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관면옥의 평양냉면
물과 메밀가루. 서관면옥의 면 재료는 이게 전부다. 제주산 단메밀과 쓴메밀을 매일 아침 맷돌로 갈고 반죽해 면을 만든다. 쓴메밀은 보통 메밀차로 먹고 면으로는 안 쓴다. 단메밀에 비해 알이 작고 단단해 제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가공은 어려워도 특유의 쌉싸래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그래서 서관면옥은 일부러 단메밀과 쓴메밀을 섞어 쓴다.
육수도 정성스럽게 만든다. 핏물을 뺀 한우 사태와 양지를 끓이고 거르고 하루 동안 냉장 숙성한다. 음식이 나오면 우선 육수의 맛부터 보고, 면에 다시마 식초를 살짝 뿌려 먹는 것이 이곳의 냉면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전통 평양냉면은 동치미와 고기 육수를 섞습니다. 우리는 고기 육수만을 써서 ‘서울식 평양냉면’을 표방합니다.” 서관면옥 이사 허경만의 말이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56길 11
영업시간 11:00~21: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가격 1만6천원
2 우주옥의 냉면 진
소 한 마리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활용하는 주점. 우주옥 오너 셰프 허재훈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말이다. “본격적인 서울식 냉면을 표방해요. 보통 서울의 평양냉면집은 대부분 오래된 평양냉면집과 관계 있어요. 대개 그 집의 주방 출신이거나, 오너 2세가 운영해요. 저는 어차피 그런 배경이 없어서 그냥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이곳을 열었어요.”
우주옥의 냉면은 호기로운 말처럼 독특하지만, 정성만은 그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 제면은 매일 직접 한다. ‘육수를 우리고 남은 고기를 고명으로 내기 싫어’ 14시간 동안 저온에서 조리한 홍두깨살을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 냉면에 얹어 낸다. 메밀가루를 80% 남짓 넣어 만든 면의 툭툭 끊어지는 식감, 간장으로 간한 묵직한 고기 육수의 향이 계속해서 술을 부른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50길 11 지하 2층
영업시간 18:00~24:00, 화요일 휴무
가격 1만5천원
3 호무랑의 자루 소바
“소바 면에는 밀가루를 거의 섞지 않기 때문에 금방 붇습니다. 소바가 나오자마자 5분 내로 먹는 게 가장 좋아요.” 호무랑 청담 강부식 점장이 말했다. 호무랑은 일본의 소바 명가 ‘사라시나 호리이’와 기술 제휴를 맺을 정도로 소바 면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매일 오후 ‘니하치 소바’를 8~9kg가량 직접 반죽한다. 밀가루와 메밀가루를 2대8 비율로 섞어 니(2)하치(8)다.
자루 소바는 보기에 단출해도 손이 많이 간다. “소스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간장과 설탕을 섞어 2주 동안 숙성하고 가다랑어포 육수를 섞습니다.” 소바 육수에 갈아낸 무와 대파를 섞고 면을 찍어 먹는 게 자루 소바를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다. 소바 면을 세 번에 나눠 판에 놓는 이유는 소바 면이 잘 끊겨서 한 젓가락에 집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 섬세함이 이곳만의 자랑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42 피엔폴루스
영업시간 11:30~22:00, 브레이크 타임 16:30~17:30
가격 2만3천원
4 미나미의 니신 소바
미나미는 서울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이 교차하는 교대역 인근에서 12년 동안 살아남았다. 남창수 대표는 메밀 면 특유의 식감과 향에 빠져 소바 전문점을 냈다. 메밀 면은 매일 매장에서 뽑는데 메밀과 밀가루는 8대 2로 섞는다. 소바의 본고장 일본에서 보편적으로 쓰는 비율이다. 면을 뽑는 특정한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바로 뽑아 먹는 면이 더 신선하고 맛있다.
“밀가루와 달리 찰기가 없는 메밀가루의 특성 때문이에요. 발효, 숙성, 휴지 기간이 필요하지 않거든요.” 이곳의 대표 메뉴는 뼈를 일일이 발라낸 청어를 올린 ‘니신 소바’. 별다른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가다랑어포만을 넣어 진하게 우린 따뜻한 육수에 100% 건조한 뒤 간장에 조린 청어를 통째로 얹어 낸다. 청어의 향이 소바 면과 국물에 가득 밴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58길 31-2
영업시간 11:00~22: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가격 1만9천원
5 광평 평양냉면갈비의 비비작작 골동면
‘평양냉면갈비’라는 상호처럼 평양식 냉면과 돼지갈비, 쇠고기 구이 등을 판매하는 식당이다. 들어가서 보면 일반적인 고깃집을 떠올렸을 때의 인테리어와 분위기인데, ‘냉면’을 상호에 내세운 자신감이 눈에 띈다. 냉면 메뉴는 세 가지다. 평양냉면과 비비작작 골동면, 비빔냉면. 다른 냉면집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비비작작 골동면이 이곳의 인기 메뉴다.
비비작작 골동면은 말하자면 일종의 들기름 비빔국수다. 간장 소스와 생들기름으로 밑간을 한 메밀 면에 무나물, 통들깨, 깻가루, 울릉도산 부지깽이 나물과 김 가루, 표고버섯, 쪽파까지 7가지 고명을 단정하게 담아 낸다. 이수양 상무는 이 재료들을 한 번에 섞어 먹다가 한우 양지와 사태로 우린 차가운 냉면 육수를 부어 먹거나 다시마 식초를 곁들이는 걸 추천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106길 45
영업시간 11:00~22: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가격 1만8천원
6 광화문국밥의 평양냉면
노포를 표방하는 식당에서 노포가 되어가고 있는 식당. 광화문국밥을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겠다. 2017년 광화문 인근에서 문을 연 광화문국밥은 맑은 서울식 돼지국밥을 파는 국밥 전문점이다. 아울러 사철 판매하는 평양냉면으로도 유명하다. “돼지국밥집이지만, 매일 1~2회, 10~15kg 정도의 메밀가루로 직접 면을 만들어요.” 광화문국밥 셰프 박찬일의 말이다.
평양냉면의 기본 구성은 아롱사태와 부채살에 무, 양파, 마늘, 대파 등 각종 채소를 넣어 우린 맑은 육수에 메밀 80% 함량의 면으로 만든다. 백김치, 삶은 달걀 반쪽, 아롱사태 편육이나 부채살, 그리고 얇게 썬 돼지 후지살 고명이 소복하게 올라간다. ‘동치미 국물을 섞는 대신 새콤하게 삭힌 백김치를 고명으로 얹어 쨍한 신맛을 주는 것이 포인트’라고 박 셰프는 덧붙였다.
주소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21길 53
영업시간 월~금 11:00~21:40, 브레이크 타임 14:30~17:30
가격 1만4천원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