.

‘송중기 선배님 주관 회식’이면 저부터 가고 싶은데요.
당연히 싫을 수 있죠. 그래서 똑같은 메뉴를 안 고릅니다. 기왕이면 다양하게 맛있는 걸 먹으면 좋으니까요. 단체 회식 1차, 2차, 3차 짜는 쾌감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버릇이 생겼어요. 새로운 식당에 가면 테이블 수를 꼭 셉니다. 몇 명까지 들어올 수 있나 하고요.

막연한 질문입니다만,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나요?
저한테 물어보시면 안 될 것 같은데.(웃음) 다만 어떤 노력을 하는지는 말씀드릴 수 있어요. 일단 제 능력 밖의 작품인지 아닌지를 살펴요. 또 하나는 그 작품에 공감이 안 될 때 억지로 배역을 맡지 않습니다. 누가 봐도 이 작품은 성공할 것 같긴 한데, 내가 이 작품에 공감이 안 된다? 그럴 때는 안 하는 편이에요.

말씀하신 공감은 내가 맡은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공감일까요?
인물의 행동이기도 하고, 작품의 메시지이기도 해요. 인간 송중기가 진심으로 작품에 공감하는지를 보죠. 그게 안 되는데 연기를 하면 그것도 허세라고 믿는 편이에요. 제가 그 이야기에 공감해야 저도 부족한 능력 안에서 인물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그게 제 나름대로 연기를 잘하려고 하는 방법 아닐까 생각해요. 가끔 제가 포기한 역할을 다른 배우가 맡아서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 배 아파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이 작품은 내 것이 아니다. 인연이 아니구나 생각하고 말아요.

타임리스 수트·방돔 첼시 부츠 모두 루이 비통 제품.

울 해링턴 블루종·캐시미어 폴로 니트·울 드로스트링 팬츠 모두 루이 비통 제품.

남은 나를 속여도, 나는 나를 속이면 안 된다는 마음이네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인간 송중기와 가장 닮은 캐릭터는 누구일까요?
예전에는 같은 질문에 다른 답변을 했던 것 같은데요. 오늘 생각나는 건 <뿌리깊은 나무> ‘이도’. 이도는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서 주눅 들어 살던 인물이었어요. 스스로 용기를 내서 자기보다 강한 인물에게 맞서죠. 저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할 말은 해야 되거든요. 달리 말하면 누가 봐도 아닌데 자기 혼자 계속 맞다고 우기는 사람은 강자로 안 보여요.

이도는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았지만 배우님은 늘 ‘나에게 좋은 어른’으로 아버지를 꼽으셨죠. 또 다른 롤모델이나 멘토가 있습니까?
영어 공부를 하면서 ‘이 사람은 정말 멋지구나’ 했던 분이 있어요. 버락 오바마. 정치 이력을 떠나서 이분이 가진 가치관이 정말 멋있어요. 이분이 ‘남자다움’에 대해 연설한 적이 있어요. ‘허세 부리지 않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친절하고, 가장 가까이 있는 자기 여성을 사랑해야 한다.’ 그걸 보면서 ‘진짜 어른이다’ 생각했죠.

실제로 배우님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더라고요. 배우로서의 책임감과 인간 송중기로서의 책임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아버지를 존경하는 것도 정말 책임감 있는 분이셨기 때문이에요. 수많은 가치 중에서 항상 가족을 우선시하셨고요. 배우 송중기와 인간 송중기의 책임은 같아요. 가족. 지금 제가 연기하는 이유는 가족 때문이에요. 연기 외에도 제가 하는 모든 일 역시 가족 때문이고요.

그런 점에서 연기를 온전히 일로 여기는 거네요.
맞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배우도 그저 수많은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아이가 ‘우리 아빠가 송중기’라는 걸 알게 될 텐데요. 그때 어떤 배우가 되셨으면 합니까?
나중에 저희 아들이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우리 아빠가 어떤 사람이구나’ 느낄 때가 오겠죠. 그때는 그냥 ‘우리 아빠 되게 열심히 살아오셨구나. 성실하게, 정직하게 살았구나’ 생각하는 아빠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요즘 ‘앞으로 어떤 작품을 더 보여줘야 될까’ 고심하게 됐어요.

