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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PRESENTS EVERYWHERE

지구 곳곳을 물들이며 K-팝의 ‘최초’를 밝혀온 보라색 불빛이 이제 서울을 아름답게 빛내고 있다.

UpdatedOn June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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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해’진 서울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을 맞아 서울 곳곳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2013년 소년 7명이 일으킨 보라색 불꽃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가 아미(ARMY)를 만들었다. 아미와 함께 SNS부터 빌보드 차트, 각종 시상식을 물들인 보랏빛은 다시 더 높은 하늘 위로 쏘아 올려졌다. BTS는 그 불빛을 따라 세계 곳곳의 아미를 만났고 그들이 방문하는 모든 도시가 보라색으로 칠해졌다. 그렇게 2023년, 보라색은 라벤더나 포도의 색이 아닌 BTS의 색이 됐다. 10년 동안 지구 곳곳을 물들이며 K-팝의 ‘최초’를 밝혀온 보라색 불빛은 이제 서울을 아름답게 빛내고 있다.

남산서울타워, 세종문화회관, 세빛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롯데월드타워, 서울시청 본관, 반포·월드컵·양화·영동대교 등 서울 곳곳은 6월 12일부터 25일까지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빛난다. 서울시가 전 세계에서 찾아온 아미를 위해 곳곳의 랜드마크를 보랏빛으로 밝히는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17일에는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기념 조형물과 함께 BTS 역사를 담은 ‘히스토리 월’을 공개하고, 리더 RM이 현장을 찾아 팬들과 소통하는 메인 행사도 펼쳐졌다. 그날 행사의 대미는 BTS의 음악에 맞춰 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놀이로 장식됐다.

기념비적인 10주년이지만, BTS는 현재 멤버들의 입대와 개인 활동 등의 이유로 1년째 단체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기에 완전체 콘서트나 팬미팅 등 이벤트는 개최되지 않았다. 그 대신 이들은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은 디지털 싱글 ‘Take Two’로 아미에 대한 변하지 않는 사랑을 표현했다. 그동안 기념일마다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광고 등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한 팬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자신들이 직접 꾸민 특별한 광고를 선물하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BTS 데뷔 10주년 이벤트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는 멤버 전원이 등장하는 이벤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팬들과 지자체, 기업이 도시 전역에 ‘BTS PRESENTS EVERYWHERE’라는 말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새삼 BTS의 특별한 존재감과 영향력을 실감하게 한다.



아미를 위한 대축제

BTS 10주년 역사를 설명할 때 ‘아미’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BTS가 K-팝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모든 순간에 아미가 함께했기 때문이다. 아미는 다양한 연령, 인종, 언어, 국가, 문화에 분포해 있으며, 일각에서는 그 규모가 대한민국 인구를 뛰어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덤’이라 불리는 아미는 BTS 성장의 원동력이자 지금 서울을 물들이고 있는 보라색 불빛의 존재 이유다. BTS의 10주년은 이제 단순히 가수와 팬들만의 축제가 아니다. BTS와 아미가 만들어낸 세계에 수많은 파트너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온갖 분야의 파트너는 한국을 찾은 전 세계 아미를 보랏빛으로 환영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BTS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는 호텔, 항공기, 주유소, 밀키트까지 전 분야에 걸쳐 있다. BTS의 소속사 하이브 사옥과 가까이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은 아예 사옥 내에 BTS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는 쉼터와 포토존을 운영한다. 콘래드 서울 호텔은 BTS를 테마로 꾸민 10주년 기념 스페셜 객실 패키지를 제공한다. 제주항공은 BTS 10주년 기념 래핑을 한 항공기를 운행하고, S-OIL은 주유소를 BTS 데뷔 10주년 테마로 꾸민다. 그 밖에도 라인프렌즈, 롯데시네마, 현대백화점, GS25, 노티드, 컬리 등 온갖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BTS 10주년을 기념하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BTS의 10주년이라는 특별한 이벤트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BTS가 오랜 기간 서울특별시 관광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도시 내 대표적인 랜드마크를 보랏빛으로 물들이는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5월 BTS의 앨범 아트워크로 10년 역사를 표현한 기념우표를 발행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조폐공사는 작년 말 선보여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첫 번째 BTS 10주년 기념 메달에 이어, 올해는 전 멤버 초상을 신기술로 구현한 두 번째 기념 메달을 내놓을 예정이다. 어쩌면 BTS 10주년은 한국의 지자체와 사기업, 공기업이 앞다투어 선보이는 온갖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아미를 위한 대축제라고 할 수 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덤’이라 불리는 아미는
BTS 성장의 원동력이자 지금 서울을 물들이고 있는
보라색 불빛의 존재 이유다.”

