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한낮의 디노

낮 12시. 얼굴에는 빛이 쏟아지고 한창 활기를 띠는 시간. 세븐틴 디노는 그 시간을 닮았다. 쉼 없이 달려온 데뷔 9년 차지만, 그는 올해 스물다섯 살을 맞이했다. 그려 나가고 쏟아낼 것이 무한한 지점에 다다른 그의 이야기.

UpdatedOn November 24, 2023

/upload/arena/article/202311/thumb/54933-526238-sample.jpg

코트·링 모두 지방시, 블랙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upload/arena/article/202311/thumb/54933-526237-sample.jpg

네이비 니트 베스트 아모멘토, 데님 팬츠 R13, 이어링·링 모두 크롬하츠 제품.

카메라 앞에 설 때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해요?
생각을 하기보다는 느낌에 맡기는 편이에요. 오히려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고요. 카메라 앞에 선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본능에 맡기는 거네요?
맞아요. 저는 늘 연습보다 실전에 강한 타입이에요. 실전에서 느끼는 긴장감이 저한테는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본인 피셜, 세븐틴에서는 무엇을 담당하고 있어요?
호불호 없는 막내. 멤버들이 저한테는 다 편하게 이야기하고 장난도 치고. 저희는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힘 좋은 막내? 무대에서 에너지가 넘치는 편인데, 잠깐 반짝했다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오래 그 에너지를 유지하려고 해요. 지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는 편이랄까.

9년 차에 이른 지금은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나요?
시간이 흐르면서 ‘책임감’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느끼고 집중하고 있어요. 지금부터는 책임감을 더 갖고 하나씩 배워가고 경험하면서 내년 혹은 더 시간이 흘렀을 때 나를 더 잘 보여주고 싶어요.

정말 어린 나이에 데뷔했어요. 지금의 나는, 나를 조절하거나 사랑하는 방법을 찾았나요?
‘조절’은 잘 모르겠어요. 가끔은 스스로 ‘철이 없나?’ ‘멀었네’ 싶을 때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나를 사랑하는 법은 조금 알게 된 것 같아요. 제 자신을 ‘인정’하게 됐어요. 내가 오늘 실수를 했거나, 좋은 일이 있었거나, 그냥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 자기 자신한테는 거짓말할 수 없잖아요. 요즘에는 외면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스스로 아껴주기도 하고, 필요할 땐 채찍질도 하며, 저를 제대로 바라보게 된 게 아닌가.

어떤 말을 자주 되뇌어요? 나에게 힘을 주는 한마디가 있어요?
지금 생각나는 말은 “고생했다 찬아”. 이 말을 혼자서 진짜 많이 해요. 안무 연습이 고된 날, 차 타러 가는 길에, 스케줄 끝나고, 혼잣말로 저도 모르게 나와요.
“고생했다 찬아. 가자. 이제 자자.”

나를 챙겨주는 방법이네요. 인정도 해주고.
그런가 봐요. 저도 몰랐는데 그렇게 되네요.

‘이 직업을 택하길 잘했다’라고 여겨지는 순간은 언제예요?
무대에 올라갔을 때. 그때인 거 같아요. 무대에 오르면 취할 수 있어서 좋아요. 무대에 모든 걸 쏟아낼 수 있게, 몰입할 수 있게 스태프나 멤버들이 만들어주는데, 그 안에서 노는 게 좋아요.

스물다섯의 디노에게 올해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이었어요?
올해 화두는 ‘나를 보여주자’ ‘진짜 나를 보여주자’밖에 없었어요. 올해 첫 솔로 믹스테이프를 준비한 것도, 올해는 무조건 내고 싶었어요. 나의 생각과 캐릭터를 드러내고 싶었어요.

노력도 많이 하고 자신을 갈아 넣는 편이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하고.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하고. 그런데 그렇게 해서 많이 얻었다고 생각해요. 특히 노래 부분에서요. 예전 앨범이랑 지금 앨범을 비교해서 들어보면 조금씩 성장한 게 느껴져서, 그것이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돼요.

요즘은 어떤 감정이 지배적이에요?
솔직하게 진심으로 행복해요. 지금은 진짜로.

