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or HATE
보라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사랑해.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불안.
내가 사랑에 빠진 것은?
약과.
나를 괴롭히는 것은?
나 자신.
기분 좋을 때 나는?
누군가를 더 챙겨준다.
스트레스 받았을 때 나는?
그 속에 빠진다.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은?
너와 함께 있을 때가 제일 좋아.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딜레이.
내가 사랑하는 나의 모습은?
밝지 않은 내 모습.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은?
생각이 너무 많을 때.
씨스타19의 11년 만의 기록을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었어요.
보라 너무 즐거웠어요. 저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무척 좋았어요.
효린 솔로로 활동하다가 함께하니 순간순간 지난 시간을 회상하게 됐어요.
각자 지내온 시간이 궁금해요. 시간이 어떻게 흐른 것 같아요?
보라 20대가 지나고 30대 초반이 가장 혼란스러웠어요. 변화가 많은 시기였는데 20대 때 제대로 자라지 못한 감정선을 지닌 채 배우고 마주쳐야 하는 순간이 많았어요. 그동안은 디딤돌 같은 시간을 보내온 듯해요. ‘씨스타19’이라는 큰 결심을 하면서 오히려 안정감을 찾게 됐어요. ‘잘 다져서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이에요.
효린 ‘씨스타’로 활동하는 당시에는 앞만 보고 달려가기 바빴어요. 솔로 활동을 시작하고 ‘내가 어떻게 걸어왔지?’ 하고 뒤돌아보니 ‘스스로 부끄럽진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달려온 것 같더라고요.
‘씨스타’라는 존재는 두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보라 20대의 전부. 마지막으로 활동했던 시기가 29세였어요. 저의 20대 그 자체였어요.
효린 청춘. 내 청춘을 바친 때. 그렇게 느껴져요.
‘씨스타’는 큰 사랑을 받은 대표곡이 참 많잖아요. 그중에도 마음속에 크게 자리한 곡이 있다면요?
보라 마지막으로 발표한 앨범의 수록곡 중 ‘FOR YOU’는 멤버 모두가 팬들을 생각하며 가사를 썼어요. 저희를 아끼고 기다려준 팬들을 생각하며 직접 쓴 곡이라 의미가 커요. 그때가 저희의 마지막 순간이 아니고 ‘씨스타19’으로 다시 팬들을 만난다고 하니까 그 곡이 더 생각나더라고요.
11년 만의 컴백을 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효린 저희가 다 개성이 다른데 이상하게 조금씩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연결고리가 한 줄씩 있어요. 서로가 뭘 좋아하는지는 물론 뭘 싫어하는지도 잘 알고. 그래서 이렇게 현재진행형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컴백을 준비하며 예전과 비교했을 때 어떤 부분이 비슷하고 또 어떤 부분이 달라졌어요?
보라 효린이는 예전부터 완벽주의자 성향이 강했던 친구인데 책임감이 더해져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들어요. 확실히 더 꼼꼼해지고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새롭게 보게 됐어요. 그러다가도 둘이 함께하다 보면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 나오기도 하고요.
효린 저는 장난기가 많은 편인데 언니가 그 부분을 옆에서 많이 잡아줘요. 언니가 조절해주니까 제가 더 장난을 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언니는 주변 환경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평탄한 선을 이어나가는 ‘차분함’이 있어요. 언니의 인내심, 조절할 줄 아는 부분이 부러워요.
컴백을 앞두고 부담감과 기대감 중 어느 감정이 더 커요?
보라 아무래도 부담감이 크죠.
효린 맞아요. 기대되는 면도 분명히 있어요. 그런데 예전 곡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아 좋은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Ma Boy’랑 ‘있다 없으니까’는 좋았는데 이번 곡은 조금 아쉽다” 하는 이야기는 정말 듣고 싶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우리를 잘 보여드리고 들려드릴 수 있을까, 덜 아쉬울까, 이런 마음이 굉장히 커요.
‘서머 퀸’이 그리는 겨울은 어떨까요?
보라 실은 ‘있다 없으니까’도 1월에 나왔어요. ‘씨스타19’은 여름 분위기와는 다른 지점에 있어요. 이번에도 그래서 1월을 선택했고요.
효린 ‘씨스타’ 하면 여름이기 때문에 ‘씨스타19’이 그리는 방향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성공한 유닛’ ‘원조 유닛’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잖아요. 이번 활동을 앞두고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효린 서로가 하고 싶었던 것, 우리가 함께일 때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나누고 있어요. 최대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씨스타19’의 모습에 반영하고 다듬어서 기다려주신 분들께 저희가 그린 그림과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싶어요. 일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있어요.