이제 부모가 되셨잖아요. 직업 안팎으로 달라진 점이 있나요?
딱 하나 있어요. 집에 빨리 가고 싶더라고요. 집에 가는 게 이렇게 설레는 일인지 몰랐어요.

많은 배우분들께서 ‘좋은 배우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죠. 지금도 저희가 인터뷰를 하고 있잖아요. 말은 그럴듯하게 하는데 뒤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걸 본다면 너무 실망스럽잖아요. 물론 그게 어려운 일이죠. 그 어려운 걸 해내는 게 참 어른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하나요?
좋은 땔감이 되는 배우.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건, 영화를 보는 두 시간이 알찼으면 하는 기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공간이 영화관이 될 수도 있고 비행기 안이 될 수도 있죠. 배우는 그 두 시간을 행복하게 때워주는 직업이고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그런 점에서 두 시간을 때우기에 참 효용 가치가 높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풍부한 감성이 배우의 필요조건이지만
그 감정이 너무 과하면
관객이 울어야 할 부분까지 배우가 울어요.
그러면 관객이 울 부분이 없어요.”

 

3 / 10

이브닝 턱시도 재킷·이브닝 턱시도 팬츠 모두 루이 비통 제품.

이브닝 턱시도 재킷·이브닝 턱시도 팬츠 모두 루이 비통 제품.

이브닝 컷어웨이 재킷·이브닝 시가렛 팬츠·포인티드 칼라 레귤러 셔츠 모두 루이 비통 제품.

3 / 10

나폴리타나 재킷·테일러드 쇼츠·포인티드 쇼트 슬리브 셔츠·LV 댄디 로퍼·화이트 골드 소재의 레 가스통 비통 스몰 링 모두 루이 비통 제품.

나폴리타나 재킷·테일러드 쇼츠·포인티드 쇼트 슬리브 셔츠·LV 댄디 로퍼·화이트 골드 소재의 레 가스통 비통 스몰 링 모두 루이 비통 제품.

송중기의 인생 영화 5

<가을의 전설>, 에드워드 즈윅, 1994
나이를 먹으면서 ‘인생 영화’ 리스트가 바뀌지만, 변함없이 1번으로 고르는 영화. 사촌 형이 집에 걸어둔 포스터를 보고 비디오 가게에서 처음 빌려 봤어요. 가장 많이 본 영화 중 하나죠. 지금도 작품을 준비하면서 영감이 잘 안 떠오를 때면 꼭 틀어놓는 영화입니다.

<조 블랙의 사랑>, 마틴 브레스트, 1998
공교롭게 이 작품도 브래드 피트 주연작이네요. 몇 번을 보더라도 마음이 설레는 작품이 있잖아요? 제게 그런 작품이 바로 <조 블랙의 사랑>입니다.

<트루 로맨스>, 토니 스콧, 1993
<뿌리깊은 나무> 촬영 때 지방 모텔에서 지내야 할 때가 있었어요. 그때 장혁 선배님이 처음 소개해준 영화예요. 남자 둘이서 넋 놓고 봤죠. 왜 이 영화에 빠졌는지는 지금도 설명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듄: 파트 2>, 드니 빌뇌브, 2024
영화를 보는 내내 짜증 날 정도로 부러웠어요. 그래, 이게 바로 영화지.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는 건 바로 이런 거구나. 티모시 샬라메 쟤는 눈 속에 어쩌면 이렇게 많은 감정을 담고 있을까. 나도 이런 영화 하고 싶다. 정말 황홀하게 봤던 영화예요.

<시>, 이창동, 2010
<시>는 혼자 집중해서 보려고 오랫동안 안 보고 남겨둔 작품이었어요. 그러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표를 구해서 봤거든요. ‘영화의 깊이감이란 저런 거구나’ ‘저런 깊이 있는 시네마를 나도 나이 들면서 계속하고 싶다’ 생각했던 작품입니다.

퐁 네프 더블 재킷·퐁 네프 더블 팬츠·미니스터 더비 슈즈 모두 루이 비통 제품.

퐁 네프 재킷·퐁 네프 팬츠·DNA 칼라 레귤러 셔츠·펄 타이 모두 루이 비통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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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Fashion Editor 최태경
Feature Editor 주현욱
Photography 김신애
Stylist 박태일
Hair 오종오
Make-up 최수일
Assistant 김여름

2024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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