 

서울시 선정 ‘서울방탄투어’ 명소 리스트

1 서울 숭례문 » 2021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 촬영지
2 하이브 용산 사옥
3 경복궁 근정전 » 2020 <지미 팰런쇼> 촬영지
4 여의도 한강공원 »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 여의도 행사 장소
5 을지로 » 2021 <시즌그리팅> 촬영지
6 국립중앙박물관 » 2021 BTS 서울관광 홍보 영상 촬영지
7 서울종합운동장 »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콘서트 장소
8 경복궁 경희루 » 2020 <지미 팰런쇼> 촬영지
9 월드컵대교 » 2021 <지미 팰런쇼>촬영지
10 노들섬 » 2021 <시즌그리팅> 촬영지
11 아차산 » <달려라 방탄> 촬영지
12 서울 문화비축기지 » <달려라 방탄> 촬영지
13 학동근린공원 » 연습생 시절 추억의 장소

여의도 더현대 6층에 마련된 포토존 공간. 평일 이른 점심시간이었지만 적잖은 아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외국인 팬들도 많았다.

여의도 더현대 6층에 마련된 포토존 공간. 평일 이른 점심시간이었지만 적잖은 아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외국인 팬들도 많았다.

여의도 더현대 6층에 마련된 포토존 공간. 평일 이른 점심시간이었지만 적잖은 아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외국인 팬들도 많았다.

‘2023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 메인 이벤트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의 풍경. 주최 측은 앞서 약 30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2023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 메인 이벤트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의 풍경. 주최 측은 앞서 약 30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2023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 메인 이벤트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의 풍경. 주최 측은 앞서 약 30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여의도 켄싱턴 호텔 1층 로비에 전시된 BTS 무대의상. 청록색 수트는 화면 속 RM이 실제 착용했던 수트다.

여의도 켄싱턴 호텔 1층 로비에 전시된 BTS 무대의상. 청록색 수트는 화면 속 RM이 실제 착용했던 수트다.

여의도 켄싱턴 호텔 1층 로비에 전시된 BTS 무대의상. 청록색 수트는 화면 속 RM이 실제 착용했던 수트다.

BTS는 사진 속 수트를 입고 한국인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축하 무대에 올랐다. 왼쪽은 제이홉, 오른쪽은 슈가가 착용했다.

BTS는 사진 속 수트를 입고 한국인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축하 무대에 올랐다. 왼쪽은 제이홉, 오른쪽은 슈가가 착용했다.

BTS는 사진 속 수트를 입고 한국인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축하 무대에 올랐다. 왼쪽은 제이홉, 오른쪽은 슈가가 착용했다.

BTS니까 가능했다

BTS의 10주년은 아주 특별하다. 당사자인 멤버들이 단체 활동을 중단한 상황임에도 팬과 지자체, 기업이 너나 할 것 없이 발 벗고 나서 특별한 축제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아티스트 팬덤을 이용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 경우는 많았지만,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와 비교할 수 있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BTS와 같은 영향력을 지닌 그룹 자체가 전무후무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BTS가 데뷔 이후 10년 동안 창출할 경제 효과가 약 5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심지어 해당 연구는 여섯 곡의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 달성 기록이 스타트를 끊기도 전에 이뤄진 것. 명실상부 글로벌 팝 스타가 된 2023년 기준으로 BTS의 영향력을 다시 숫자로 환산한다면 그 수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는 판단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BTS의 영향력이 상업적인 측면으로만 소비됐다면, 결코 지금의 BTS는 있을 수 없었다. BTS는 아미의 지원 사격 아래 급격히 성장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더욱 가치 있는 방향으로 쓰고자 했다. 유니세프와 함께 가정 폭력, 학교 폭력, 성폭력 피해를 입은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세 차례의 UN 총회 연설을 통해 팬데믹 시대 전 세계 청년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상업적으로 성공한 가수가 아닌 시대의 아이콘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였다. 이러한 행보는 더 많은 아미를 만들고 결속시켰으며, 더 많은 브랜드가 BTS를 찾게 했다.