LOVE or HATE
효린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LOVE.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더해진)
약속.
내가 사랑에 빠진 것은?
혼자 있는 시간.
나를 괴롭히는 것은?
나 자신.
기분 좋을 때 나는?
눈물이 난다. 기쁨의 눈물!
스트레스 받았을 때 나는?
술 마신다.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은?
넌 참 괜찮은 사람이야.
가장 듣기 싫은 말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말들.
내가 사랑하는 나의 모습은?
부지런한 모습.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을 때.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니 여전한가요, 아님 새로운 부분이 많은가요?
보라 모든 것이 새로워요. 준비하는 과정도, 이번 활동에 임하는 자세도, 서로 아이디어나 의견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체도 새롭게 느껴져요. 효린이랑 둘이 진지한 이야기를 쏟아내며 “너는 그때 그랬어?” “언니는 이랬었구나”라며 굉장히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됐어요. 이 활동을 시작하고 해나가며 새롭게 느끼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이 일을 하며 언제 가장 보람을 느껴요?
보라 제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난다고 한 글을 보고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저는 웃긴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런 저의 모습을 보고 힘이 난다, 아픈데 기운을 차렸다, 아픈 게 나았다는 말을 들으면 내가 뭐라고 이런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까. 그럴 때마다 주어진 순간에 즐겁게, 밝게,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을 해요.
효린 무대 위에 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나의 음악을 듣기 위해 귀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까지 와주셨고, 목이 터져라 같이 노래 부르며, 저와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너무 감사한 일인 거죠. ‘내가 이렇게까지 사랑받아도 되는 존재인가?’라고 느끼며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들어요.
일 이야기로 가득했는데, 개인적으로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은 언제예요?
효린 스케줄 다 끝내고 집에 가서 깨끗하게 씻고, 맛있는 음식 시켜서 재밌는 거 보면서 혼술 할 때. 옆에 고양이들 앉혀놓고.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내가 오늘 이 시간을 보내려고 고생했구나’ 싶어요. 저는 생각보다 아주 사소한 것에 행복감을 느끼는 편이에요. 웃긴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보라 저는 그런 순간을 찾으려고 이것저것 계속 살펴보는 중이에요. 최근엔 일렉 기타에 도전해보기도 했고, 어느 날은 그림을 그려보고, 아직도 이렇게 뭔가 하나씩 찾아가는 중이에요.
나 자신을 위해 해주는 말이 있어요?
보라 저는 진짜 힘들 때 거울 앞에 서서 “너 윤보라야” 하고 말해요. 어느 날 제 친구가 “야 너 윤보라야. 너 씨스타 보라고 윤보라야. 근데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 거야?”라는 말을 해줬어요. 그때 제가 너무 허우적대고 있어서 거울을 보고 “정신 차려, 너 윤보라야”라고 계속 되뇌었어요.
효린 드라마 한 장면 같은데? 옆에서 누군가 “쉬어 가도 돼”라는 말을 해줬을 때 위안이 돼요. 저도 쉬어야 하고 쉬어 가도 된다는 걸 아는데 잘 안 되거든요. 저 스스로는 잘 못하는데 옆에서 한 번씩 그렇게 이야기해줄 때 따듯해요, 그 말이.
1월호에 만났고 1월 컴백을 앞두고 있어요. 2024년 계획을 세워보죠. 한 해가 끝났을 때 다시 꺼내 보며 잘 지켰나 돌아볼 수 있게.
효린 올해는 제 자신을 좀 더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보라 저도요. 그런 시기인가 봐요.
효린 예전에는 몰랐거든요. 주변에서 “너 자신을 아껴줘”라고 들을 때마다 ‘충분히 사랑해주고 있는데?’ 이렇게 넘어가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깨달았어요. 다른 이들은 나를 소중하게 대해주는데 제가 자신을 너무 혹독하게 다루는 거예요. 자신을 사랑할 줄 몰랐더라고요. 나를 아껴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챙기자, 이런 생각을 해요.
씨스타19을 기다려왔고 이 인터뷰를 끝까지 함께한 팬들에게 한마디!
보라 와 수고했다. 저희를 궁금해하고 함께해주는 에너지와 마음이,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찬 느낌이에요.
효린 ‘윤보라’와 ‘김효정’으로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나 생각을 담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그걸 읽어주신 분들이 있다는 것도 굉장히 감격스러운 일에요.
우리의 다음 만남은 11년보다 더 짧은 기다림의 시간이기를. 그럴 수 있을까요?
효린 또 만날 수 있겠죠?
보라 이렇게 기회가 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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