놀랐어요. ‘행복’이란 단어를 바로 꺼내서.
올해 정말 바쁘고 정신없이 흘렀거든요. 그런데도 최고의 순간들로 꾸려진 듯한 기분이 드는 거예요. 앞으로 다가올 것도 우리가 그리고 또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손오공’에 이어 ‘음악의 신’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연습생 때부터 기다리던 솔로 믹스테이프도 나오고. 그 자체로 너무 행복해요.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만족도를 표현한다면 한 몇 점 줄 수 있어요?
100점? 아니에요. 99점 할게요.

/upload/arena/article/202311/thumb/54933-526244-sample.jpg

티셔츠 알렉산더 왕, 슈즈 웰던,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upload/arena/article/202311/thumb/54933-526243-sample.jpg

블랙 니트 자크뮈스, 팬츠 나마체코 제품.

1점은 왜 뺐어요?
완벽한 건 없으니까 1점은 남겨놔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요즘에는 진짜 행복해요. 신경 쓰이거나 걱정되는 부분은 여전히 있지만 그래도 그걸 벗어날 수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아주 소소하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다면?
쉬는 시간에 멤버들과 장난칠 때. 함께 연습하거나 연습 후 쉬는 시간에도 멤버들과 이야기하고 장난치고 시간을 보내는 게 제일 재밌죠, 아무래도.

세븐틴 멤버는 모두 입을 모아 서로를 만난 게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끼리도 자주 이야기하는 부분이에요. ‘이 마음이 오래갔으면 좋겠다’라고 모두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요. 서로 미워하려고 해도 미워할 수 없는 느낌. 서로 전혀 다른 사람이고 때로는 저렇게 나도 하고 싶다, 저런 성격이고 싶다, 때로는 ‘왜 저렇게 하지?’ 싶으면서도 결국엔 ‘내가 이 12명을 미워할 수는 없겠다’라는 마음이 들어요.

세븐틴의 노래 중 캐럿에게 전하고 싶은 가사를 떠올려본다면?
저희 노래 ‘Home’에 ‘네가 울 수 있는 곳, 네가 올 수 있는 곳’이라는 가사가 있어요. 지금은 그 부분이 떠오르네요.

디노 씨는 다정한 사람이네요.
그런가요? 저는 열심히 한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 거 같아요.

세븐틴에게 자체 콘텐츠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잖아요. <경음악의 신>의 ‘피철인’ 캐릭터 아주 인상 깊었어요.
오히려 ‘다른 인물이야’라고 생각하니 더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현장에서 제작진 믿고 ‘드립’을 던졌는데 좋아해주시는 게 신기할 따름이고, 저는 보면서 부끄러운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고요.

걸출한 캐릭터만큼 디노 씨 어록도 많더라고요.
‘포기할 걸 알면서도 그냥 해보는 거지. 그게 내 마음을 움직이는 거라면’ 이 말 좋은데요. 제가 말한 거지만. 그런데 저는 이런 거 좋아해요.(웃음)

한결같네요.
네 한결같아요.

지금 20대의 절반을 넘었잖아요. 앞으로 20대가 어떻게 흘렀으면 해요?
저는 건강함 잃지 않고 지금처럼 하고 싶은 거 많고, 꿈을 그리면서 살고 싶어요. 근데 30대, 40대도 마찬가지로 꿈에 한 발짝 늘 다가가는 사람이고 싶어요.

10년 뒤에는 어떤 장면을 꿈꿔요?
욕심 같아서는 첫 솔로 콘서트를 해보고 싶어요. 서른다섯 살에는, 그런 상상을 해요.

올해 세운 계획 중 지킨 것과 지키지 못한 것은?
올해 바라던 것 중에 가장 잘 지킨 건 믹스테이프 내는 것. 아쉬운 부분은 외국어 공부.

배우는 거 좋아한다고 했으니 금방 마스터하지 않을까요?
제가 언어에 소질이 있더라고요.(웃음) 더 많은 캐럿분들께 마음을 전하고 음악과 안무 작업을 활발하게 펼쳐서 많이 보여드리자. 온통 이런 생각이에요.

인터뷰를 마친 나에게 한마디 해주죠.
고생했다, 찬아.

여기까지 함께한 캐럿에게도 한마디!
재미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정말 솔직한 제 모습이에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upload/arena/article/202311/thumb/54933-526242-sample.jpg

니트 로에베, 이어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upload/arena/article/202311/thumb/54933-526241-sample.jpg

셔츠·아우터·팬츠·타이 모두 보테가 베네타,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Love or Hate


  •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 사랑.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 비교.