또한 BTS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면서도 내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고, 때로는 강조해왔다. 그렇기에 BTS의 활동이 한국 관광 사업 및 브랜드 가치 향상에 유무형적으로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글로벌한 팬베이스와 함께 BTS는 ‘국가대표’ 그룹이라는 상징성을 띠게 됐다. 실제로 이들은 2017년부터 5년 연속으로 서울특별시 관광명예홍보대사를 맡았고, 2022년에는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로서 엑스포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국가대표’의 책임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 서울시를 비롯해 다양한 기관과 단체, 기업이 한 음악 그룹의 기념일을 위해 대대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단지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만이 아니다. BTS가 오랫동안 쌓아온 선한 영향력과 상징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보랏빛의 출발점으로

전 세계를 물들인 보랏빛 물결의 출발점은 음악이다. 그리고 BTS의 음악적 성취를 설명할 때는 자연스럽게 온갖 기록의 열거가 이어진다. 이들이 12개의 기네스 세계 기록을 비롯해 2천만 장이 넘는 누적 앨범 판매량, 여섯 곡의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 등 수많은 K-팝 ‘최초’ 기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BTS가 그러한 기록을 작성해 나가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소비되던 K-팝을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시장의 주류 문화로 끌어올렸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수많은 K-팝 그룹 중 BTS가 그러한 개척자 역할을 하게 된 것일까?

BTS는 시작부터 완성된 형태로 세상에 등장하지 않았다. 대다수의 대형 아이돌 그룹이 소속사의 철저한 기획하에 데뷔한 것과는 달리, BTS는 데뷔 전부터 멤버들이 팀의 음악색을 고민하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었다. 이들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는 자연스럽게 10대, 20대의 현실적 고민이나 감정 그리고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 등 동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채워졌다. 그렇게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팬들과 교감하며 성장한 BTS는 점차 성숙해가며 포용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던 10대 소년이 고통을 이겨내고 성장해 글로벌 스타로서 막중한 책무를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은 이들의 음악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아미는 그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BTS의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사실 초창기 해외 아미를 탄생시킨 비결로 자주 언급되는 적극적 SNS 활용은 전략적인 해외 진출 수단보다는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자할 수 없었던 중소 기획사의 돌파구에 가까웠다. 물론 결과적으로 멤버들의 일상과 연습 과정, 의견 등을 공유한 기록은 BTS가 초창기부터 해외 팬들과 진정성 있는 유대 관계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미는 그 유대감을 바탕으로 BTS의 성공을 누구보다 열렬히 응원했고, 나아가 그들의 음악에 담긴 메시지와 가치를 세상에 구현하기 위해 앞장섰다. BTS와 아미는 단순한 가수와 팬을 넘어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는 공동체가 된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룹이라는 정체성 또한 음악에서 그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멤버들이 직접 프로듀스에 관여하기 때문에 BTS의 음악은 자연히 한국적 감성을 지니며, 때로는 일부러 한국적인 요소를 강조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BTS가 가사에 언급하는 내용, 음악에 사용한 악기 하나하나가 한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가사를 알고 싶어서 한국어 공부를 했다는 해외 팬도 적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BTS와 한국, 서울을 연결하는 행위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즉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이 ‘BTS의 나라’가 된 데는 무엇보다 이들의 음악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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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물들인 보랏빛 물결의 출발점은 음악이다.
그리고 BTS의 음악적 성취를 설명할 때는
자연스럽게 온갖 기록의 열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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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주현욱
Words 최용환
Photography 표기식

2023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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