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렌체 베키오 다리
피렌체 출장 일정 중 마지막 날, 베키오 다리를 향했다. 오다가다 달리는 우버 안에서 보긴 했는데 직접 그 다리를 건너며 베키오 다리를 둘러싼 풍경들을 천천히 곱씹고 싶었다. 베키오 다리를 포함한 피렌체 팔라초 스트로치 궁전에서 열리는 아니쉬 카푸어 전시, 우피치 미술관, 그리고 미켈란제로 언덕까지 언젠가 피렌체에 간다면 가보고 싶은 네 곳이었지만 여유롭지 않은 일정 탓에 하나라도 가보겠다고 다짐했던 곳이 바로 베키오 다리였다. 마침 피티 워모 105의 마지막 게스트 디자이너 S.S.달리의 쇼가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열려 원래 일정보다 조금 더 부지런히 발걸음을 서둘렀다. 머문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베키오 다리 가운데서 땅거미가 내려앉은 강물을 멍하니 보고 있자니 피렌체에 왔음을 비로소 실감했다. – 디지털 에디터 유선호
2 산타마르게리타 리구레
산타마르게리타 리구레는 밀라노에서 기차로 이동할 수 있는 작은 휴양지. 가까운 포르토피노나 친퀘테레에 비해 그리 잘 알려지진 않지만 유유자적한 바다와 휴양지 답게 인심이 넉넉한 작은 동네다. 출장 차 온 밀라노에서 한국인은 지겨울 만큼 봤고, 계획없이 혼자 다니기엔 이만한 데가 없지 싶다. 하루는 배로만 갈 수 있는 산 프루토오소(San fruttuoso)에도 갔다. 조금 이동했을 뿐인데 여기에서부턴 벌써 물 색이 다르다. 아름다운 수도원에 맞대어 펼쳐진 자갈 해변이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 패션 에디터 이상
3 Square Marigny 공원
패션 위크 중에는 브랜드 담당자들, 함께 출장 온 기자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다른 나라에 와있다는 것이 크게 실감나지 않는다. 그래서 일정이 끝난 후에는 근처에 가까운 공원을 찾아서 무작정 걷는 걸 좋아한다. 조깅하는 사람들부터 강아지와 산책 나온 사람들, 벤치에 앉아 그냥 시간을 흘려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다른 나라에 와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에게는 그저 이국의 풍경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자 삶인 모습을 관찰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거나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사진은 지난 6월 밀란 패션 위크 중에 무작정 찾은 이름 모를 공원. 이번 파리 일정에서는 샹젤리제 거리 옆 Square Marigny 공원을 자주 찾지 않을까. - 패션 에디터 이다솔
4 르 봉 막셰
우리가 정신없이 스케줄에 실려 다닐때, 카페테리아에서 여유로운 햇살을 받으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내가 보는 그들의 모습처럼, 그저 가만히 앉아 아무런 계획도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을 꿈꾸지만, 그럼에도 일단 르 봉 막셰는 한바퀴 돌아본다. 요즘엔 사마리탄이 괜찮던데. 파리의 세일이란 이렇게 어쩔 수 없는 것. - 패션 디렉터 최태경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