    내가 사랑에 빠진 것은?
    └ 음악.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은?
    └ 소화(요즘 소화가 잘 안 돼요).

  • 기분 좋을 때 나는?
    └ 어린애처럼 군다.
    스트레스 받을 때 나는?
    └ 과묵해진다.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은?
    └ 너 매력 있다.
    가장 듣기 싫은 말은?
    └ 그거 못할 거 같은데.

  •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 여행 갈 때.
    가장 싫어하는 시간은?
    └ 여행에서 돌아올 때.

    내가 사랑하는 나의 모습은?
    └ 근성을 보일 때.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은?
    └ 모순적일 때.

/upload/arena/article/202311/thumb/54933-526240-sample.jpg

블랙 니트·슈즈 모두 릭 오웬스, 이어링·링 모두 트렌카디즘, 슬랙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upload/arena/article/202311/thumb/54933-526239-sample.jpg

가죽 아우터 어니스트 더블유 베이커, 슈즈 프라다, 팬츠·벨트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아름
Photography 김영민
Stylist 강민지, 최영회(구십일)
Hair 우은혜
Make-up 고진아

2023년 12월호

MOST POPULAR

  • 1
    THE OFFICIAL AFTER HOURS
  • 2
    NO BOUNDARY PEOPLE
  • 3
    OFF-DUTY TIE
  • 4
    <아레나> 12월호 커버를 장식한 세븐틴 조슈아
  • 5
    THE ORIGINALITY

RELATED STORIES

  • INTERVIEW

    <아레나> 12월호 커버를 장식한 세븐틴 조슈아

    캐시미어 브랜드 배리와 함께한 조슈아의 <아레나> 12월호 커버 공개!

  • INTERVIEW

    장 줄리앙과 장 줄리앙들

    프랑스 낭트 해변가에서 물감을 가지고 놀던 소년은 오늘날 세계에서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이 됐다. 100만 명 넘는 팔로워가 주목하는 작가, 장 줄리앙이다. 선선한 공기가 내려앉은 초가을. 장 줄리앙이 퍼블릭 가산에서 열리는 새로운 전시 <장 줄리앙의 종이 세상>을 위해 서울을 다시 찾았다. 전시 개막 첫날 저녁, 우리는 장 줄리앙을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새하얀 벽 앞에 선 그는 어김없이 붓을 들었고 자신이 그린 또 다른 장 줄리앙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이어지는 대화는 장 줄리앙이 보여주고 들려준 그림 이야기다.

  • INTERVIEW

    무한한 이태구

    배우 이태구가 <끝내주는 해결사>에서 미워할 수 없는 미소를 지었을 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에서 비밀을 숨긴 채 정의로운 척 굴던 때도, 이태구의 모든 얼굴이 좋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얼굴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그의 모습이 무궁무진하다.

  • INTERVIEW

    오늘을 사는 김정현

    촬영이 있어도 아침 운동은 꼭 하려고 한다. 여전히 촬영장엔 대본을 가져가지 않는다 . 상대 배역을 잘 뒷받침하는 연기를 지향한다. 숲보다 나무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대본을 더욱 날카롭게 해석하고 싶다 . 그리고 이 순간을 감사하게 여긴다. 배우 김정현의 지금이다.

  • INTERVIEW

    김원중의 쓰임새

    모델왕이라 불리는 남자. 15년 차 베테랑 모델 김원중이 신인 배우로 카메라 앞에 섰다. 모니터 속 김원중은 프로 중의 프로였지만, 그는 여전히 현장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공개를 앞두고 배우 김원중이 들려준 이야기.

MORE FROM ARENA

  • FASHION

    레트로 키워드

    돌고 도는 네 가지 레트로 스타일에 영감받은 아이템들.

  • FASHION

    WATCHS & WONDERS 2022 #2

    지속가능성을 위한 시계 브랜드의 노력. 올해 '워치스앤원더스 2022'는 달라도 다릅니다.

  • INTERVIEW

    거친 남자들

    남성미 철철 넘치는 남다른 스포츠에 빠져 사는 진짜 사나이들.

  • FASHION

    Volez, Voguez, Voyagez

    루이 비통의 역사와 현재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이름하여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이 뜻깊은 전시를 <아레나>가 선정한 7인의 인플루언서와 함께 봤다.

  • ARTICLE

    [A-tv] Behind the Scene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